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 누군가는 업그레이드를, 누군가는 새로 산 USB 속 윈도10을 PC에 설치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이들이 윈도10의 출시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윈도10을 깔면 귀찮아지는 무리들이 있기 마련이니까? 누군지 궁금해하기도 전에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우리나라의 금융, 게임, 전자상거래로 등록된 일부 기업들이다. 심지어 정부조차 윈도 10을 꺼린다.
물론 이들이 윈도10을 무조건 꺼리는 것은 아니다. 그저 인터넷 뱅킹 같은 이들의 서비스를 방해하는 것을 싫어할 뿐이다. 이들이 저항하고 있는 최대의 적은 새 인터넷 브라우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의 기본 브라우저를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로 바꾼 것이다. 엣지는 HTML 표준을 준수하는 가장 빠른 브라우저지만, 그 표준만 지켰다는 이유로 윈도10이 나오기 이전부터 여러 곳으로부터 공공의 적이 되어 버렸다. 액티브X를 버린 게 괘씸했던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윈도10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찾은 것은 체계를 새로 짜거나 진보한 것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우회로를 가르치는 것이다. 한마디로 자기들은 아무 문제 없어 가만 있을 테니 운영체제를 바꾼 이용자에게 해결하라는 것. 때문에 은행들은 윈도10의 공식 발표를 전후해 일제히 윈도10 관련 소식을 은행 홈페이지에 올렸다.
어떤 내용들이 있었을까? 먼저 신한은행에 들어가봤다. 홈페이지에는 윈도10에 대한 아무런 안내도 뜨지 않는다. 하지만 새소식에 들어가면 윈도10의 엣지 브라우저에서 접속할 때 유의사항 안내문이 공지사항으로 올라와 있다. 내용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열라는 것. 이런 안내문만 올린 것은 하나, 우리 은행 등이다.
다음은 국민은행을 들어가봤다. 역시 새소식에 윈도10 인터넷 뱅킹 안내가 올라와 있다. 엣지 브라우저 대신 인터넷 익스플로러 11을 쓰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한술 더떠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쉽게 찾지 못할 이용자를 위해 작업 표시줄에 추가하는 방법도 넣었다. 기업 은행은 이렇게 추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 엣지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의 다른 점을 비교해 보여주면서 IE의 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그런데 윈도10 관련 공지사항을 보러 들어가려는 데도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다른 페이지로 떠미는 곳이 있다. 대표적인 곳이 NH 뱅크. 윈도10 공지사항을 보러 가려는 데도 강제로 보안 설치 화면으로 내몬 뒤 아무 것도 하지 못하게 막는다.
NH 뱅크보다는 세기가 좀 약하지만 KDB산업은행은 윈도10 관련 소식을 읽기 위해 페이지를 하나하나 들어갈 때마다 강제로 보안 프로그램을 전송해 이용자의 저장 공간을 오염시킨다. 그나마 이들은 아직 윈도 8.1에 IE 10까지만 대응하고 있는 탓에 윈도 10의 IE11로 인터넷 뱅킹도 할 수 없다고 못박아놨다.
이처럼 국내 은행들의 웹사이트를 돌아보니 보안을 강화한 새 운영체제와 기본 브라우저에 맞추려는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 윈도10을 깔아 인터넷 뱅킹을 못하는 이용자에 대한 배려보다 그에 따른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듯한 태도는 여전한 것. 윈도10이 아무리 좋은 기능과 성능을 갖고 있어도 마음 편히 쓸 수 있도록 은행들은 절대로 도와주지 않을 듯하다. 물론 이런 문제나 나타나는 곳이 은행 뿐이겠나. 잘못된 습관에 병든 모든 인터넷 서비스에서 볼 수 있는 문제 아니겠나.
덧붙임 #
이 글은 techG에서 옮겨 왔음
아.. 정말 답없네요.. 답답~~ 합니다.
액티브X가 없어져도 EXE로 부활하면 아무 의미 없을텐데 큰일입니다…
해결법은 간단하다. 표준을 지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