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맞물리지 않는 톱니 같은 인텔 DE3815TY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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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두 개의 제품을 쓰는 내 입장에서 인텔 NUC(Next Unit of Computing)는 손바닥 위에 올릴 수 있는 아주 작은 반조립 완제품(프로세서를 탑재한 메인보드와 케이스를 갖춘 제품)이라는 선입견이 자리잡고 있다. 그 탓인지는 몰라도 새로운 NUC 키트인 DE3815TYKE를 보자마자 너무 크게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저 손바닥보다 팔뚝 정도로 길어졌을 뿐인데…

인텔이 PC 완제품을 만들지는 않지만, 최근들어 다양한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모양까지 바꾼 NUC에는 살짝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PC의 수요 감소를 메우기 위한 새로운 시장 개척의 일환이지만, 그런 시도가 나쁜 것은 아니다. DE3815TYKE 역시 NUC에 재미 들린 인텔의 새로운 NUC 키트인데, 앞서 봤던 다른 NUC와 다른 형태와 컨셉이어서 살짝 당황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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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DE3815TYKE가 NUC의 계보 안에 포함되는 제품이기는 하나 당황스러운 것은 길쭉하게 생긴 모양새만은 아니다. 조금 길게 만들면서 저장 장치를 담을 수 있는 공간적인 여유도 확보하고 D-Sub 같은 단자도 추가했지만 그게 마냥 반갑게 여길 것은 아니라서다. 크기는 커졌으나 성능과 기본 구성 만큼은 가장 아래쪽으로 놓여 있는 제품이다.

바닥쪽 덮개를 열어 보니 프로세서를 심은 NUC 메인보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2.5인치 저장 장치를 고정할 베이는 한쪽으로 치운 덕분에 내부의 발열을 밖으로 빼내는 데 도움이 되는 구조다. 1.35V의 저전력 DDR3L을 꽂을 수 있는 램 뱅크가 1개, 그리고 무선 랜 같은 모듈을 꽂을 수 있는 미니 PCMCIA 슬롯을 하나 넣었다. 참고로 이 제품에는 무선 랜 안테나만 있을 뿐 무선 랜 모듈과 램은 이용자가 직접 구매해 추가해야 한다. 2.5인치 저장 장치도 마찬가지. 램과 저장 장치의 설치는 그리 어렵진 않은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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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게 보면 종전 NUC와 별 차이는 없어 보이나 메인보드에 심어 놓은 프로세서에 대해 미처 이야기하지 않은 게 있다. 이 NUC에 실린 프로세서는 아톰 E3815. 1.46GHz에 512KB의 L2 캐시를 담은 싱글 코어 프로세서다. 아톰 프로세서의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효율성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싱글 코어와 적은 용량의 L2 캐시로 어느 정도의 작업까지 버틸 지는 의심스럽다. 그나마 E3815의 열설계전력(TDP)은 5W인 점을 감안, 전반적으로 낮은 소비 전력에서 작동하는 점은 긍정적이나 성능적으로 크게 기대할 만한 제품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일단 프로세서의 처리 능력을 알아보는 벤치마크 점수들은 예상대로 상당히 낮다. 더구나 사진이나 영상 변환 작업 시간을 확인함으로써 성능을 검증하는 터치익스퍼트에서 다른 프로세서보다 긴 시간을 잡아 먹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러한 작업에 이용하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다.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어느 정도 뒷받침되는 듯 보여도 정작 듀얼 코어인 셀러론 N2820보다 절반의 성능 밖에 나오지 않고 다양한 그래픽 효과나 물리 효과를 적용한 뒤 초당 프레임수가 부족한 것이 눈에 보일 정도다. 윈도8의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다루는 데 지장이 없는 점은 그나마 다행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막상 여러 작업을 시도할 때마다 마우스 커서가 멈칫 거리는 탓에 쾌적하게 다룰 만한 능력은 갖고 있지 않다. 그래도 풀HD 동영상을 재생하는 데는 무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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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DE3815TYKE를 간단한 작업이나 저전력으로 쓰기 위한 임베디드용, 또는 개발용 보드에 초점을 잡고 이 제품을 출시한 것일 게다. 비록 모든 데스크톱 운영체제와 호환이 된다 해도 이 제품을 데스크톱 대용으로 쓰려 했을 때 그 한계를 일찍 느꼈기 때문이다. 물론 데스크톱의 대체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저전력의 특성을 살려 장치를 항상 켜두고 작업하는 환경이라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비록 내부 저장 공간의 제약은 있어도 재생 장치로서 기본 능력이나 가벼운 문서, 인터넷 프로그램의 실행은 할 수 있으므로 원격 제어용으로 고려할 수 있는 정도다. 개발용 도구로 볼 땐 너무 고가에 고성능의 제품이지만, 개발의 효율성을 감안한 선택이라면 이해될 수도 있다. 그러나 성능을 놓고 볼 때 데스크톱을 대체하고픈 일반 PC 이용자에게 괜찮은 선택은 아닐 것이다. 보조용 장치가 필요한 이들에게나 조금 어울릴 듯하지만, 그렇다고 이용자에게 꼭 맞는 톱니 같은 제품일지 확실한 판단이 서질 않는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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