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마컴, 어디로 가나?


최근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는 바람에 때아니게
시그마컴에 관심을 갖게 된 기자가 몇몇 있더군요.


대규모는 이동은 아니지만, 아무튼 기자들과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이 작별 인사를 할 때는 한 번 더 돌아보기 마련이니까요.


물론 시그마컴이 표면적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거나 하는
문제는 아닙니다. 주광현 대표 이사가 주식 전량을 매각했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이에 대한 공시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뜬 소문에 불과한 듯 하고요.
참고로 주 대표이사의 주식은 3.62% 정도입니다.
최대 주주는 (주)트로잔이라는 투자회사인데요. 작년 여름쯤에
설립해 주광현 대표와 관계인들로부터 주식을 인수하면서 11월에
시그마컴의 최대 주주가 됩니다. 시그마컴 발행 주식 16.11%인
200만8천64주를 36억3천만원에 사들였고, 경영권도 확보했습니다.
다만 경영에 바로 참여는 하지 않고 경영진은 유임시켰죠.
또한 해외발매지분을 매입해 신주인수권을 행사하고 장내외 매수로
지분을 18.83%(414만8천여주, 지난 6월 말 기준)까지 늘렸습니다.
그리고 경영참가를 목적으로 한 주식 보유를 신고했습니다.


시그마컴 경영에 참가하겠다고는 했지만 경영진은 그대로였고
사업 목적도 변함이 없었는데, 9월16일 트로잔의 주식 100만주와
경영권을 다른 두 명에게 양도한 뒤 지난9월19일에 사업 목적 일부가
변경되었습니다.



종전
1. 전자집적회로 개발,제조 및 판매업
2. 유선통신기기 개발, 제조 및 판매업
3. 영상게임기 개발, 제조 및 판매업
4. 전자 상거래업
5. 건물 및 기계장치 임대업
6. 전자출판업


추가
1. 각종 음향물 녹음 제작
2. 음반 도매
3. 이벤트 사업(각종 행사의 기획, 연출 등 공연기획)
4. 영상 음반 제조업
5. 오락, 문화 및 운동관련 사업
6. 음반의 제작 및 유통 판매업
7. 기타 공연관련 사업


두 사업 목적을 보면 알겠지만, 새로 더한 사업 목적은 시그마컴의 이전
목적과는 완전히 다른 것입니다. 시그마컴의 주요 사업에는 TV카드와
그래픽카드 제조는 물론 LCD TV 패널 유통도 있었는데, 이런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지금 시그마컴의 상황인데요.
앞으로 어떤 일을 벌이게 될지 제가 말할 수 있는 게 없지만,
대만이나 일본 등에 밀리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PC 부품을
만들어내는 몇 안되는 기업 중에 하나인 시그마컴이 제조와 유통 같은 관련 기술을
쌓는 것이 아니라면 그리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예전에 네트워크 저장 장치를 만들던 G00 네트웍스는 지금 어떨까요?
처음에 작은 벤처기업 제품이 미국 할인마트에 진출했다고 해서
화제도 뿌리고 했는데, 지금 그 높던 지명도를 가진 업체가 지금
어떻게 됐는지 한번 보십시오. 네트워크 장치에서는 대기업에 밀리고
휴대 장치에는 후발 주자들에게 밀리고… 신 기술 연구와 제품 생산에
열을 올려야 하는 시점에서 매니지먼트와 공연 사업에 도전 했는데,
지금은 그 업체가 무슨 제품을 만드는 지 아는 이가 몇이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업계의 소식을 전해야 하는 기자 입장에서
시그마컴이 제2의 그 업체가 아니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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