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KT 올레 내비(olleh navi)는 경쟁 상대로 삼고 있는 티맵(T map)에 비하면 모자란 면이 많지만 최근 들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마트폰용 내비게이션인 것은 분명합니다. 여전히 기본기는 더 갈고 닦아야 하지만, 티맵의 장점을 조금씩 따라잡고 있는 데다 티맵에는 없는 다양한 기능을 빠르게 반영하면서 자기만의 개성을 점차 강화해 나가고 있지요.
최근에 반영된 기능 중에 눈여겨 볼 것이 ‘어디야? 나여기!’라는 기능입니다. 얼핏 ‘오빠, 나 믿지?’ 같은 뉘앙스를 풍기는 데, 따지고 보면 비슷합니다. 이 기능은 제목에서 풍기는 대로 위치를 공유하는 기능이니까요. 스마트폰에서 위치를 공유하는 것이 새삼스럽지는 않을 수 있지만, 내비게이션 안에서 위치를 공유하는 것은 새삼스럽습니다. 아는 이의 위치를 운전자가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곧바로 상대의 위치로 길 안내를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말을 해 놓으면 한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긴 합니다. 누군가 나의 위치를 무조건 알아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지요. 하지만 그럴 걱정은 안해도 됩니다. ‘어디야? 나여기!’ 기능은 어디까지나 위치를 알려주는 사람이 문자로 그 위치를 전송해야만 운전자의 내비게이션에 표시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위치는 자기가 있는 위치일 수도 있고 다른 위치가 될 수도 있습니다. 꼭 정확한 위치를 표시하는 게 아니라 운전자와 만날 지점을 선택하는 것이라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올레 내비에서 이 기능을 쓰려면 목적지 검색으로 들어가 ‘어디야? 나여기!’를 선택하면 됩니다. 이때 목적지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는데, 운전자가 상대에게 현재 위치를 요청하는 방법과 상대가 알아서 자기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는 것이지요. ‘어디야?’를 누른 뒤 상대의 전화번호를 입력하면 상대의 올레 내비에 문자가 전달됩니다. 이 문자를 받은 상대가 자기가 있는 위치 또는 주소나 주변 위치를 탐색한 뒤 이를 답장으로 보내면 올레 내비에서 이 정보를 받아 현재 있는 위치에서 상대가 있는 위치까지 가야할 길을 보여주는 것이지요. 쓰는 것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는 않고 자기가 있는 위치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어서 ‘오빠, 나 믿지?’와 다르게 좀더 유연하게 쓸 수 있을 듯 보입니다.
그런데 ‘어디야? 나여기!’의 기능이 좋고 그 안에서 주고 받는 메시지의 이용료는 무료라서 좋지만, 사용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 기능은 올레 내비 이용자들만 쓸 수 있기 때문이지요. KT 이용자라면 모두 쓸 수 있다지만 그 중에서도 올레 내비를 설치한 이용자 끼리만 위치 요청을 할 수 있고, 자기 위치를 보내줄 수 있습니다. 결국 올레 내비를 설치하지 않은 이용자는 쓸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이지요. 때문에 이 기능을 쓰려면 올레 내비가 단말기에 사전 탑재되거나 올레 토크, 또는 그 밖의 지도나 문자 앱과 연계해서 위치 정보를 보낼 수 있도록 확대하지 않는 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디야? 나여기!’ 기능은 스마트 단말기에서 실행하는 내비게이션에 딱 맞는 기능이지만, 위치를 알려줄 수 있는 다양한 경로를 확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위치를 보내줄 상대에게 무조건 올레 내비를 깔아서 쓰라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이니까요. 어떻게든 상대가 보내는 위치 정보를 올레 내비로 가져올 수 있는 다양한 연결점을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올레 내비는 이미 많은 숙제가 쌓여 있는데, 또 다른 숙제를 만든 것 같습니다.
덧붙임 #
이쯤에서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이 내비게이션 위치 공유 서비스를 내비게이션 앱을 내놓고 있는 이통사끼리 협의를 통해 모두 채택하면 어떨까 싶더군요. 이러한 기능은 스마트폰 기능을 갖춘 단말기가 아니면 사실상 어려운 데 그나마도 이통사 내비게이션이 서로 호환되지 않으면 반쪽도 안될 수 있기 때문이죠. 문자를 주고 받을 때의 요금은 이통사끼리 협의를 하면 그만일 테니, 이통사들이 좀더 유연한 관점을 갖고 진지하게 협의했으면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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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간 협의 후 모두 사용이 되면 좋겠네요..
그리고 내비 어플 이통사 상관없이 쓸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100% 공감. 이런 건 업체들끼리 의견 모아서 표준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은데.. ^^
일본에 통합 좌표를 사용한 사례가 있었는데, 국내에는 별로 호응을 못받은듯. 예전에 맵피는 숫좌로 좌표번호를 매겼던 사례도 있거든요. 그런 스펙은 국가가 나서서 정해줘야 하는데 어려울것 같습니다.
예. 맵피도 그랬던 적이 있는데, 나홀로 표준이었지요. 어쨌든 이런 건 좋은 방향의 표준이 만드는 게 좋을 것 같은 데 말이죠. ^^
제한적인 사용범위를 더 늘려서 이통사 구분 없이 모두 사용가능하게 하면 더 좋겠네요~
이왕이면 내비 앱도 이통사 상관 없이 쓸 수 있게 과감하게 풀어주고 말이죠. ^^;
어떻게 보면 GPS 좌표를 연락처 정보에 공유를 해서 그걸 통해 검색을 하는 식으로 구현을 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것 같은데 정말 이런 서비스는 통합을 해서 공용으로 만들면 딱이겠네요!
연락처 정보에 공유해버리면 사생활 침해 문제도 있을 수 있거든요. 어디까지나 제한적으로 개인 의사에 따라 정보를 공유하는 게 충돌이 없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