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모바일 플랫폼, 데스크탑을 넘보나?


마이클 트레이너 인텔 모바일 플랫폼 그룹 기술 수석 에반젤리스트. 이 사람이 인텔에서 맨처음 태블릿 PC를 컨셉 PC로 개발한 사람입니다.

어제의 IDF 이슈가 멀티코어를 포함한 쿼드코어였다면 오늘의 이슈는 모바일이었습니다. 산타로사나 롭슨, UMPC와 클래스메이트 노트북 PC 같은 컨셉 PC, 애플에 대한 인텔의 견해 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왔습니다.


산타로사는 데스크탑에 대한 옵션도 갖는다

일단 기자 간담회 세션에서는 지난 번에 포스트한 대로 인텔이 오늘 2007년 산타로사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산타로사는 메롬(코어 2 듀오)과 크레스트라인(ICH8M), 케드론(802.11n), 롭슨이 하나로 묶어 플랫폼으로 짜여지고 WWAN과 와이맥스는 옵션으로 고르게 됩니다. CPU는 이미 발표된 것과 별 차이가 없지만, 메인보드 칩셋과 무선 랜은 모두 업그레이드되었고 새롭게 디스크 캐시 기술인 롭슨이 플랫폼에 하나가 된 것이 현재 플랫폼과 달라진 점입니다. 물론 옵션인 WWAN은 이는 노트북 업체나 통신 업체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으로 플랫폼에 정식으로 포함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와이맥스는 차기에 802.11n 후속으로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산타로사가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모바일 전용이 될 거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모바일 플랫폼이 PC 시장으로 역침투하는 상황이 생겼으니까요. 지금 울트라 스몰 폼 팩터(uSFF) 형태로 만드는 슬림 PC는 CPU와 칩셋, 무선 랜 등 모두 인텔 모바일 플랫폼을 그대로 넣어서 만들고 있습니다. 껍데기만 다를 뿐이지 노트북과 구성이 모두 같은 것이지요. 특히 모바일 플랫폼은 저전력과 소음에서 한결 뛰어나므로 이를 활용해 만든 슬림 PC는 거실에서 조용하게 제 몫을 해냅니다. 이러한 슬림 PC에 바이브 플랫폼을 매칭시키면 인텔이 원하는 가장 기본적인 거실 PC의 모델이 나오게 되는 거지요.
따라서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은 강력한 노트북 이외에 작고 아담한 데스크탑 슬림 PC라는 두 가지 옵션을 갖게 됩니다. 오늘 발제자로 나선 마이클 트레이너씨도 이에 대한 것을 부정하지는 않더군요. 이번 산타로사에 포함된 롭슨은 슬림 PC에서도 쓸 수 있을 거라고요. 물론 데스크톱 PC에 롭슨 기술을 넣은 PCIe 카드를 꽂으면 별 차이는 없겠습니다만, PC 제조사가 좀 더 작게 일체형으로 만드는 데 도움은 될 거라고 여겨집니다.
참고로 산타로사가 데스크탑에 대한 옵션을 확장했다면 모바일의 영역을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익스트림 에디션, 얇고 가벼운 서브 노트북, 그리고 울트라 모바일 PC 같은 초경량 등 세 가지 정도로 나눠서 전략을 추진합니다.

롭슨이 플래시 디스크보다 우위다?

Q&A를 하다가 문득 플래시 디스크(SSD)를 쓰는 노트북에서 롭슨을 옵션으로 고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마리클 트레이너씨가 저렇게 말하더군요. 성능상 우위라고 말한 것입니다만, 사실 롭슨이나 SSD나 확실히 다른 차이점은 없다고 봅니다. 단지 노트북 업체들이나 이용자들이 좀 더 싸게 성능 향상을 바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우위라고 하겠지요.

산타로사에 포함된 롭슨은 2배 빠른 애플리케이션 수행과 대기 시간에서 2배 빠르게 복구되고 0.4W 전력을 줄이는 낸드 플래시 메모리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윈도 비스타부터 작동하는데, 알고보니 구조가 복잡해 이를 운영체제에서 제대로 잡아주지 않으면 작동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더군요. 롭슨은 단순히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모은 뭉치가 아니라, 운영체제와 하드디스크의 중간에 놓인 교량 같아서 결국 두 가지를 모두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인 듯 합니다. 예를 들어 종전에는 운영체제가 스토리지 관리자 드라이버를 통해 하드디스크에 바로 접근하면 그만인데, 롭슨을 위해 추가된 낸드 플래시는 메모리이므로 스토리지 드라이버로는 접근할 수 없는 것이지요. 고로 인텔은 스토리지 드라이버와 다른 롭슨 드라이버를 추가했고, 이것이 운영체제로부터 관리를 받는 것입니다. 또한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읽어서 플래시 메모리에 저장을 할 때는 스토리지 드라이버를 거쳐서 PCIe 버스를 통해 메모리로 흘러가는 과정도 꽤 복잡합니다.

