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공식 발표하는 옵티머스G 프로의 제원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앞서 일본에서 공개된 옵티머스G 프로의 제원에서 크게 벌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탓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화면이 아니라 옵티머스G 프로의 모바일 AP가 스냅드래곤 600(Snapdragon 600)이라는 점이다. 스냅드래곤 600은 올초 CES에서 공식 발표된 까닭에 지금 제품이 나오는 것은 시기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퀄컴도 자사 블로그에서 스냅드래곤 600 상용 제품은 2분기에나 출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Snapdragon 800 Series and 600 Processors Unveiled)
LG가 이렇게 일찍 스냅드래곤 600의 첫 상용 제품을 지금 만들어 낼 수 있던 것인지 의문이 들어 결국 이번 주 초부터 사실 확인에 나섰다.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여기에는 몇 가지 예기치 못한 개발 로드맵의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스냅드래곤의 새 브랜드를 CES에서 공개하기에 앞서, 지난 해 말 퀄컴은 LG를 비롯한 여러 제조사에 모델 번호만 있는 새로운 크레잇 300 아키텍처를 가진 모바일 AP 샘플을 공급했다.(News In Brief: Krait 300 Bumps Up Performance) ‘APQ8064 프로’로 알려진 모바일 AP다. 이 AP는 APQ8064T로도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이 모바일 AP는 아키텍처 이름 외에 자세하게 알려지지 않았으며, 스냅드래곤 S4 프로 같은 공식적인 이름도 갖지 않은 AP였다. LG 뿐만 아니라 이 AP를 기반으로 한 제품은 다른 제조사도 준비 중이었다.
그런데 CES가 끝나고 확정된 2013년 퀄컴 로드맵이 변수가 됐다. (Snapdragon (system on chip) –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여기서 그동안 공식 이름이 부여되지 않았던 APQ8064T 또는 APQ8064 프로가 스냅드래곤 600으로 확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APQ8064T는 스냅드래곤 600의 첫 모델로 추측되기는 했지만, 공식적인 로드맵은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이번 옵티머스G 프로의 발표를 앞두고 확실하게 스냅드래곤 600으로 부르도록 입장을 정리한 듯하다. 무엇보다 양산형 샘플이 일찍 완성되고 퀄컴의 지원에 따라 옵티머스G 프로의 AP도 스냅드래곤 600으로 바뀌어 결국 옵티머스G 프로가 스냅드래곤 600을 처음 달고 나오는 첫 스마트폰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처음으로 스냅드래곤 600의 상용 제품이 되는 옵티머스G 프로의 조기 출시는 LG나 퀄컴 모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일단 LG는 퀄컴의 차세대 AP를 채택한 제품을 가장 먼저 출시함으로써 ‘최초’라는 타이틀을 얻음과 동시에 이를 마케팅에 꺼리낌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스냅드래곤 S4 프로를 탑재했다면 지난 해 내놓은 제품보다 더 진보적으로 보이지 못하는 데 따르는 부담도 확실하게 덜어냈다. 성능을 강화된 차세대 AP를 맨 먼저 탑재함으로써 차세대 고성능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발짝 앞서 나가는 이미지를 챙기게 된 것은 물론 다른 제조사들이 같은 AP 또는 경쟁 AP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때까지 짧게 나마 시간을 벌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소득이다. 퀄컴도 옵티머스G 프로를 통해 스냅드래곤 600의 상용 제품을 몇 달 앞당겨 내놓음으로써 차세대 AP 출시를 둘러싼 모호함을 걷어내고 이미 준비된 제품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확실하게 던졌을 뿐만 아니라 삼성, 엔비디아와 싸우고 있는 차세대 AP 시장에서 기선을 제압하는 효과까지 덤으로 챙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번 옵티머스G 프로에 들어간 스냅드래곤 600의 속사정을 확인하면서 최고 성능을 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게 조금 찜찜하다. APQ8064T(APQ8064 프로)는 쿼드코어 크레잇 300(Krait 300) 아키텍처를 쓴다. 쿼드코어 크레잇 아키텍처를 쓴 APQ8064보다 더 나은 신품종 아키텍처라는 소리다. 더 나은 아키텍처와 높은 클럭 메모리 구조를 통해 40%의 성능 향상이 있을 것이라는 게 퀄컴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옵티머스G 프로에 들어간 APQ8064T의 클럭은 1.7GHz로 스냅드래곤 600의 최대 클럭인 1.9GHz보다는 낮아 일단 퀄컴의 주장만큼 최대 성능은 나오지 않을 듯하다. 더불어 스냅드래곤 600을 탑재했더라도 LPDDR2 또는 LPDDR3 메모리 선택에 따라 성능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내부 구성도 눈여겨 봐야 할 부분이다.
조금 찜찜함이 남아 있기는 해도 스냅드래곤 600이 종전 크레잇보다는 더 나은 아키텍처와 처리 성능, 배터리 효율을 갖고 있으므로 전체적인 성능과 작동 효율 면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다. 아키텍처의 차이만으로도 적어도 10~20% 이상의 성능 향상이 있다고 하는데, 실제 체감은 그보다 더 나을 것으로 짐작된다. 아마 확실한 근거는 곧 공개될 옵티머스G 프로가 공개되면 알겠지만, 어쨌거나 그것 만으로 스마트폰의 족보는 다시 그려야 한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유플러스와 성능차 줄이려고 클럭다운? 칩셋이 다르다던데
LG전자에서 공식적으로 부인했습니다
위에 언급된 S600이 사실은 이미 작년에 팬택 베가R3, LG 옵G에 적용된 APQ8064의 칩클럭만 1.5Ghz에서 1.7Ghz로 업된 모델입니다.
그런데 하는 S4라는 모델이고, 하나는 S600이라고 불리는 상황이 되었나보죠~.
마케팅 측면에서 부를수는 있겠지만 클럭업한 CPU를 완전히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니.. 애매합니다.
글에서 언급한 대로 8064와 8064T는 다른 아키텍처의 AP이고, 8064T는 퀄컴이 말한 스냅600의 조건을 충족하는 AP이니 참고 바랍니다.
아직은 퀄컴의 공식 입장은 없는 셈인듯 하네요.
애매하기는 하지만 일단은 뭐 LG의 얘기를 믿어야 하겠죠..
LG 발표를 믿으셔도 됩니다. 그 발표 역시 퀄컴과 협의 없이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저도 확인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