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넘게 썼던 메가패스를 오늘 다른 회사 인터넷으로 바꿨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것저것 따져보니 인터넷을 바꾸는 게 제게 이득이었기 때문이지요. 지금 기분은 그냥 시원합니다. 섭섭하지가 않네요. 오히려 메가패스 엔토피아를 쓰면서 왠지 섭섭하고 서운한 기분이 많이 들었는데, 바꾸고 나니 그런 감정도 다 날아갔습니다. (그렇다고 경쟁 업체가 좋아서 하는 소리는 아닙니다. 오해는 말아주세요.)
휴대폰도 그렇지만, 인터넷 업계에서도 5년이 넘는 장기 가입자에 대한 대우는 썩 좋지는 않습니다. 업계 또는 업체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도, 이용자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제가 메가패스를 쓰게 된건 아파트로 이사오면서 전에 쓰던 ISDN이 서비스를 하지 못한다는 서비스 거부 때문이었는데, 그 때 메가패스로 전환하면서 받은 혜택은 가입비와 한달 이용료 면제였습니다. ISDN을 가입할 때 냈던 15만 원의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했죠. 처음 ISDN에 가입할 당시 보증금을 돌려받지 않는다는 약관에 제가 사인을 했던 게 실수였습니다. 이건 제가 감수해야 할 문제지만, 왠지 손해본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더군요. 그래도 별다른 비용 추가 없이 메가패스를 쓴다는 것은 다행이다 싶었는데, 당시 다른 가입처에 알아보니 그냥 가입해도 가입비와 한 달 이용료는 면제였더군요. (역시나 속은 거죠.)
그래도 속도 하나는 잘 나와 불만을 속으로 삭혔습니다. 처음 계약 당시 3년 약정이라 3만4천 원을 냈는데 모뎀을 쓰는 ADSL이라 매달 3천 원의 임대료도 꼬박꼬박 냈습니다. 그러나 만 3년이 되는 바로 5달 전 쯤 아파트 전체 인터넷 망을 100Mbps 엔토피아로 바뀌면서 모뎀을 가져가더군요. 장기가입했던 분은 아시겠지만 3년 임대가 끝나면 모뎀이 이용자의 것으로 전환되므로 임대료를 내지 않게 됩니다. 모뎀이 있어도 쓸데는 없었지만, 앞으로 내야 할 다섯 달치 임대료보다 이제까지 낸 임대료가 아깝다는 생각은 왜 드는 걸까요?
그러다 2년 전에 해지를 하려고 했었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이용료가 너무 비싸다 싶어서요. 때마침 경쟁사가 아파트에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이 붙은 관계로 이 참에 좀더 싸게 쓸 생각으로 해지하려고 KT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요금이 비싸서 해지를 한다고 했더니 이런 저런 명목으로 세금 포함 7천 원 정도 깎아준다고 하더군요. 다들 아시겠지만, 저처럼 장기 이용자가 해지한다고 전화하면, 위약금에 대한 협박도 못하므로 이런 식으로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걸 막습니다. 7천 원 할인이라… 어리석게도 여기에 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이전에 비싸게 쓰던 걸 생각못하고 할인 폭에 홀려 넘어가 버린 겁니다. 그리고 2년이 흘렀고, 이번에는 아예 미리 다른 인터넷 망을 개통하고 해지해버렸습니다. 대책없이 전화하면 더 할인이 되는 방법을 알려줄거고 그러면 또 1년을 보낼까봐서요. 결국 신용카드와 연계해 10% 더 할인해 준다는 이야기를 그제서야 꺼내놓더군요.
저 같은 장기 가입자는 한마디로 ‘봉’이 아니었을까요? 인터넷 망을 바꾸는 게 귀찮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뒷전이었지만 신경을 쓰지 않았던 게지요. 장기 고객이라 할인폭이 조금 큰 것 빼고 서비스가 나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하기야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인터넷 품질 이외에 다른 서비스가 있겠습니까만, 신규 가입자를 위한 조건을 비교하면 장기 할인 혜택이 그리 커보이지도 않습니다. 차라리 3년마다 한 번씩 인터넷을 바꾸는 게 더 현실적인 선택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면 바꾼 인터넷 망은 더 싸냐고요. 아닙니다. 월 이용료는 더 늘었습니다. 세금 포함 3만700원 내야 합니다. 그래도 바꿨습니다. 솔직히 사은품에 욕심이 생겼거든요. NDS는 공짜, PS3는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준다고 하더군요. 후발 인터넷 업체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보조금을 지금하고 있는데, 이게 적게는 10만 원, 많게는 20만 원까지 이릅니다. 또한 3년 약정에 3개월 무료, 제휴 카드 가입으로 매달 3천 원 할인 등 이래저래 따져도 전보다는 조건이 나쁘지는 않다 싶었습니다. 카드를 만들면서 들어가는 연회비를 연 1만 원으로 잡아도 1년 할인 받은 3만 6천 원에서 빼면 2만6천 원이 남으니 나쁜 장사로 볼 수도 없고, 1년에 한 번씩은 요금을 안내도 되니까 장기 가입때보다 경제적인 부담은 줄어든 것 같습니다.
