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한민국 무선 인터넷을 무장해제 시키려는가?

어제 킬그로그님의 에 있던 서울경제 뉴스를 읽었습니다.


‘일반인 사설 무선인터넷 접속 제한’
http://economy.hankooki.com/lpage/industry/200910/e2009101918271270260.htm


이 뉴스를 읽으니 킬크로그님 말마따나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는 발상인 것에는 동의하는 데 시각과 해석은 좀 다릅니다. 킬크로그님은 무선 랜 공유 금지에 대한 여론 몰이로 결론을 모았지만, 저는 통신사의 수익 보전을 위해서 너무나 황당한 논리를 내세운 게 아닌가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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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선보인 'Qook&Show' 휴대폰들
최근 KT는 스마트폰 하나로 인터넷 집전화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유무선 통합(FMC) 서비스인 ‘Qook&Show’를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서비스는 무선 랜이 없는 곳에서는 휴대 전화망으로 통화하고 무선 랜이 있는 곳에서는 인터넷 전화로 쓸 수 있는 듀얼 모드 서비스로, 이미 옴니아 팝에 적용되었고 앞으로 KT가 내놓을 윈도 모바일 스마트폰에는 대부분 이 기능이 실릴 예정입니다. 이 서비스를 발표하면서 KT가 큰 일을 한 마냥 뉴스를 내보낸 것은 두말할 것도 없지요.


그런데 어제 이 뉴스를 읽고 나니 기가 차더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보안을 설정한 무선 랜 환경에서는 FMC 서비스를 쓰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상에나. 보안을 외쳐도 시원찮을 판에 보안 설정한 무선 랜 환경에서 이 서비스를 못하게 막는 것을 정부와 기업이 협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무슨 황당한 발상인가요?


이러한 망측한 발상이 나온 배경은 다름 아닌 기업 시장이겠지요. 여전히 유선 전화 사용량이 많은 기업들이 사내 무선 망을 통해 인터넷 전화를 쓰게 할 경우 가장 크게 타격 받을 곳은 다름아닌 KT입니다. 대세에 밀려 인터넷 전화도 마지못해 시작했던 KT가 마지막 보루인 기업용 시장에서 밀리면 이제 일반 전화 시대는 종말을 맞을지도 모릅니다. 비싼 일반 전화망 대신 인터넷 망을 통한 통화가 늘어나면 KT가 깔아놓은 전화망은 사실상 무력화되고 수익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합병 이전인 지난 해 3분기의 전화 매출은 지속적으로 역성장을 보이고 있지만, 그래도 9천7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KT의 가장 높은 수익원이었습니다. 이제는 추가 설비도 거의 하지 않는 상황이라 매출 중 대부분이 순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마디로 가만 있어도 돈을 낳는 황금 거위인 셈입니다. 이를 KT가 쉽게 버리고 싶지는 않겠지요.


그리하여 방통위와 KT가 짜고 고스톱을 치기 위해 표면적으로 내세운 게 기업의 무선 랜 보안입니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무선인터넷에 보안을 설정하거나 별도의 인증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이 와이파이 모듈을 탑재한 휴대폰이나 PC를 가지고 있어도 접속할 수 없다’고 이유를 들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엄연히 스마트폰은 무선 랜 보안이 된 AP에 접속할 수 있는 보안 모듈을 싣고 있습니다. 인증서도 담을 수 있고요. 극히 일부 엄격한 인증을 하는 곳을 제외하면 거의 문제가 없습니다. 보안 때문에 쓸 수 없다는 것도 변명일 뿐, 결국 이유는 다른 데 있는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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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C를 적용해 출시될 KT의 스마트폰
문제는 방통위와 KT가 작정하고 무선 랜 보안이 된 환경에서 FMC 서비스를 못쓰게 만들면 그 피해를 집에 보안 설정한 개인 이용자들이 봐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KT의 스마트폰을 사서 밖에서는 휴대전화, 집에서는 인터넷 전화를 쓰려 한다면 무선 랜 공유기의 보안을 풀어놔야 합니다. 누군가 침입할 수 있는 방어장치를 무장 해제시키라는 소리나 다름 없는 이야기지요. 이것은 대문을 잠그지 말고 자기 집에서 지내라는 말과 뭐가 다른 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KT가 좀 신나는 행보를 보이는가 싶었는데, 이같은 쩨쩨한 방법이나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래서야 유무선 통합이 제대로 될까요? 보안 해제된 무선 인터넷은 안전할까요? 목전의 수익 ‘때문에’ 대한민국의 안전은 나몰라라 할 건가요? 무엇이든 잘 되도록 만드는 게 혁신이지, 쓰지 못하도록 막는 것을 혁신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려면 광고 카피를 바꾸거나 광고를 내리는 게 낫지 싶네요. 방통위와 KT, 크게 좀 생각합시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6 Comments

