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PC 제품 발표는 여름 휴가 이전에 끝나거나 그 이후에 한다. 사실 무더운 여름은 IT 가전이나 야외에서 쓸 수 있는 IT 제품을 제외하고 여름 휴가 등으로 제품 구매율이 매우 떨어지는 비수기이기 때문에 7~8월은 PC 신제품을 보기 힘들다. 가끔 예외적인 상황도 있기는 하지만.
PC 신제품 발표가 최근에 몰린 것도 이러한 패턴을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여기에 한 가지 특수가 더해졌다. 인텔이 아이비 브릿지라는 코드명으로 개발해 온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지난 6월 초 발표함에 따라 PC 업체들도 새로운 플랫폼을 탑재한 노트북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도 각 업체들이 말못할 몇 가지 속사정은 있지만, 어쨌거나 소니와 레노버도 이러한 발표 경향에 맞춰 지난 주 국내에서 노트북 신제품을 공개했다.
소니와 레노버의 울트라북 간략 정리
소니는 이번 여름 시즌용으로 발표한 노트북 바이오 T 시리즈 2 모델과 레노버는 울트라북인 아이디어패드 U310, U410만 각각 지난 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공개했다. 일단 간단하게 두 제품의 특징을 발표 내용대로 요약하면 이렇다.
화면 크기에 따라 11인치와 13인치 2개 모델로 출시되는 소니 바이오T는 현 세대 바이오 시리즈에서 쓰고 있는 헥사 디자인(앞에서 보았을 때 육각형 처럼 보이는 디자인)을 적용했고 은색 한 가지만 쓴다.모델에 따라 인텔 코어 i7-3517U 또는 코어 i5-3317U 프로세서를 넣은 4개 모델로 나뉘고 화면 해상도는 화면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1366×768이다. 음질 왜곡 없이 음량을 증폭하는 엑스라우드와 엑스모어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웹캠, SSD와 5시간 배터리 등은 공통 사항. 몇 가지 독특한 특징은 절전 모드가 아닌 수면 모드에서 원래 화면으로 복원되는 시간이 2초라는 점인데, 이는 울트라북 가이드라인보다 5초 정도 빠른 시간이다. 그만큼 배터리 절약에는 강점을 보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더불어 웹 카메라에 손을 대고 움직이면 음량이나 파워포인트 슬라이드 등을 조절하는 제스처 컨트롤 기능도 적용했다. 제스처 컨트롤은 신기하지만, 연습은 좀 필요하다.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U310과 U410은 각각 13.3, 14인치 화면을 채택한 울트라북으로 젊은 층을 겨냥해 책처럼 테두리 안쪽이 오목하게 들어간 루프 디자인과 덮개에 여러 색깔을 넣은 것이 특징이다. U310과 U410 모두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채택했지만, U310은 내장형 그래픽을, U410은 엔비디아 지포스 610M을 써 다른 그래픽 성능을 가진 제품이다. 또한 전체 SSD 대신 저용량 SSD과 고용량 하드디스크를 동시에 쓰고 있는데 이는 자주 쓰는 프로그램의 실행 속도를 높이거나 수면 모드에 들어간 뒤 7초 이내 복귀되도록 하는 인텔 래피드 스타트 기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SSD만 쓴 제품보다는 가격에서는 좀더 안정감을 가진 게 분명한 장점일 뿐만 아니라 키보드 감과 정확도가 높은 애큐타입 키보드, 회전 동작을 알아채는 인텔리전트 터치패드, 간단하게 백업, 복원하는 레스큐 시스템 등 레노버의 여러 응용 프로그램이 포함되었다. 더불어 절전 모드에서 메일이나 메신저를 수신하는 레노버 스마트 업데이트라는 새 기능도 포함했다.
얇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소니와 레노버의 울트라북은 모두 그 가이드라인을 충족하고 있다. 두께의 기준와 각종 제원을 만족하고 있으므로 울트라북 범주 안에 넣을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이를 발표하면서 똑같은 말을 했다는 점이다. 울트라북이 갖춰야 할 얇은 두께를 구현하고 ‘스타일리시'(Stylish)하다는 것. 아마 다른 PC 업체가 울트라북을 발표할 때도 이러한 이야기는 공통적으로 내세우는 부분일게다. 하지만 유행에 뒤쳐지지 않는 세련된 이미지를 울트라북에서 보여준다는 것인데, 그것이 뒤쳐지지 않는 것일지, 앞서가는 것일지 판가름하기란 힘들다. 그저 소비자의 감성적 선택을 믿고 기다릴 수밖에 없다보니 참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두 울트라북을 보면서 공통적인 문제를 발견했는데, 얇게 만들어야 한다는 울트라북의 진짜 의미를 업체들이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텔이 얇은 울트라북을 추구했던 것은 근본적으로 외형적 혁신을 이끌어내려는 것이지만, 그것의 진짜 배경은 이동성을 강화하자는 취지였다. 여기서 이동성이란 단순히 어디로 옮긴다는 뜻이 아니다. 다른 곳에서 뽐내면서 쓸 수 있도록 쉽게 갖고 다니기 좋은 노트북을 말한다. 얇고 ‘간지’나는 모습과 더불어 가뿐하게 휴대할 수 있어야 하지만, 사실 소니와 레노버의 울트라북은 한 가지를 놓쳤다. 바로 무게다.
13.3인치 소니 바이오 T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U310의 무게는 1.6kg과 1.7kg이다. 모두 2kg 이내여서 다른 곳으로 옮기는 데 무리는 없다. 하지만 직접 들어보면 결코 가볍게 느껴지는 무게가 아니다. 가볍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고 동양인과 서양인의 판단이 다르겠지만, 두께가 얇아 살짝 한손으로 쥘 수 있겠거니 생각하고 들었을 때 의외로 손에 들어가는 힘을 느끼며 놀랄 수도 있는 무게다. 가뿐하게 한 손으로 들고 다닐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울트라북에 접근했던 이들은 세련된 겉모양과 일치하지 않는 무게에서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울트라북은 따로 무게를 정하지 않는다. 때문에 가볍지 않은 이들 노트북을 울트라북이라 부르지 못할 이유는 없다. 다만 울트라북 가이드라인을 관리하는 인텔은 두께를 정해 놓으면 아마도 그만큼 무게가 빠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데, 현실은 그 의도를 빗겨가고 있다. 그러나 인텔의 의도가 뭐든 간에 얇으니까 가벼울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고정 관념에 접근하지 못한 것은 소니와 레노버가 놓친 부분이다. 울트라북은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 그렇지 않은 현실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아니었으면…
덧붙임 #
소니는 바이오 X 수준의 울트라북을 내놓는 게 진짜 혁신 아닐까?
레노버에서 인텔 아이비브릿지를 적용하면서 새롭게 내놓은 울트라북, 아이디어패드(ideapad) U310 입니다. 하루 정도 사용해볼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그 후기를 남겨봅니다. 사용기라고 하긴 좀 그렇고 체험기가 맞겠네요 ^^ 하루 정도만 사용해봤기 때문에 제대로 배터리 실사용시간을 재거나 하진 못한점이 아쉽긴 합니다. 수더분~한 박스에 담겨 온 레노버의 울트라북, U310… 꼭 필요한 것만 알뜰하게 갖춰진 박스 속에는 몇가지 서류와 함께 U31..
VAIO X 폼팩터 기다려봅니다 ㅎㅎ
근데 너무 얇으면 역시 키감에 문제가… 어쨌거나 얇아야 할텐데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