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재를 올리네요. 정리는 예전에 해 두었던 것인데, 다른 글에 집중하다가 이 글을 발행할 시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 아마도 크게 관심을 가질만한 이야기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을텐데요. 사운드 블라스터나 마지막 애플 2c+, 초창기 디지털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 정도면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1987년] 크리에이티브랩, 음악과 음성 동시에 소리 내는 사운드 블라스터 1.0 시판
크리에이티브랩이 음악과 음성을 동시에 출력하는 사운드 카드인 사운드 블라스터를 출시했다. 크리에이티브 뮤직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한 사운드 블라스터는 지난해 애들립 사가 발표한 애들립 뮤직 시스템과 100% 호환되는 FM 신서사이저 칩인 YM3812(OPL2)를 달았고 DSP(digital sound processor) 칩을 달아 샘플링된 소리를 재생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문서의 텍스트를 음성으로 출력하는 text-to-speech 기능을 함께 갖고 있는 게 특징이고 음성을 PC에 녹음하고 이를 재생할 수 있다. 표준 MIDI 포트와 호환되는 조이스틱 포트를 가지고 있어 미디 장비나 조이스틱을 연결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사운드 카드 붐이 일어난 것은 1990년대
1987년 사운드 블라스터 1.0을 내놓기 바로 앞서 크리에이티브랩은 몇 개의 노이즈 채널을 더한 스테레오 사운드를 내는 12개 음성 채널을 가진 크리에이티브 뮤직 시스템(C/MS)라는 사운드 기판을 내놓았다. 사운드 블래스터가 사운드 카드로 정착이 된 것은 1991년에 사운드 블래스터 프로가 나오면서다. 사운드 블래스터 프로는 스테레오 출력이 되고 수많은 게임의 지원을 받아 급성장한다. 이듬해에는 16비트로 오디오 신호를 처리했던 사운드 블라스터 16이 출시되었다. 현재 사운드 블라스터는 사운드 카드의 표준적인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
[1988년] 애플 컴퓨터, 더욱 빠른 속도와 이동성 강화한 애플 2c+출시
애플컴퓨터가 이동성을 강화하고 더욱 빠른 CPU 클럭을 가진 애플 2c+를 출시한다. 애플 2c+는 1984년부터 1988년까지 출시한 애플 2c의 후속 기종으로 MOS 65c02 CPU의 클럭을 4MHz으로 올렸을 뿐만 아니라 롬에 애플베이식을 포함했다. 모든 해상도에서 16색의 컬러 그래픽을 표시할 수 있고 비디오 확장과 내장 모뎀 커넥터가 추가되었다. 애플 2c+는 3.5인치 플로피 드라이브를 채택했다.
애플 2 라인의 마지막 모델
애플 2c+는 애플 2의 마지막 시리즈로 1998년 9월 출시해 1990년도에 단종되었다. 또한 다른 나라에 출시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애플 2 컴퓨터이기도 했다.
[1988년] 기록 가능한 CD 규격 나와
컴팩트 디스크를 공동 개발한 소니와 필립스가 이번에는 기록용 CD와 광자기 디스크에 관한 규격을 완성했다. 이번에 발표된 규격은 MO(magnetic optical)와 WO(write once)라는 명칭으로 제정되어 오렌지북에 담겨졌다. CD-WO는 4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가운데 PCA와 PMA가 이전의 CD-ROM과 다르다. PCA는 CD-R의 안쪽에 있는 공간으로 레코더가 기록을 하려할 때 미디어의 특성에 맞게 레이저의 세기를 조절하기 위해 쓰인다. PMA는 트랙수와 트랙의 시작, 끝부분에 대한 정보를 임시로 담는 부분이다. CD-WO는 필립스가 1980년 초에 개발했던 WORM(write once read many storage)의 규격대로 만들어진 것으로, 일반 CD-ROM 드라이브에서는 기록할 수 없다. CD의 저장 용량은 650MB이다.
