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컴퓨팅 환경, 모니터 하나로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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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환경에 익숙해지면 어디에서나 그 환경을 구축하려고 여러 노력들을 기울이게 됩니다. ‘익숙한 것’을 ‘편한 것’으로 무작정 치환할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자기에게 익숙한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그 안에서 편안함을 찾기 마련이니까요. 이는 어디에서나 똑같은 제품을 써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환경에서 다룰 때와 같은 환경이냐가 중요할 겁니다.

PC 환경을 이루는 수많은 요소가 있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 환경일 겁니다. 이 둘은 ‘성능’이라는 PC를 평가하는 1차적 잣대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습니다. 하지만 PC를 다룰 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지요. 컴퓨터 내부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을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보는 게 불가능한 일이라 치면, 결국 컴퓨터가 해야 할 일을 키보드/마우스로 입력하고 그 결과를 모니터로 보게 되므로 이용자가 PC를 다룰 때 편하다 아니다의 평가를 내리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합니다.(물론 화면에 뜨는데 걸리는 시간으로 성능을 체감하는 것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PC방 같은 사업장이면 몰라도 자기가 쓰고 있는 제품과 똑같은 제품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쓰는 개성과 습관이 모두 다르니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의 구성도 많이 다릅니다. 하지만 환경만큼은 비슷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로 다른 제품을 써도 비슷한 구성을 통해 그 경험이 남다른 것을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어디에서나 유지하려고 하지요. 

때문에 PC를 오래 다루는 곳만큼은 모니터와 키보드/마우스 환경을 통일하고 싶은 게 욕심이고, 실제로 그렇게 쓰는 이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그런 환경을 고집하는 면이 없잖아 있습니다. 집에서 PC를 쓰는 시간은 그리 많지는 않고 거의 대부분 회사에서 업무를 보지만, 집과 회사의 환경이 다르면 너무 큰 불편을 느낍니다. 성능은 참아줄 수 있어도, 작업 환경이 다른 것은 견디기 힘들더군요. 때문에 오늘은 모니터 이야기만 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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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는 멀티 모니터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다.

증권가처럼 특이한 작업장은 3대 이상의 모니터를 연결해서 쓰기도 하고 요즘 그 이상 모니터를 연결할 수 있는 기술도 나와 있지만, 일반적으로 PC에 모니터 두 대 이상 연결해서 쓸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지금 모니터 두 대를 한 PC에 물려 듀얼 모니터를 쓰는 이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마 이런 환경에 완전히 적응한 이들은 큰 모니터 1대보다 2개 모니터를 연결해 쓰는 것을 더 선호하는 당연할 것입니다. 

이는 아무리 화면이 크고 해상도가 높은 모니터라도 한 화면에서 표시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은 제한돼 있는 문제 때문일 것입니다. 화면은 하나인데 운영체제와 프로그램, 각종 데이터가 한대의 모니터가 갖고 있는 공간을 분할해서 쓰게 되는 문제 말입니다. 기본적으로 작업 표시줄이 일정 공간을 차지하고, 수많은 프로그램 아이콘과 데이터가 있는 바탕 화면 위에서 작업해야 합니다. 

하나의 작업만 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하면 불편이 따릅니다. 전체 화면으로 어떤 작업을 하면 바탕 화면에 있는 아이콘과 데이터를 읽기 위해 창을 닫아줘야 하고, 다른 프로그램을 띄운 상태라면 창 전환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또한 작업 표시줄이 차지 않는 공간 만큼 작업 공간도 줄어드는 것은 마찬가지고요. 그만큼 작업을 하는 데 여러 가지로 방해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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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모니터에는 포토샵만 띄워놓고, 작업 표시줄과 그밖의 작업은 오른쪽 모니터에서 한다.

