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키보드로 플레이스테이션3 컨트롤하기

지난 IFA에서 노트북을 플레이스테이션 3(이하 PS3)에 연결해 XMB를 비롯한 몇몇 응용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다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블루투스를 이용해 노트북과 PS3를 연결하는 것으로, 이를 이용하면 굳이 블루투스 키보드를 따로 사지 않아도 PS3에서 문자를 편하게 입력할 수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키보드로 다룰 수 있는 PS3의 기능은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닙니다. XMB(cross media bar)의 여러 메뉴를 다루다가 문자를 입력해야 할 때나 웹브라우저와 검색, 친구와 문자 채팅, 플레이스테이션 홈의 대화, 동영상 제어, 아날로그 스틱이 아닌 D패드로 다룰 수 있는 게임 메뉴 정도만 제어됩니다. 그리 쓰임새는 많지 않아 보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없으면 이렇게 생긴 블루투스 키보드를 사야하는 데 가격이 만만치 않지요.

노트북에서 PS3를 다루는 일은 그리 어렵진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하나만 깔면 되거든요. 문제는 그 소프트웨어를 쉽게 찾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IFA에서 설명을 들었을 때는 우리나라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배포할지 잘 모르겠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더군요. 하지만 굳이 국내에서 이 소프트웨어 배포를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외국에 있는 소프트웨어를 깔아서 써도 상관은 없으니까요.

이 소프트웨어는 http://www.sony.com.au/support/download/395216 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소니 오스트레일리아 사이트인데, 이 소프트웨어도 별다른 문제 없이 작동합니다. 일단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한 뒤 블루투스가 있는 노트북에 설치합니다.

블루투스 연결전 안내메뉴가 나오면 노트북의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 한 다음 PS3를 켭니다. 그런 다음 PS3의 설정-주변장치 설정-블루투스 장치 설정으로 들어간 뒤 노트북의 설치 프로그램에 있는 next 버튼을 누르세요. 이제 PS3의 설정-주변장치 설정-블루투스 장치 설정의 새 기기 등록 버튼을 누르세요. 잠기 기다리면 등록할 블루투스 기기를 선택하라는 메시지가 뜰 겁니다. 목록에 뜬 장치를 선택한 뒤 화면에 뜬 6자리 숫자를 노트북에 입력하면 서로 연결됩니다. 이제 장치 설정이 끝났으므로 키보드를 조작하면 되는데, 이때 PS3에 연결된 노트북은 다른 기능을 쓸 수 없습니다. 연결을 해제하려면 ctrl+alt+백스페이스를 누르면 되고, 언제든지 프로그램을 실행해 다시 연결할 수도 있습니다. 노트북에 포인팅 스틱이나 터치 패드가 있으면 그것으로 화면에 나타나는 커서를 다룰 수 있습니다. 아래 동영상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네요.

키보드를 이용하더라도 일반 메뉴를 다룰 때는 패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편하진 않습니다. 다만 글자를 입력해야 할 때의 속도가 다를 뿐이죠. 예를 들어 웹브라우저에서 주소를 입력하거나 검색 메뉴에서 검색어를 입력하거나, 친구에게 쪽지를 보내거나 채팅할 때입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에요. 플레이스테이션 홈을 빼고 PS3에서 키보드를 쓸 이유를 만드는 강력한 응용 프로그램이나 메뉴가 거의 없기 때문이죠.

그런데 이것을 소개하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PS3는 괜찮은 하드웨어지만, 게임 외에 이 하드웨어를 활용하는 응용 프로그램은 너무 적습니다. 큰 화면에 연결해 놓고 쓰는 게임기이나 멀티미디어 장치에 맞게 설계한 덕분에 복잡하지도 않죠. 따지고 보면 키보드가 필요없지만, 상대적으로 이러한 장치에서 플레이스테이션 홈처럼 문자 입력이 많은 서비스를 접목한다면 노트북을 키보드로 쓰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쓸모 있기 때문입니다. PS3에 그런 기능을 넣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홈이 있는데다 그런 목적으로 만든 장치가 아니기 때문에 소니가 크게 신경쓰지 않습니다. 아마 이처럼 꼭 필요한 일이 아니면 키보드를 요구하지 않는 장치가 많아질 텐데, 그래도 가끔 키보드가 필요한 일이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