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3D로 볼 수 없었던 답답한 사연

LG 인피니아 풀LED 3DTV를 설치한 것은 3주 전입니다. 월드컵이 한창이었을 때지요.
그런데 월드컵이 끝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3D 방송을 보지 못했습니다.
왜?

 3주 전

오옷! 우리 집 거실에 3D TV를 들어왔답니다.

원래 있던 커다란 프로젝션을 거실 밖으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더랬죠.
가느다란 두께와 얇고 깨끗한 테두리가 멋진 자태를 뽐내는 TV였습니다.

드디어 집에서도 이렇게 화면 밖을 튀어 나오는 듯한
영상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 부푼 마음을 안고 벽에 TV 케이블을 푹 꽂았죠.
HD 공청 시설이 된 아파트라 벽 안테나 단자에 꽂아도 HDTV는 잘 나왔답니다.

안테나를 꽂자마자 서둘러 리모컨을 들고 방송 채널부터 잡았지요.
분명 3D 채널도 함께 잡힐 거라 믿었답니다.

3D, 3D, 3D….


어라? 3D 채널이 없군요.
두번 세번 채널을 다시 잡아봐도 잡히질 않습니다.
ㅎㅎ 안나올 수도 있죠. 아파트 공청 시설로는 안되나 봐요~

 2주 전

오옷! 얼마 전에 주문한 HDTV 수신 안테나가 왔네요.
HDTV 수신 안테나로도 3D 채널을 잡을 수 있다고 해서 주문했어요.

거실 밖 난간에 설치한 뒤,
안테나 선을 TV에도 연결했답니다.

자, 이번에는 채널이 잡히겠죠?

3D, 3D, 3D….


 
허걱~ 이번에도 3D 채널이 잡히질 않았네요.
ㅎㅎ 안나올 수도 있죠. 제가 안테나를 잘못 샀나 봐요~


혹시 이런 녀석이어야 했던 건가요? -.ㅡㅋ

 1주 전

오옷! 드디어 스카이라이프를 설치하러 기사님이 오셨네요.
늠름한 접시를 보니 이제 조금 마음이 놓이네요.
스카이라이프가 왔으니 지난 2주 동안의 삽질은 이제 잊어도 되겠죠?

안테나 조립을 다하신 기사님.
이야~ 멋진 자태로 난간에 설치를 하려 합니다.
 저도 이제 3D 방송을 볼 수 있는 순간이 온 듯 합니다!

그런데 기사님이 안테나를 난간에 고정하지 않고 거실로 돌아갑니다.
기사님 왈. “위성 신호가 안잡혀유~ 그냥 갈게유~”

헉! 위성 신호가 안잡히는 이유을 물었습니다.
HD방송 신호를 내보내는 위성이 남쪽에 있는데,
그 쪽에 다른 동 아파트가 서 있는 탓에
위성 신호가 안온답니다. 이런…

3D, 3D, 3D… 리모컨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립니다.
“으아아악” 정말 비명이라도 지르고 싶네요.

아… 결국 이런 이유로 3D 월드컵을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언제 3D 월드컵을 볼 수 있는 건가요? ㅜ.ㅜ
언제, 언제, 언제~~
4년 뒤에.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