다이요유덴의 참여와 오렌지북
기록 가능한 CD를 만들 수 있는 시아닌 염료를 생산하는 다이요유덴도 이 규격 제정에 특별히 참여했다. 더불어 CD-RW는 CD-E라는 규격이고 나중에 오렌지 북의 파트 Ⅲ로 기록되었다. CD-R의 제품 생산은 1993년부터 이뤄졌다.
[1989년] 인텔, CPU 안에 캐시 내장한 80486 발표
인텔은 386과 호환이 되면서 CPU 안에 L1 캐시를 추가해 처리 속도를 올린 80486을 출시했다. 80486은 8KB의 L1 캐시를 내장해 메모리 액세스가 크게 줄었고 버스트 모드를 최초로 지원해 메모리와 프로세서의 데이터 전송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
80486은 386보다 5배 많은 125만 개의 트랜지스터를 집적했고 그동안 별도로 추가했던 FPU(Floating Point Unit)를 내장해 실수 계산 능력이 좋아져 캐드와 그래픽 응용 프로그램의 수행 속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동작 클럭은 25MHz이고 386과 같은 리얼, 보호, 가상 8086 모드를 지원한다. 메모리 제한은 4GB, 외부 클럭 배율에 따른 높은 CPU 클럭을 설정할 수 있다. 80386은 3.3V에서 작동하므로 예전에 비해 발열량은 크게 줄었다.
두 종류로 나뉜 80486
80486은 DX와 SX로 나뉜다. DX가 표준이라면 SX는 FPU와 작동 클럭을 줄여 값을 낮췄다. 486DX가 이용한 클럭 더블링과 트리플링 기술은 CPU의 동작 클럭을 두 배 또는 세배로 ‘뻥튀기’하는 기술로 25MHz를 50MHz나 75MHz, 100MH으로 올린다. 이는 현재 쓰고 있는 모든 CPU에서 쓰고 있다.
[1990년] 그래픽 표준 규격 SVGA안 발표
VESA(Video Electronic Standard Association)가 슈퍼 VGA를 표준 그래픽 형식으로 채택했다. SVGA는 VGA와 호환이 되면서 800X600 모드에서 256색을 표시하고 1024X768 해상도에서 16컬러를 표시한다.
하지만 VESA가 발표한 SVGA 표준안은 업계에 상당한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VGA를 만드는 회사마다 모두 다른 방식으로 그래픽 카드를 제조하는 상황이라 전혀 호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VESA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가 켜질 때 수행하는 VESA 바이오스 익스텐션(BIOS Extension)을 만들어 공급할 계획이다.
IBM의 최후 그래픽 모드 XGA
IBM이 발표한 최후의 그래픽 모드는 XGA(eXtended Graphic Array)이며 1990년에 발표되었다. XGA는 1024X768에서 256색을 표시하는 기본 모드와 1400X1050에서 256색을 표시하는 Super XGA 그리고 1600X1200에서 256색을 표시하는 Ultra XGA로 나뉜다.
[1990년] 디지털 방식 카메라 개발 붐 일어
앞으로는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하는 카메라가 필름 카메라를 대치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촬영한 이미지를 디지털로 저장하고 재생할 수 있는 고급 기술이 적용된 디지털 카메라가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맨 먼저 선보인 것이 다이캠 1. 캘리포니아 회사에서 소개한 다이캠(Dycam) 1은 8mm 고정 포커스 렌즈와 1/3인치 376X240 픽셀의 CCD를 채용했다. 다이캠 1은 흑백 이미지만 촬영할 수 있으며 내장된 1MB의 메모리에 32장의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다. 촬영 이미지 포맷은 TIFF와 PICT만 지원하고 촬영해 카메라에 저장할 수 있다. 셔터 스피드는 1/30~1/1000초까지 조절할 수 있으며 카메라 플래시를 내장했다. 이 이미지는 PC에 전송해 저장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도시바는 메모리 카드 카메라를 발표했다. 이 카메라는 40만 픽셀로 된 12장의 컬러 이미지를 특수한 메모리 카드에 저장하는 방식이며 1초에 4장의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으며 촬영한 이미지를 노트북에서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코닥은 전자동 카메라인 F3의 카메라 바디에 1.3메가 픽셀을 가진 디지털 카메라 DCS100 SLR을 발표했다. 이 카메라는 수동 조작을 할 수 있고 8~1/2000초까지 셔터 속도를 조절하며 광학 뷰파인더를 갖고 있다. 이 카메라는 200MB의 하드디스크와 배터리, 제어장치, 흑백 디스플레이 등을 갖춘 외장형 장비와 함께 써야 하지만 무게가 무려 25kg이나 나가고 값이 3만 달러가 넘어 일반인들이 구입하기에는 무리라는 평가다.
