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i), 아이폰을 돋보이게 하는 숨겨진 미학

전에 Inuit님께서 ‘m, 그 간결함의 미학‘이라는 글을 통해 인터넷 세계의 m모드 예찬론을 펼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열혈 ‘블랙잭’ 모드에 돌입하셨던지라 스마트폰이나 PDA에서 효율적으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m모드에 대해 글을 쓰셨던 게지요. 이번에는 제가 아이폰(또는 아이팟 터치)만을 위한 아이(i) 모드에 대해 소개를 할까 합니다. 사실 완벽한 아이(i)는 아니어서 내심 불안합니다만. ^^

텍스트큐브
화장실에 앉아서 아이폰으로 제 블로그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파이어폭스를 쓰는 분은 다른 탭을 열고 바로 http://www.chitsol.com/i 로 접속해 보시길. IE도 되기는 하는 데 좀 깨집니다. 어떻게 보이나요? 스킨은 하나도 없는 간결한 메뉴만 몇 개 뜰 겁니다. 메뉴를 눌러서 따라가보면 글이 나타나고 아래쪽으로 이동하면 다양한 메뉴가 나타납니다. TNF가 멋진 일을 했네요. ^^

아이 모드는 m모드 https://www.chitsol.com/m 와는 다릅니다. m모드는 메뉴 없이 바로 글을 보여줍니다. 속도는 빠르지만, 즐기는 재미는 없습니다. 효율적이기는 해도 최적화된 느낌이 들지 않는, 날 것 같다고나 할가요? 아이는 위아래 스크롤하거나 좌우로 메뉴를 옮겨갈 때 재미가 쏠쏠합니다. 글을 볼 때의 속도도 m 만큼이나 좋고요. 사진을 가운데 정렬하지 않는 m과 달리 아이에서는 가운데 정렬이라 좀더 보기 좋습니다. 글과 글 집단, 이전 글 모음, 태그, 연결 같은 메뉴를 갖춘 블로그에 있는 대부분의 기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메뉴 애니메이션이 조금 느립니다. 메뉴가 영문화되어 있는 것은 아마도 태터툴즈의 세계화를 위한 것이겠지요? 한글화될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이 아이는 모든 블로그에서 되는 것은 아닙니다. 최신 버전의 텍스트큐브에서만 됩니다. 티스토리도, 텍스트큐브닷컴도 할 수 없는 아이입니다. Draco님 http://draco.pe.kr/i 이나 견습마법사님 http://blog.magicboy.net/i 처럼 설치형 텍스트큐브를 쓰는 분들만 가능합니다. 텍스트큐브를 버릴 수 없는 이유가 하나 생긴 듯 합니다.

올블로그
국내 제1의 메타 블로그인 올블로그도 일찌감치 아이폰 모드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i를 붙이고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아이라고 부르지는 않겠습니다. 아이올블로그(iAllblog)라 표시하니까 아이라고 해도 틀리다 할 수도 없지만.

어쨌든 올블로그도 아이폰에 최적화된 메뉴를 보여줍니다. http://iphone.allblog.net 으로 접속해 보면 텍스트큐브의 아이와 비슷한 메뉴가 뜹니다. 올블로그의 이슈와 글목록, 블로그 검색, 바이오리듬, 도움말까지 주요 메뉴로 단촐하게 꾸며놨더군요. RSS를 전체 공개로 한 이들의 글은 굳이 해당 블로그까지 방문하지 않아도 글을 다 볼 수 있고, RSS를 부분 공개한 블로그는 그 블로그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컬러가 너무 없고 메뉴을 오갈 때 애니메이션이 없어 심심합니다. 메인 메뉴에 ‘올블이’라도 좀 띄워주면 좋을 듯 한데..

그나저나 골빈해커님. http://www.allblog.net/i도 넣어주심 안될까요?

구글
구글은 아이가 있습니다. 재빠르게 아이구글에 아이 모드를 붙였더군요. http://www.google.co.kr/ig/i 입니다. 역시 아이폰, 아이팟터치에 최적화되어 있고요. 날씨, 날짜와 시간, CNN.com 뉴스, 구글 캘린더, 유투브 동영상 등 고를 수 있습니다. 검색은 기본이고요.

메뉴를 누르면 아래로 스크롤리 내려가면서 메뉴가 나옵니다. >> 버튼을 누르면 구글 캘린더와 유투브는 종전 구글 m모드로 넘어가더군요. 구글의 아이는 아이폰에 딱 맞기는 한데, 뭔가가 빠진 듯 하다는… 완전히 최적화된 아이는 아닌 듯한 느낌이 자꾸 드네요.

아직은 m이 필요하다
아이가 있긴 해도 그래도 아직은 m이 필요합니다. 제가 주로 쓰는 한RSS 리더는 아직 아이가 없네요. 구글은 대부분 m으로 움직이는 게 더 많더군요. 앞서 본 캘린더와 유투브 외에도 지메일도 m입니다. 야후도 m이기는 한데 아이폰에 어느 정도 최적화되어 나오더군요. 다만 http://kr.m.yahoo.com으로 접속했음에도 영문 메뉴로 서비스하더라는… 국내 포털도 아직 m 또는 PDA 모드를 위한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m이 아이보다는 좀더 보편적일 듯 싶습니다. 오래 전부터 서비스를 하다보니 어느 정도는 그 존재를 버릴 수는 없게 된 듯. 하지만 m이 간결함으로 승부를 걸었다면 아이는 그 간결함에 약간의 패션과 정제된 경험을 얹었으면 합니다. 이미 텍스트큐브와 아이올블이 어느 정도 해답이 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색다른 경험을 주면서 편하게 쓸 수 있는 아이. 모바일 인터넷에서 기대하는 것은 이런게 아닐까요?

덧붙임 #
아이폰이나 터치만을 위한 아이도 발전되어야 하겠지만, 앞으로 휴대폰에서 즐기는 모바일 인터넷을 위해 더욱 개선된 m이 나와주기를 바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