  1. 2009년 10월 20일
    Reply

    흠…그래도 기분좋은 하루 잘 열어 가시기 바랍니다. 칫솔님 ^^*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ㅎㅎ 넵. boramirang님도 기분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 2009년 10월 20일
    Reply

    멋진 글 잘 보고 가용 ^^

    행복하고 건강한 하루되세요 ^^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흐흐.. 넵. 아, 드디어 내일 뵙나요? ^^

  3. 2009년 10월 20일
    Reply

    아래 기사가 사실이라면 너무 속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서울경제 : 일반인 사설 무선인터넷 접속 제한 방통위가 가정과 사무실에서 사용하는 사설 무선 AP, 일반적으로 무선 공유기라고 하는 네트워크 장치 사용에 대한 제한을 논의하고 있는 모양이다. 아니 그런 여론몰이를 하는 것 같다. 아마도 통신사 누군가의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 모양인데 유치하기 그지없는 생각이다. 이유로 든 것이 바로 ‘보안’이다. 이제 우리는 통신사가 남의 가정 무선 공유기 보..

  4. 2009년 10월 20일
    Reply

    올리신 글 잘보고 갑니다.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네덜란드에는 이런 일이 없겠지요? 다른 나라에서는 안 일어나는 일이길~ ^^

  5. 2009년 10월 21일
    Reply

    아.. KT.. 도대체 왜그러는겨?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모르죠 머. ^^

  6. 2009년 10월 21일
    Reply

    그런게 있었군요. KT 앱스토어 행사 때 한 이야기는 결국 헛소리가 되고 말았네요. 그 행사에서 유일하게 내세운 것이 무선인터넷 개방이었던 것 같은데 말이죠. ^^;;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개방을 하기는 하는데, 이래저래 마음은 복잡한가 봅니다. ^^

  7. 2009년 10월 21일
    Reply

    미친거죠 ㅋㅋㅋ

    음.. 예전에 VoIP 폰들은 감청이 안되니 그걸 하도록 해야 한다는 방통위의 멋진 이야기를 주워들은거 같은데.. 그걸위해서 보안을 쓰지 못하도록 강제하려는건 아닐지 의심이 조금되네요.
    아무튼.. 삽과 몽둥이가 최고의 보안이라고 생각하는 정부에서 머가 될런지요 후우…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방통위 이야기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구시대적 발상이나 안했음 좋겠네요. ^^

  8. 2009년 10월 21일
    Reply

    ‘개방’이 맞는 예기죠… 집에서 인터넷 전화 쓰고싶으면 다른사람도 쓸수있게 ‘개방’하라… 라는거와 그쪽에서 외치는’개방’이랑 뉘앙스가 거의 일치 합니다…
    원래 인터넷 전화라고 내놓은것이… ‘집’에서만 쓰길 원했으니까요…
    SK에서 원래 이런점을 구상하려고 했지만 유저들의 반발로 그냥 뚫어논거 뿐이지…
    특정지역에서만 쓰게 하려고 했던 계획은 있었습니다…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공중 무선 랜망에 대한 개방은 저도 찬성입니다만, 개인이 쓰는 무선 랜 망에 대해서는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