제가 메가패스에 가입할 당시 이 같은 지원책이 없는 것은 그렇다치고 장기 가입자에 대한 서비스가 없는 것에 실망했기 때문입니다. 해지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뒤에야 할인해주겠다는 것 외에는 자발적인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는 것. 지금 바꾼 인터넷 업체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나마 처음 개통할 때 이것저것 챙기는 차이는 적지 않은 듯 싶더군요. 이렇게 할인 받고 얻은 게 궁극적으로는 내 손해일지도 모르지만, 지금 당장 어떤 의미의 손해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알면 손해, 모르면 약인 장기 가입보다는 낫지 않나 싶을 따름입니다.
이제 집에 KT 상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집 전화도 없고요. 인터넷 상품도 없습니다. 되도록 메가 TV는 안 볼 생각입니다. 기본 요금으로 볼 수 있는 채널 빼고 볼만한 건 대부분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걸 알고는 포기했습니다. 그돈이면 차라리 동네 디지털 케이블을 보는 데 쓰렵니다.
글을 쓰다 보니 KT 안티처럼 되어 버렸군요. 별 수 없죠. KT가 통신 시장의 발전을 이끈 공로는 인정하더라도 이제까지 그 성장을 도와준 소비자를 위한 혜택이 부족한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런지 모르겠군요. 3년 뒤에 어떤 결정을 할지는 모르지만, 그 때는 최종 소비자와 장기 가입자가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더욱 늘어난다면 다시 돌아갈지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그만이겠지만.
엇?! 저도 KT 거의 8년 이상 쓰고 있는 사용자인데, 지금 엔토피아 비용으로 매달 3만원 이상 내고 있습니다. 이미 약정기간은 몇 배 이상 초과해서 쓰고 있으면서도 아직 한번도 추가할인 같은 건 받아보지 못했는데요….
NDSL도 주고 10~20만원 이상 지원금도 주는 곳이 있다니.. 전환을 고려해봐야겠네요. 그런데, 어디로 바꾸셨나요? 우리 지역도 되려나???
조시베켓님도 저보다 오래된 장기가입자인데 할인을 받지 못하셨다니.. 아파트에 사신다면 해지하겠다고 전화 걸어보세요. 아마 장기 가입에 따른 할인 15%와 공동망 사용에 따른 할인 등으로 2만5천 원 수준으로 낮춰줄 겁니다.
NDSL도 주고 10~20만원 지원금을 주는 곳은.. 없습니다. 위에 표현이 좀 잘못된 듯.. NDSL과 지원금 중 선택이죠. 보통 15만 원 정도 나온다고 보면 됩니다. 가입은 대행 업체를 쓰는 게 낫습니다. 저는 루리웹의 센터 배너에 나온 업체를 통해서 바꿨습니다. ^^
헉… 캐공감.. 올해만 해도 AS아저씨가 5번이나 들르셧세요..
7월까지 (핸드폰)약정기간 끝나면 SK로도 생각해 봐야죠..
Ann도 약정기간 끝나면 마이엘지공칠공으로 생각해 봐야죠..(인연 끊고 싶다 ㅎㅎ)
덧)벌써 6년쯤 쓰고 있는데 할인도 몇푼 안해주네요.. 그것도 ADSL에서 엔토피아로 바꾸려니
4년약정 추가해서 3000원 추가..
매가패스존으로 복수할테닷!!
이곳보다 심하군요. 이곳은 그나마 두 개 업체가 경쟁을 하고 있어서 가격 할인이 가능한데요. 공상플러스님도 다른 서비스로 바꿀 수 있는지 한 번 상담 받아보시는 게 좋지 않을지..
이동통신사도 ISP도 카드회사도 은행도 장기고객은 ‘잡은 고기’라 생각해서 그런지 밥을 안 주더군요. 정녕 널뛰기 사용자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요.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신규(뺏어온) 고객이 중요하긴 하지만, 가끔씩 해도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때가 많습니다.
제 경우에는 다른 서비스 회사로 바꾸겠다고 으름장을 놓아 각종 혜택을 누린 적이 있습니다. 심지어 월 이용요금도 깎아 주더군요.
자동차 보험도 그 중에 하나 아니겠습니까. 사고 안 낸 장기 가입자는 멀리하고 한 번이라도 사고 낸 신규 가입자만 우대하니까 말입니다. ^^
뭐 기업에서야 신규 가입자가 더 안정적인 수익원이라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장기 가입자가 실망을 하고 그 서비스를 떠났을 때 쌓이는 기업의 부정적 이미지를 생각한다면 더 큰 손해가 아닐까 싶어요~
전 하나로 씁니다만….뭐 비슷하긴 합니다만…전 재약정해야되면 전화가 와서 활인해줄테니 재약정하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ADSL 1Mbps짜리에서 3년 쓰고 8Mbps로 바꾸고 그 뒤엔 VDSL로 바꾸고 지금은 광랜들어와서 광랜씁니다만…. 광랜는 원래 요금이 ADSL하고 가격이 비슷하더군요. VDSL은 비싸지만 활인해서 썼었고… 물론 옯기면 주는 사은품이 쫌 땡기긴합니다만…그렇게 손해봤다는 생각은 안들더군요.
