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8의 발표일은 10월 26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마치 어제 하룻 동안 윈도8을 발표한 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내야 했다. 공식 발표는 거의 두달이 남은 상황이지만, 삼성과 소니, HP, 에이수스가 어제 윈도8 제품들을 일제히 공개했기 때문이다.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되고 있는 IFA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는 물론 이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도 웹사이트를 열고 홍보를 시작했다.
어제 공개된 윈도8 PC와 태블릿은 하드웨어로 구분하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태블릿과 터치스크린 노트북이다. 하지만 운영체제를 세분화하면 하드웨어는 프로세서에 따라 4가지로 나뉜다. 인텔 아톰 태블릿, 인텔 코어 프로세서 태블릿, 인텔 코어 프로세서(x86) 노트북, ARM 기반 윈도 RT다. 이것은 어제 공개된 제품들만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윈도8 | 아톰 태블릿
윈도8 운영체제를 쓰는 아톰 태블릿은 삼성과 HP, 에이수스가 공개했다. 삼성의 아티브 스마트PC(ATIV Smart PC), HP 엔비 X2(envy X2), 에이수스 비보 탭(VIVO Tab) 등이다. 이 제품들은 모두 인텔이 다음 달에 IDF에서 공식 발표할 차세대 아톰 ‘클로버트레일’을 쓰고 있다. 동일한 프로세서를 쓰고 화면 해상도는 같은 대신 화면 크기는 아티브 스마트PC만 10.1인, 엔비 X2와 비보 탭이 11.6인치를 채택했다. 세 제품 모두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며, 키보드 독도 동일하게 갖추고 있다. 일반적인 PC 응용 프로그램도 모두 돌릴 수 있으며 펜이 없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아티브 스마트 PC는 와콤 기술을 응용한 S펜이 적용되어 있다.
윈도8 프로 | 코어 i5 태블릿
어제 공개된 여러 태블릿 중 아티브 스마트 PC 프로만 코어 i5를 채택했다. 11.6인치 풀HD(1920×1080) LCD 터치스크린을 썼고 S펜 기능은 포함되어 있다. 아티브 스마트 PC와 마찬가지로 자석식 도크 키보드가 있어 언제든지 PC 처럼 쓸 수도 있다. 운영체제는 윈도8 프로다.
윈도8 프로 | 코어 i5/i7 노트북
코어 i5/i7 노트북은 소니와 HP가 공개했다. 아마 삼성은 컴퓨텍스에 전시했던 제품을 IFA에서 또 전시할 것으로 보이는 데 이번에 공식 발표 자료를 내지 않았으므로 이 글에서는 일단 제외한다. 소니는 11.6인치 바이오 듀오를 공개했다. 풀HD 해상도의 울트라북이지만, 일반적으로 덮개를 여닫는 노트북이 아니라 화면을 뒤로 밀면 아래쪽에 키보드가 나타나는 슬라이딩 방식으로 만들었다. 화면을 덮으면 태블릿처럼 쓸 수 있는 어반맥스 디자인의 제품이다. HP는 기존 제품에 터치스크린을 적용하고 윈도8에 최적화했다. 스펙터XT 터치스마트 울트라북은 스펙터XT의 13.3인치 화면을 풀HD 해상도를 가진 15.6인치 터치스크린으로 바꿨다. 엔비 터치스마트 울트라북 4는 엔비4와 같은 14인치 화면 크기에 윈도8 환경에 맞춰 기능을 보강한 노트북이다.
윈도RT | ARM 태블릿
마이크소프트의 서피스 이후 윈도 RT 태블릿이 공개된 것은 어제가 거의 처음이었다. MS가 윈도RT에 대한 하드웨어 제조 라이센스를 부여한 곳은 삼성과 델, 에이수스, 레노버 뿐인데, 어제 삼성이 아티브 탭과 에수스 비보 RT 두 가지가 공개되었다. 아티브 탭은 퀄컴 스냅드래곤 듀얼 코어 AP, 비보 RT는 엔비디아 테그라3 쿼드코어 AP를 탑재했다. 화면 크기는 모두 10.1인치, 해상도는 1136×768로 똑같다. 아티브 탭은 다른 아티브 시리즈와 다르게 자석 착탈식 키보드가 없고 비보 RT는 키보드를 붙일 수 있다. 윈도 RT를 올린 때문에 홈/학생용 오피스를 무료로 쓸 수 있다.
지금 소개한 대로 윈도8은 데스크탑을 제외하고 모바일 부문은 그 구성에 따라서 4종류나 된다. 윈도8과 윈도8 프로, 윈도RT로 윈도 버전을 정리했음에도, 각 윈도가 적용될 수 있는 환경에 따라서 하드웨어의 제원이나 소비자 판매가 등에서 구별되는 제품으로 나뉘는 것이다. 데스크탑과 노트북(또는 넷북)으로 윈도의 쓰임새가 명확하게 갈린 것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더 세분화된 셈인데, 한편으로는 더 복잡해진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윈도8을 채택한 상용 하드웨어를 공개한 것은 결국 복잡잡할 수 있는 제품군에 대한 사전 학습의 의미가 적지 않다. 윈도8이 실제 작동하는 다양한 하드웨어를 선보임으로써 기존의 PC와 다른 점을 미리 이용자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 지적한 대로 윈도8이 종전 PC의 이용 경험을 바꿀 수 있는 더 다양한 형태의 하드웨어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적합한 하드웨어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줄 수 있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윈도8의 기대감이 높아질 수록 지금 PC를 사지 않고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나마 불과 2달 밖에 남지 않은 터라 대기 수요 증가에도 업체들이 입을 타격이 크지 않을 거라는 계산이 섰기에 지금 시점에서 과감히 공개를 결정한 것은 그 시기를 잘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그런데 지금 공개된 윈도8 PC는 아무리 빨라도 윈도8이 공식 발표되는 날까지는 판매할 수 없다. 아직 MS가 윈도8을 공식 발표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 PC들은 모두 윈도8을 탑재한 제품은 맞지만, 제조사가 독자적으로 판매에 들어갈 수는 없도록 라이센스 규정에 묶여 있기 때문이다. 이 제품들도 모두 MS와 협의를 끝내고 공개한 것이지, 제조사 마음대로 공개한 것이 아니다. 어찌됐거나 아직 MS는 윈도8을 정식 발표하지 않았고, 그 이전까지 윈도8 PC 판매는 불가능하다. 지금 탐나는 제품이 있더라도 두 달은 더 기다려야 한다.
“데스크탑과 노트북(또는 넷북)으로 윈도의 쓰임새가 명확하게 갈린 것과 비교하면 생각보다 더 세분화된 셈인데, 한편으로는 더 복잡해진 셈이다.” 에 공감합니다.
사실 MS가 복잡하게 만든 게 이것 뿐이 아닌지라… ^^
기대되는 제품들도 꽤 많습니다.. 흠..
저도 기대하는 중입니다. 노트북과 태블릿 겸용 제품을 기다리는 중이지요~ ^^
아이콘이 저렇게 변하니까 느낌이 좀 이상하네요. 아직은 윈도우XP스타일로 나가야할듯
이용자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하드웨어에 따라 쓰기 편한 환경이 있는 만큼 선택적으로 쓸 수 있는 게 더 좋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