  9. -_-
    2009년 10월 21일
    Reply

    저희집은 MAC 인증이라 =ㅅ=;;;;;
    괜찮기는 하겠는데 Egg랑은 못쓰겠군요;;
    =ㅅ=;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아, 에그도 있었군요. 저대로 된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

  10. 2009년 10월 21일
    Reply

    패스워드가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 지적한 부분이 확대 해석 된 것 같기도 하네요.
    KT가 계속 딴지를 거는 부분은 “동일한 패스워드는 개방되어 있는 거랑 마찬가지이다” 라고 하는 것인데, 그건 수정 될 것이구요.(개별 암호화로)
    아마도 기업 내에서는 이미 맥넘버 등록이라던지, 외부 WiFi 기기가 망에 접속이 불가하게 해 놓은 곳이 대부분(대기업 위주)인데, 중소기업 이하 업체들에게 기업용 FMC를 가입 시켜야 하는데, 홈FMC에 가입해서 쓴다면(1~20명 수준..?) 기업용FMC활성화가 어려울 듯 해서 그런 것 같네요.
    그런데, 중소기업도 IT담당자만 똘똘하면, 큰 돈 안들이고, 무선 보안 쪽에 신경 쓰면 될 듯 한데, 이렇게 오해를 살 만한 기사를 내 놓는지…
    참, 그리고, 집에서 쓰는 유무선 공유기에 암호 걸어놓고 쓰는 것은 가능 합니다…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사실 기업용 무선 망은 관리자가 엄격히 관리하는 게 맞는 것이겠죠. 외부 기기 접속을 차단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기업용으로 정상적으로 등록해서 쓰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무선 장치의 사용까지 막을 필요는 없을 거에요. 그런데 이 경우는 아예 작동을 금지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이야기가 나온 터라 논란이 될 수밖에 없어 보이네요. 저도 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기를 바랄 뿐입니다. ^^

  11. 한경 오보
    2009년 10월 21일
    Reply

    이 한국경제 기사 오보라고 하네요.
    KT 와이브로쪽에 문의했더니 당연히 FMC에서도 암호 넣고 보안설정된 무선랜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왜 이런 기사가 나갔는지…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아.. URL 때문에 한경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이네요. 한경은 다른 매체입니다. ^^

  12. 1. 왜 무선랜 보안이 문제인가 ?무선랜 보안법인가 뭔가가 생기는 모양입니다. 이 법이 정말 이동통신사의 압력이 작용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으나 기술적으로는 무선랜이 취약한것은 사실입니다.참고 : [집중기획-무선랜+보안①] 취약성 무방비 노출, 무선랜 보안실태 ‘심각’ 법의 근거로 든 DDOS문제도 신문의 이야기도 꼭 틀린것은 아닙니다. DDOS의 클라이언

  13. 1. 범용화 되기 시작한 Wireless AP
    public wifi의 가능성을 지닌 가정용 무선AP 라고 말하면 컴퓨터로 웹서핑 정도만 하시는 분들은 이게 무슨 이야기인가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사실 그분들 중에도 많은 분들도 바로 AP를 사용하고 계십니다.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의 틀에서 벗어나는 번호이동제가 실시되면서 (사실 060탓이지 070은

  14. 2009년 10월 21일
    Reply

    SKT는 결국 FMS로 밀어붙히면서, FMC를 비방하고 있더군요. 거 참.. 보안이 이슈가 되는것 맞지만, 그건 기술자들이 풀어야 할 문제지. 그냥 안된다. 말하는건 참 무책임하다란 생각이 드는군요. 과거엔 무선 이동통신 자체가 안됬죠. 그리고 사실 기술적으로 됩니다. 이미 학교와 기업 연구소에서는 그런 연구결과나 발표들이 쏟아지고 있구요.. 뭔 말도안되는 논리인지.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그러게 말입니다. 능력껏 풀어낼 문제를 정책으로 풀어내려 하니 엉뚱한 사람들만 피해를 입는 게 아닌가 싶어요.

