지난 해 OUYA가 킥 스타터 펀딩을 받을 때 OUYA의 산업적 가능성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OUYA가 개방형이라는 것이다. 비디오 콘솔 산업은 상당히 폐쇄적이기 때문에 제아무리 돈이 많은 기업도 쉽게 뚫기 어려운 시장이고, 각종 라이센스와 고가 SDK 등으로 잠재력 있는 개발사와 개발자의 접근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비싼 대가를 치러야만 안에서 꽉 걸어 잠근 문을 열어주는 시장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OUYA는 이러한 폐쇄적 시장을 뚫기 위해 이들과 다른 방법을 골랐다. 개방형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이용함으로써 잠재력은 있지만 비싼 진입 비용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게임 개발자와 중소 개발사들을 위한 길을 열어준다는 점이다. 이미 안드로이드를 통해서 모바일 게임을 개발했던 경험을 가진 개발사들은 모바일과 더불어 거실까지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하드웨어의 확산을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OUYA를 싼 값에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데, 지금 OUYA는 99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속한 99달러 판매가는 지켜지지 않았지만, 이러한 가능성을 안고 출시된 OUYA 이후에 안드로이드 콘솔 게임기에 대한 다른 정보도 솔솔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구글이 차기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이 시장에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종종 들리고 있는데, 이용자 관점에서 관심있게 지켜볼 이유가 있다.
모바일 게임의 경험을 그대로 확장
일단 OUYA나 몇몇 안드로이드 게임 콘솔의 문제는 기존 안드로이드 모바일 게임의 경험을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유통하는 장터 자체가 따로 구축되어 있고 이는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이용할 수 없다. 때문에 구글 플레이를 통해서 즐기던 게임의 경험을 TV나 다른 대형 화면으로 곧바로 전환할 수 없는 별도의 생태계로 봐야 한다. 하지만 구글의 참여는 조금 다른 이야기다. 구글 플레이의 게임을 중심으로 하는 장치가 나오면 모바일 게임의 경험을 그대로 대형 화면으로 옮길 수 있게 되므로 두 환경이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다.
게임 구매 비용 부담 감소
이용자 입장에서 콘솔 게임기보다 모바일 장치를 통한 모바일 게임에 더 접근이 쉬운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항상 장치를 휴대함으로써 게임에 접근할 시간과 기회가 콘솔 게임기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더불어 게임을 구하는 경로가 다양하고 장치에 설치하는 과정이 짧은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무엇보다 게임을 구매하는 가격과 하나만 구해도 여러 장치에서 쓸 수 있는 환경이 매력적이다. 실제 같은 제목을 가진 콘솔 게임과 모바일 게임의 판매가의 차이가 몇만원에 이르기 때문에 이용자 입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콘솔 게임기로 즐길 때의 비용 부담을 대폭 낮출 수 있다.
수익에 악영향? 기회가 더 많을 수도…
모바일 게임에 적용되는 구글 플레이의 정책이 콘솔로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개발사들에게는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걱정할 만하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다. 안드로이드 콘솔 시장이 별도 생태계로 조정된다면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나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모바일 게임을 콘솔로 가져온 이후에 생각해야 할 몇 가지 사업 방향이 있다. 먼저 모바일 게임은 장치 특성상 1인용으로 만들어지는데, 콘솔 게임 환경에서는 2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모바일 게임 구매자가 콘솔에서 즐길 경우 1인 플레이는 기존 환경 그대로 즐기지만, 두 사람이 즐기려 할 때 2인 플레이 모드를 옵션 형태로 판매하는 것이다. 온라인 게임의 멀티 플레이어 모드도 마찬 가지. 콘솔 환경에 맞는 몇 가지 인앱 결제 모델을 새로 만들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포츠나 대전, 액션 같은 몇몇 장르 게임에는 새로운 수익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구글판 콘솔 게임기가 나온다는 가정 아래서 예상해 본 것이지만, 반길 수 없는 부정적인 의견보다 한번쯤 달리 고민해볼 필요가 더 큰 쪽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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