재약정 할인이야 말로 최악의 수단입니다. 3년 이후에는 분명히 장기 할인에 들어가는 게 당연한 것인데도 재약정으로 계약을 맺고 할인해 주는 건 쉽게 해약하지 못하도록 옭아매는 수법입니다. 저라면 재약정 맺을 바에는 그냥 끊어버릴 것 같습니다.
전 온세통신(지금은 하나로로 넘어갔지만) 5년째인가 쓰는데 한달에 21000원도 들지 않아요
물론 서비스 품질면은 기대하긴 힘들지만 가격대 성능비 생각하면 그만 그만 쓸만하더군요
그래서 전 옮길래야 옮길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정말 싸네요. 저라도 그 가격이면 옮기지 않을 것 같은데요. 속도는 그렇다치고 부담이 없으니까요~ ^^
저는 미국 오기전에 파워콤으로 바꿨었죠…나름 괜찮았던 기억이…
그나저나 참 KT 욕들을 짓만 골라하는군요..ㅎㅎ
KT를 욕하고 싶어서 쓴 건 아닙니다. 단지 서비스가 개선되었으면 좋을 따름이지요.
KT의 600만 가입자를 일일이 신경써준다는게 과연 가능할까요???… 참 저도 KT를 쓰고 있는 사용자지만.. 이런 생각은 좀 아니라고 봅니다.. 또 다시 언젠가는 그러겠죠… KT도 그렇고 여기도 나중에는 KT와 똑같더라… 역시 장기고객은 안 챙겨주더라… 이런식으로 말이죠…
전 이런글들을 볼때마다 이런생각 합니다.. 왜 그토록 술값은 아까워하지 않으면서 왜 이런것들에 대해서는 아까워 하는지….. 이러니 IT로 밥벌어 먹고 산다는게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게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이런 인프라 서비스가 IT가 아니라면 할말이 없겠지만요…
이글을 읽다보면.. 정말 당신이 원하는 ISP 업체는 어디입니까?? 처음부터 끝까지 일일이 다 알아서 챙겨주는 그런 ISP 업체를 원하신가요?? 그런 업체 어디가도 없을껍니다….
전 친 KT도 아닙니다.. 그런다고해서 다른 사업자 편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글을 볼때마다 웬지 모르게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건 무엇일까요???
이런 댓글 볼때마다…
어떤 분이 이런 댓글 다시는지 참으로 궁금합니다. 600만 가입자를 일일이 신경 못쓴다는 걸 변명이라고 합니까? 그건 고객 관리에 허점이 있고 실패를 했다 그런 의미인건가요?
그리고 글이나 제대로 읽고 문제가 뭔지 파악이나 하고 댓글이나 다십시오. 위에서 제가 지적한 게 틀렸다면 틀렸다, 그런 사례가 없다면 없다고 똑똑히 말씀하시란 말입니다. IT 인프라? 위에서 기여 안했다고 했나요? 하지만 그걸 고마워하고 싶지는 않군요. 군사정권 때는 세금으로, 지금은 가입자의 눈먼 돈으로 키워가는 것 아닌가요? 할인이 가능한데도 미리 고지를 안하는 게 정상입니까? 그래서 가입자가 알아서 챙겨먹으라는 말을 하고 싶은건가요?
글좀 똑바로 읽고 근무하시는 부서에서 다른 가입자에 대한 처우 개선이나 연구하십시오. 그게 이런 글이 안올라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위 댓글 지우지 마십시오.
저도 하나로를 오랫동안 써 오고 있지만, 이번에 해지 하고 다시 갈까?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아 탈까 고민 중입니다. 역시 장기 가입자는 봉으로 압니다. -_-
그렇군요. 장기 가입자 대책이 이렇게 찬밥인 현실이 너무 이상해요~
그나저나 좀 피곤해도 3년에 한 번씩 유랑을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 초저가 상품이 나온다면 안바꿀 수도 있겠지만요.. ^^
그러게 말이다. 나도 얼마전 수년간 쓰던 모 업체에서 다른 모 업체로 바꿨는데… 끽해야 300Kbps 나오던 속도가 5.7Mbps !! 그냥 생각없이 쓰면 피해보는거야.
소비자가 적극적이어야 손해를 보지 않는 건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나라는 왠지 더 심한 듯 싶어… 특히 통신 업계는 더더욱…
공감합니다. 하이텔 10년 이상 쓰다가 장기가입자 찬밥 던져주는 거 보고 바로 끊어버렸죠. 지금 인터넷 서비스도 의무약정 몇년전에 다 끝났건만, 혜택이라고는 장기가입 할인 밖에 없군요. 신규 가입보면 혜택이 참 빵빵한데 말입니다. 귀찮아서 가만 있자니 참 가끔씩 울컥할 때가 많습니다. 꼭 울어야 떡 하나 더 주는 문화… 참 싫네요.
꼭 울어야 떡 하나 더 주는 문화… 심히 공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