물론 이 환경에 익숙해 있다면 별다른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모니터를 두 대 연결해 쓰면 모니터 한쪽을 온전히 작업 공간으로 할당할 수 있게 됩니다. 바탕 화면의 아이콘과 데이터, 가젯 등을 한쪽으로 몰고 하나의 모니터를 주 작업 공간으로 쓰는 만큼 창을 닫거나 하는 번거로운 조작을 피할 수 있습니다. 작업 표시줄도 다른 모니터로 보내면 작업 공간도 늘어나고요. 실행 뒤 가끔 조작이 필요한 음악 재생 프로그램이나 다운로드 상태 창 등도 창 전환을 하지 않고 곧바로 확인하거나 인터넷 브라우저나 메신저 등을 다른 창에 띄워 놓고 커서만 옮기면서 필요한 때마다 전환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듀얼 모니터를 썼을 때의 경험이 축적되면 그 환경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집이나 사무실의 작업 환경도 바꾸려 할 것이고, 심지어 이동 중에 쓰는 모바일 환경도 바꿀 수밖에 없겠지요. 듀얼 화면을 가진 노트북이 나오는 것도 작은 해상도가 갖는 단점을 극복하고 좀더 쾌적한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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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샤의 듀얼 스크린 넷북.

현실적으로는 2개의 모니터가 합리적이지만, 앞으로는 3개 이상 모니터를 연결해서 즐기는 멀티 모니터 시대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4개 이상도 쓰고 있지만, 가정에서도 게임이나 주식 그 밖의 여러 작업에서 더 큰 즐거움이나 편의성을 즐기기 위해서 멀티 모니터 환경을 구축할 날도 그리 멀지는 않은 듯 합니다. 멀티 모니터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ATI 아이피니티 같은 기술도 이제 여건에 따라서 이러한 다중 모니터를 이용한 활용과 전시는 더 늘어날 듯 합니다.

모니터 하나만으로도 멀티 모니터의 경험을 선사하는 크기와 해상도를 갖는 최근 곡면 모니터도 나왔습니다. 이 곡면 모니터를 몇 대만 연결하면 360도의 원형 화면을 만들어 새로운 경험을 할 수도 있게 되겠지요. 원형 모니터 환경을 구축하고 세컨트라이프 같은 그래픽화 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띄운 뒤 모니터의 가운데에 서 있으면 집안에서 가상의 사이버 세계에 들어간 듯한 착각도 일으킬 수 있을 겁니다.


(곡면 모니터 3대를 연결해 레이싱 게임을 즐기는 모습)

하지만 모니터 한 대가 수백만원을 호가하고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그다지 현실적이지는 않은 듯 합니다. 물론 이러한 모니터가 어느 정도 현실적인 가격으로만 더 얇게 나온다면 이를 이용한 멀티모니터 구축을 마다할리는 없겠죠. 단지 현실은 현실이니까, 우리가 주로 쓰는 작업 환경을 고려하면 2대의 듀얼 모니터 환경이 현재는 알맞을 겁니다. 

누구나 PC를 쓰는 습관과 환경은 다르지만, 더 편한 컴퓨팅 환경을 원하는 것은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성능을 높이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좀더 편한 환경을 구축하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길 권합니다. 넓은 창문 하나만 열고 보는 것보다, 그 옆에 창문 하나를 열어서 보면 더 넓은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으니까요. 요즘 같은 복잡한 세상, 모니터 하나로 되겠습니까?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9 Comments

  1. 2009년 12월 9일
    Reply

    저도 요즘 모니터 하나의 한계를 느끼고 있어서.. 듀얼모니터를 생각하고 있는데… 선뜻 구매하기가 망설여지네요~;;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어.. 듀얼 형태의 모니터를 써본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후회는 없으실 듯 거에요. 일단 지르는 겁니다. ^^;

  2. 2009년 12월 9일
    Reply

    저도 대형 또는 듀얼 모니터 하난 장만했으면 싶군요. ^^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대형 하나보다는 역시 듀얼 쪽이 좀더 편한 듯 합니다. 사진 편집하실 때 도움이 될 거에요. ^^

  3. 2009년 12월 9일
    Reply

    그래서 전 맥을 사용하지만, 맥은 화면을 다분할하는 기능이 기본 제공된까요. 그래도…멀티 다중 작업을 할 땐..그냥 노트북과 데스크탑을 동시에 켜 둔다는…ㅠㅠ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다분할도 나쁘진 않은 데, 역시 물리적인 화면을 넘어서는 것은 한계가 있더라구요~ ^^

  4. 2009년 12월 10일
    Reply

    진짜 저 곡면 모니터 대박이네요~ 오오..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대당 단가가 600~900 까지 나간다네요. ㅜ.ㅜ