하여튼 롭슨은 적은 양의 낸드 플래시 메모리로도 꽤 괜찮은 캐시 기능을 발휘하므로 값싸게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낸드 플래시 덩어리인 SSD가 더 유리한 것은 사실입니다만, 롭슨은 자체적인 드라이버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값 대비 성능에서 우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아. 하드디스크를 빼고 SSD만 쓴 노트북에서는 롭슨을 없앨 수 있고요. 이용자가 롭슨 카드만 추가 추가 구입해서 쓸 수고 있습니다. 롭슨은 산타로사 기반 데스크탑과 서버에서도 쓸 예정이라더군요.


그리고 여담이지만, 인텔 CPU를 쓰고 있는 맥 OS X에서 롭슨을 쓰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이클 트레이너씨는 이번 롭슨 같은 낸드 플래시 캐시 기술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함께 연구한 결과인데, 그 핵심은 비스타이고 이는 PC 이용자들이 누려야 할 혜택하고 말하더군요. 양쪽이 똑같은 정보를 다루는 장치라 하더라도 모든 가치가 같을 수 없답니다.


11n 이후 와이맥스로 가겠지만…

산타로사에는 일단 최소 150Mbps 속도를 내는 802.11n 초안 버전이 포함됩니다. 왜 초안이냐면 아직 정식 규격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렇지요. 802.11n 초안 라우터(유무선 공유기)는 미국에서는 시험판이 판매 중이고 우리나라도 곧 시판될 예정입니다. 현재 초안에서는 최대 300Mbps까지 지원합니다.

그런데 11n 초안 채택은 민감한 문제라고 여러번 말했습니다. 11n 규격을 내놓고 대립하는 2개의 진영에 대해 서둘러 이견을 좁히라는 압박과도 같기 때문이지요. 초안을 내놓은 이유도 둘의 대립이 너무 날카로워서 보다 못해 어느 정도 절충안을 내고 이 안에서 기술을 시험해보고자 해서 정한 것인데요. 이것이 오히려 시장 선점과 컨소시엄이 밀고 있는 기술을 넣어 독자적인 형태로 나오다보니 비정상적인 게 조금 있습니다. 그래도 11n 초안부분은 호환이 되므로 정상적으로 작동하고요.

마이클에게 11n이 만약 예정된 날짜에 확정되지 못하면 어떻게 되느냐고 했더니, 연기가 되더라도 11n에 대한 지원 의지는 확고하다고 하더군요. 그 다음에 와이맥스를 공식적으로 포함할 계획이지만, 그래도 유무선 랜은 고유의 포지션이 있고 모두 공존하는 형태로 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사무실 등에서는 랜이, 야외나 공공장소 등에서는 와이맥스 형태로 양분할 것 같다는 것이죠. 그래서 시간이 흐르더라도 11n은 포함하는 것이 맞다는 견해를 펴더군요. 물론 인텔은 양 진영의 의견을 다 들었고 조율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예정된 날짜(2007년 상반기)에 확정될 것으로 믿는다는 게 공식적인 답이었습니다.


클래스 메이트 PC, 바람 불까?

끝으로 컨셉 PC 중에 클래스 메이트 노트북 PC를 잠깐 이야기하고 가지요. 이 노트북은 개도국을 위해 인텔이 준비하고 있는 소형 노트북입니다. 화면은 7인치 컬러 LCD, CPU는 펜티엄 M 900MHz입니다. 클래스 메이트 PC는 나라마다 다르겠지만 100달러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10억 달러짜리 장기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윈도 XP가 깔려 있는데 이것만 해도 그 값이 아닐지… -.ㅡ)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 맞춰서 만들었기 때문에 들고다니기 편하게, 키보드도 작게 만들었더군요. 아래 사진으로 감상해 보시길. 그럼.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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