  15. 2009년 10월 21일
    Reply

    무선랜 암호 강제화는 벼룩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개인집의 보안은 윈도우 어드민 계정의 암호만 걸어놔도 공유기로 접근하기 힘듭니다.

    결국 통신사(KT가 대표적)는 자신들이 깔아놓은 무선AP(네스팟)의 수익감소를 걱정하는 주제에 자꾸 국민의 보안의식을 법으로 강제화 시키려고 하는거죠…

    외국사람들 그거 몰라서 AP에 암호 안거는거 아니죠.. 오히려 외국은 FON 같은 공공AP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요…

    언제나 안으로 걸어잠그기만 하는 이나라의 기업의식이 정말 짜증납니다.

    ps. 혹시 black_H 란 닉네임을 차단시키셨나요? 어째 그걸로 안되네요

    • 칫솔
      2009년 10월 21일
      Reply

      fon처럼 공유를 근본적으로 하는 것은 저도 반대는 안합니다. 또한 공용 무선 랜이 개방하는 것도 환영하고요. 다만 개인이 무선 랜 보안을 하든 안하든 그것은 그 개인의 의지에 따라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해요. 암호 강제화도 싫지만, 이처럼 암호를 없애야 하는 것도 이해가 힘든 일입니다.
      ps. 아. blac k이 차단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 2009년 10월 21일
      Reply

      넹넹 저도 암호’강제화’ 가 싫은거지 개인의 선택권을 무조건 개방쪽으로 하자는 의견을 가진건 아닙니다^^

      FON이 설치되면 폰으로는 어떤 기기가 들어와도 상관없게끔 하는게 그들의 의지죠^^ 물론 key 를 설정할수는 있습니다.

  16. 2009년 10월 21일
    Reply

    이런…… 그럼 우리집에서는 못쓰겠군요 ㅡ.ㅡ;

  17. FatherBr
    2009년 10월 21일
    Reply

    그래서 외국 회사에 무선인터넷 서비스망 개방을 해야 한다니까요.

  18. 2009년 10월 22일
    Reply

    황당합니다.;
    이래서 독과점은 나쁜거군요.;;;

  19. 네오
    2009년 10월 23일
    Reply

    그보다는 QOOK전용 AP를 통해서만 통화되도록 하지 않을까 하네요.
    제가 이분야는 잘 몰라서 뭐라 말씀 드리기 그렇지만, 집에 QOOK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는데요, 전화용 무선접속회선이 따로 있는듯 해요… 이 부분은 LG도 마찬가지 아닌가요?
    그래서 제공한 AP의 암호를 서비스 제공자가 마음대로 바꿀수 있게 하자는 말도 나오잖아요…

    • 칫솔
      2009년 10월 24일
      Reply

      전화용 무선 접속이 따로 있는 것보다는 우선 접속 망이 쿡 무선 AP여서 바로 잡힐 겁니다. LG역시 암호를 걸어놨지만, 그 암호만 알면 얼마든지 접속할 수 있고요. 암호는 개인이 바꾸는 게 가장 안전한 방법이고, 이것을 바꾼다고 무선 전화를 못쓰거나 하지는 않는 답니다. ^^

  20. 2009년 11월 8일
    Reply

    한국에선 윈도우 모바일 이외에 선택권이 없는 상황. 내손의 작은 컴퓨터로 불릴만큼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무선 데이터 통신 인프라는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되어, 상상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환경은 구축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서비스 환경을 쥐고 있는 통신사가 여전히 변하지 않는 안일함으로 일관하고 있어, 서비스 연계를 통해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된 플랫폼을 꿈꾸는 저에게는 암울한 환경이기도..

  21. 요즘은 컴퓨터 2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집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한대의 pc로는 부족하기 때문이죠. 거기에 스마트폰까지 가지고 있으면 인터넷을 사용하는 기기는 더 많아지는 것이겠지요. 인터넷 종량제를 한다고 했을때에도 한번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또 한번의 소동이 나거나 아니면 통신사에서 저번처럼 조용히 없었던 일로 하겠지요. Home (crappy) made cross cable 1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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