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마이크로소프트가 발표한 서피스 태블릿은 참으로 우려먹을 게 많은 소재다. 물론 세세하게 파고 들어서 남는 게 뭐가 있냐 싶어도, 시간을 갖고 다시 보면 마치 양파 까듯 새로운 소재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어 다행이다. 물론 그 이야기가 어느 조금 반복되는 경향이 없지는 않지만.
MS가 공개한 서피스 태블릿은 둘로 나뉜다. 윈도RT 버전과 윈도8 프로 버전이다. 보통은 하드웨어에 따라 운영체제를 구분하는데, MS는 운영체제에 따라 하드웨어를 구분했다. 역시 MS답다. 윈도 RT는 ARM 서피스를 위한 것이고, 윈도8 프로는 x86(코어 i5) 서피스에 올려져 있다. 둘은 컴퓨팅 파워가 다른 칩셋을 쓴 만큼 제품의 두께나 크기, 성능 등 모두 다르다. 물론 기능은 거의 비슷하다.
그런데 인개짓에서 정리한 두 제품에 대한 제원표를 보면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하드웨어의 차이가 아니다. 소프트웨어 번들의 차이다. 윈도 RT 서피스는 번들이 있는 반면, 윈도8 프로의 서피스는 번들이 없다. 그 번들은 다름 아닌 오피스다.
윈도가 보급되는 PC 생태계에서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파괴력은 생각보다 크다. 물론 호환 소프트웨어의 등장으로 예전보다 영향력이 분산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신뢰를 주는 업무용 소프트웨어로써 오피스의 가치는 여전히 높다. 그런 오피스를 MS는 윈도RT 버전의 서피스 태블릿에 번들링한다. 비록 가정용, 학생용 버전으로 제한한다고 해도 이것을 번들로 끼워파는 것은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을 써서 윈도8 태블릿을 내놓으려는 PC 제조 업체들에게 불공정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하드웨어와 운영체제까지는 불만이 없어도 자사 제품의 번들은 이야기가 다를 테니까. 물론 다른 태블릿 제조사도 오피스를 번들로 넣을 수는 있다. 그것을 넣는데 투입해야 할 비용을 따져봐야 하는 문제만 없다면.
아마도 MS는 이런 번들링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윈도RT용 오피스가 다른 오피스와 다르다는 점을 어필한다면 말이다. 한마디로 이 오피스는 윈도RT용이니까. 윈도RT는 이용자가 따로 사서 직접 설치를 할 수 없고 완제품에 설치해 내보내는 운영체제라고 말한 MS였기 때문에 오피스RT도 그런 소프트웨어라고 변명이라도 할지 모른다. 하지만 운영체제와 통합되어 있다면 모를까.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물론 MS가 오피스RT를 넣은 것도 하나의 쇼에 가까울 수도 있다. ARM에 얹어진 윈도RT 태블릿에서 오피스는 쓸 수 없을 거라고 의심하고 있는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눈에 보이는 쇼일 수도 있다. 오피스를 쓰는 기업 중 ARM 기반 윈도RT 태블릿을 꺼려하는 기업들에게 운영체제와 오피스 모두 제 값을 받아내기 위한 일종의 미끼를 던진 것일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로 인해 MS는 또 한 번 법원으로 향해야 할지 모른다. 끼워팔기라는 업계의 주장으로 법정에서 그 시시비비를 가려야했던 인터넷 익스플로러, 미디어 플레이어가 갔던 그 길을 오피스RT도 걷기 시작한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 것은 그냥 우연은 아닐 테니까.
확실히 재미를 보기엔 오피스 끼워팔기만한 게 없죠.
그렇죠. 비록 사용처를 제한하기는 했지만 PC쪽에서는 이보다 확실한 번들은 드물테니까요~
최근 여러모로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MS의 서피스와 구글의 넥서스7입니다. 사실 누가봐도 이들이 태블릿을 만든 지상과제는 파죽지세로 세를 늘려가고 있는 아이패드 때문일겁니다. 이 두 회사는 무엇을 바라고 이런 제품을 내놓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그 중 Ms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고담시 팽귄 닮으신 발머님과 서피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