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틱PC를 위한 원격 키보드 내놓은 인텔

스틱PC나 NUC처럼 작은 PC들은 성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다. 원하는 곳에 두기 편하고 연결하기 쉬운 데다 전력 소모도 의외로 적다. 하지만 PC가 점점 작아질 수록 상대적으로 불편한 것이 있다. 키보드와 마우스다. 손가락, 손바닥만한 PC와 비교해 키보드는 덩치도 크고 마우스까지 챙겨야 하니 여러모로  귀찮다. 그런데 스틱PC나 NUC를 TV 같은 장치에 꽂아 쓸 땐 유선 키보드나 마우스도 쓰기 어렵다. 멀리 떨어져 조작해야 하니 무선 제품이 필수인 것. PC만큼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은근히 이런 불편이 늘어난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이에 대한 다른 해결책을 내놓은 것은 다름 아닌 인텔이다. 인텔이 안드로이드나 iOS를 운영체제로 쓰는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이용한 원격 키보드(Remote Keyboard)를 선보인 것이다. iOS 버전은 배포 시기를 조금 늦췄고 안드로이드 버전은 구글 플레이에서 설치할 수 있는데, 이 원격 키보드는 사실 스틱PC 뿐만 아니라 일반 PC에서도 쓸 수 있다. 물론 이 원격 키보드 설정을 위해선 마우스와 키보드가 필요한 게 함정이지만, 다른 PC에 있는 것을 잠시만 빌려다 설정하면 새 키보드와 마우스를 사는 비용은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원격 키보드의 이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먼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구글 플레이에서 인텔 리모트 키보드(intel remote keyboard)를 찾아 설치한다. 그 뒤 이 앱으로 조작하려는 PC에 호스트 프로그램을 인텔 웹사이트에서 내려 받는다. 운영체제 버전에 따라 32비트, 64비트 버전이 따로 있으니 잘 살펴서 내려받는다.

PC에 호스트 프로그램을 내려받아 깐 다음 트레이 아이콘의 리모트 앱 아이콘을 마우르 오른쪽 버튼으로 눌러 열기(open)을 선택한다. 앱을 실행한 뒤 스마트폰의 무선 랜을 켠 다음 리모트 앱이 설치된 PC 목록을 확인한다. 참고로 원격 키보드를 실행한 스마트폰과 PC가 같은 이름의 공유기를 쓰지 않으면 목록은 나타나지 않는다.

스마트폰에서 원격 키보드를 실행할 PC를 선택하면 모니터에 QR코드가 뜬다. 이 QR 코드를 자동 실행된 원격 키보드 앱의 QR 리더에 비추면 스마트폰의 키보드앱과 PC가 알아서 두 장치를 인증하고 설정을 끝낸다. 정상적으로 인증이 마무리되면 PC는 바탕 화면으로 돌아가고 스마트폰은 키보드가 뜬다.

키보드는 가로 또는 세로로 세워서 쓸 수 있고, 키보드의 빈 공간에 손가락을 움직이면 곧바로 마우스처럼 이용할 수 있다. 키보드를 닫으면 거의 텅빈 공간이 남는데, 사실 이 공간은 마우스 패드의 역할을 한다. 손가락 하나를 대고 움직이면 커서가 따라다니고 손가락 두개를 대면 마우스 오른쪽 버튼의 팝업 메뉴가 뜬다. 그리고 손가락 두개를 댄 채 위아래로 문지르면 화면이 위 아래로 스크롤 한다. 스크롤 버튼은 화면 오른쪽에도 있는데 두 손가락을 이용하는 게 더 편하다.

인텔 리모트 키보드는 커서의 움직임이나 키보드의 반응 속도가 생각보다 좋지만, 한글 키보드를 쓸 수 없는 게 가장 큰 단점이다. 인텔이 영문판만 만든 탓에 한글 키보드를 넣지 않은 것. 따라서 한글을 쓰려면 다른 원격 키보드를 이용해야 한다. 원래 인텔 리모트 키보드 같은 원격 리모트 키보드가 전혀 없던 것은 아니고, 다른 원격 키보드보다 더 뛰어난 점은 찾기 어렵다. 이미 원격 키보드를 프레젠테이션용으로 활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 인텔 원격 키보드는 그저 쉽고 쓰기 연결이 편한 것, 그리고 간단하게 다룰 수 있는 점을 빼면 그다지 장점은 없다. 인텔 리모트 키보드와 비슷한 앱은 구글 플레이에서 ‘원격 키보드’ 또는 ‘remote keyboard’로 검색해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