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할 수 있는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쓰는 이들은 많지만, 그 기능에 집중하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대부분은 복사만 잘 되면 그만이거나 그나마 USB 3.0 같은 연결 방식을 찾는 수준에서 가격 비교를 통해 제품을 고르고 있다. 하지만 저장 장치를 찾는 사람들의 요구가 다양화되면서 어느 정도 세분화가 필요한 상황에 오기는 했다. 데이터의 용량이 커지고 한꺼번에 옮겨야 할 데이터의 전송량이 늘어나는 데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생산되는 모바일에 대한 대응 등 외장형 저장 장치를 둘러싼 환경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씨게이트도 이런 변화에 주목하고 단순할 수 있는 외장형 저장 장치의 변화를 담은 두 가지 백업 플러스 제품을 어제 강남역 갤러리 아르체에서 발표했다. 용량을 늘리고 휴대성을 강화한 백업 플러스 슬림과 가장 빠른 전송 속도를 가진 백업 플러스 패스트 제품은 이동하기 쉽고 더 빠르며, 모바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버몬트 호 씨게이트 수석 제품 마케팅 매니저는 어제 기자 간담회에서 씨게이트 백업 플러스 슬림은 용량을 2TB로 늘려 용량대비 크기면에서 가장 얇은 외장형 저장 장치이며, 씨게이트 백업 플러스 패스트는 초당 최대 220MB를 전송할 수 있어 가장 빠르다고 소개했다. 특히 백업 플러스 패스트는 외부 전원 없이 썬더볼트 대신 USB 3.0을 이용하면서도 레이드 0 형식으로 두 개의 하드디스크를 묶어 실제 저장속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린 것이 눈에 띈다.
하지만 씨게이트는 그저 얇고 빠른 USB 외장 저장 장치의 개념에만 머무르지 않고 백업 개념도 그대로 살리고 모바일 백업까지 확장했다. 사실 씨게이트 장치의 특징은 이용자가 갖고 있는 데이터를 이러한 외부 저장 장치에 담는 복사해 넣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규칙에 따라 옮겨 담는 백업 기능인데, 백업 플러스 슬림과 백업 플러스 패스트는 PC 백업과 더불어 모바일 백업 소프트웨어를 보강해 자동 백업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씨게이트는 10명 중 3명이 스마트폰을 도난당하거나 분실한 경험이 있는 반면 각 장치의 데이터를 백업하는 확률이 30%으로 낮은 점을 감안해 좀더 손쉽게 모바일 장치의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했다. 모바일 장치에 씨게이트 모바일 앱을 설치하면 장치에 있는 이미지, 단문 메시지, 음악, 동영상, 연락처, 통화 기록까지 씨게이트 백업 플러스 슬림과 패스트에 백업할 수 있으며, 다른 스마트폰에 복원할 수 있다. 또한 일정한 간격으로 모바일 장치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백업하도록 일정을 미리 지정할 수도 있다. 단, 안드로이드는 위에 제시된 6가지 형식의 데이터를 백업할 수 있는 반면, 아이폰은 사진과 동영상만 백업된다.
어제 공개된 백업 플러스 슬림과 백업 플러스 패스트의 가격은 슬림 2TB 21만 9천 원, 패스트 4TB 39만 9천 원으로 결코 만만치 않다. 씨게이트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발표회를 조금 색다르게 진행했다. 백업 플러스 슬림과 패스트의 주요 고객군이 될 사진가와 영상 전문가의 대담을 통해 데이터 백업의 필요성과 빠른 속도로 얻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 것. 결국 씨게이트는 이들의 대담을 통해서 일반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외부 저장 장치라기보다 대용량 데이터의 보존에 더 신경쓰는 전문직 종사자들을 겨냥한 제품이며 그만한 값어치의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을 끝으로 기자 간담회를 마쳤다.
덧붙임 #
모바일 장치의 백업을 하려면 씨게이트 백업 플러스 제품이 같은 네트워크, 일반적으로 같은 공유기를 쓰는 환경에서만 가능하다. 3G나 LTE를 통한 원격 백업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여전히 불가능하다. 지난 해에 출시했던 씨게이트 센트럴은 원격 접속을 할 수 있지만, 이번 모바일 백업을 이용한 원격 백업은 지원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버몬트 호 매니저는 “모바일 백업의 기능이 복잡해지는 것보다 지금은 단순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이해를 구하고 “원격 백업에 대한 기능도 향후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씨게이트의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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