  5. 2009년 12월 10일
    Reply

    듀얼은 아무래도 게임할때 좋죠(전체화면은 안좋지만 ㅠ.ㅠ)
    전체화면 게임은 싱글이나 트리플로 가야 좋을꺼 같아요 안그러면 중간에 짤려서 말이죠 ^^;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맞아요. 게임을 위해서는 3대쯤은 있어 줘야죠. ^^

  6. 2009년 12월 10일
    Reply

    요즘같이 복잡한 세상 모니터 한대로 안되죠.. ㅡㅡ;
    빨리 돌돌말리는 모니터가 나와서 모바일 듀얼 스크린을 썼으면 하네요..ㅋㅋ
    제안서, 포스팅, 사진편집, SNS… 15인치 비즈니스북으로는 벅차네요..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언젠가는 그냥 내가 보는 벽이 모니터가 되는 날도 있지 않을까? ^^;

  7. 2009년 12월 10일
    Reply

    확실히 2 모니터가 편리하긴 하죠.
    저희 회사도 설계 사람들운 두개씩 쓰더군요^^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아마 그 분들은 어딜 가더라도 듀얼을 쓰려고 고집하실 거에요
      ~ ^^

  8. 2009년 12월 10일
    Reply

    듀얼모니터의 편리함에 빠지기 시작하면 진짜 헤어 나올수가 없죠.
    2개쓰면 이상하게 보던사람들도, 나중에는 다들 두개씩 쓰고있습죠 ㅎㅎㅎㅎ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저도 집에서 듀얼 쓰다 보니 나중에 회사에도 듀얼 환경을 갖출 수밖에 없었어요. 역시 습관은 무섭습니다~ ^^

  9. 2009년 12월 10일
    Reply

    드포프와 니드포스피드네요 -0- (완전 부럽;;)
    모니터 하나를 가지고 Deskspace 같은 프로그램으로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했지만.. 성에 차지 않더군요..
    그래서 지금은 듀얼모니터 PC와 노트북을 Input Director로 연결해서 쓰고 있습니다.
    하나의 컴퓨터에 모니터를 세개 물리는 것 보다 여러모로 편리하네요..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다양하게 활용하시네요. 놀랍습니다. ^^

  10. 2009년 12월 10일
    Reply

    저도 듀얼모니터 가지고 싶어요…
    폼 날 것 같아요 ^^;;;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헛.. 그러고보니 대부분의 치과는 싱글 모니터군요. 이 기회에 듀얼로 한 번 꾸며보심이.. ^^

  11. 2009년 12월 10일
    Reply

    하는게 하는거인지라… 1개로는 부족하네요 ㅎㅎ 그나마 리눅스라서 작업공간을 이리저리 옮기며 하고있지만 듀얼모니터때와는 차원이 다르지요 ㅇ<-< 이사오면서 무거운 CRT 모니터를 버려서 저의 듀얼모니터세상은 끝나고 말았습니다 ㅠㅠ...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오.. CRT 듀얼이라.. 저도 한때 그랬던 적이 있었지요. ^^

  12. 2009년 12월 10일
    Reply

    ㅎㅎ 백번 말해도 안 써본 사람들은 모릅니다….
    써봐야 좋은걸 알죠….ㅎㅎ 저도 회사 집 모두 듀얼모니터를 씁니다…ㅎㅎ
    회사는 동일모델로 듀얼….집은 24인치 와이드와 피벗기능으로 90도 돌려 놓은 19인치…ㅎㅎ
    24인치는 게임과 동영상용이고 19인치는 넷서핑용입니다….길게 볼 수 있으니까 좋죠….ㅎㅎ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저와 비슷하시네요. 저도 메인은 24, 서브는 19입니다. ^^

  13. 갈말사람
    2009년 12월 10일
    Reply

    잘보고 갑니다.
    유익한 정보
    감사합니다..

    • 칫솔
      2009년 12월 10일
      Reply

      고맙습니다. ^^

  14. 캐딜락
    2009년 12월 11일
    Reply

    집에 돌아댕기는 모니터 하나 더연결해서 쓰고있는데.. 신제품과 차이가 심각해서 해상도를 못따라오네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맨 첫번째 사진은 DIRT 2 게임 같네요 ^^)

    • 칫솔
      2009년 12월 13일
      Reply

      선수시네요. 이미지 한장만 보고도 맞추시니.. 역시 대단하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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