순수한 디지털의 관점이 아니라면
디지털 카메라의 핵심이 되는 CCD는 이미 1970년대에 페어차일드 이미지와 같은 카메라 전문 기업에서 개발을 끝냈다. CCD의 역할은 물체가 반사된 빛을 분해해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것으로 CCD를 이용해 처음 이미지를 저장한 카메라는 1981년에 발표된 소니의 마비카다. 하지만 이 카메라가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로 확실하게 도장을 찍지 못한 것은 아날로그로 저장한 탓이다. 쉽게 말해 CCD를 통해 디지털로 바뀐 이미지가 저장이 될 때 마그네틱 비디오 테이프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저장하고 이것을 보려면 다시 디지털로 변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마비카는 마그네틱(MAgnetic), 비디오(VIdeo), 카메라(CAmera)의 합성어이며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이름이며, 언론 등에서 극히 일부만 이용했다. 이후 마비카는 1989년에 프로 포토그래퍼를 위한 마비카 5000을 발표했다.
참고로 소니 마비카 이후 CCD 카메라는 캐논, 산요, 코닥 등 매우 많은 카메라 업체에서 만들었으며 대부분 플로피 디스켓에 저장했다. 삼성도 300K MOS 센서를 장착, 50장의 이미지를 저장할 수 있는 SNAC을 1990년에 발표했다.
아이팟과 맥북으로 얼리어뎁터는 물론 대중적인 인기도 독차지하고 있는 애플사의 과거를 돌아보면, 자사의 이름을 걸고 만들었던 애플이라는 컴퓨터가 있었습니다. 80년대와 90년대 초반 대..
애드립이나 사운드 블래스터는 당시 정말 놀라운 기기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거 꼽고 나서 게임 사운드가 너무 좋아지는 걸 들으며 좋아라 했던 게 정말 얼마전 일인거 같은데…벌써 2008년. 하지만 아직 개인자가용이 하늘을 날고 있지는 않군요. ㅋㅋ 애플컴퓨터 역사 관련 기사 번역한 포스트 트랙백 걸고 갑니다. ^^
그러게요. 개인 자동차가 하늘을 날아야 하는데 말이죠. ^^
저도 예전에 PC라운드의 애들립 호환품을 쓰면서 색다른 소리에 감동받았는데, 사블 이후에 강해진 게임의 효과음 덕분에 즐거움이 배가 되었죠. 글 읽고 트랙백 걸겠습니다~
80486SX의 비리를 들으면서 참 많은 걸 깨달았죠. -_-
ㅋㅋ 비리 좀 밝혀주세요~
참 오랜만의 역사신문이군효. ㅋㅋㅋ
그러게요. 오랜만에 올렸네요. ^^
저 플로피 디스켓 들어가는 디카를 보고 놀랬던 기억이 나네요.
디카 역사를 살펴보다가 충격 먹었던 적이었죠..ㅋㅋ”
뭐, 그보다 앞에 있는 디카를 보곤 더 놀라웠지만요..
기술의 발전은 정말 놀랍습니다.. 🙂
지금은 평범해 보이는 기술도 저 당시와 비교해보면 놀라울 수밖에 없지요. 그런 재미에 사는 것이라는~ ^^
저 마비카의 컨셉은 CD가 정착된 이후에도 한동안 이어지지 않았나요?
얼마 전까지도 CD를 품은 뚱뚱한 디카를 DC인사이드 리뷰란에서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뭐 요즘엔 CF(SD)카드가 DVD보다도 용량이 많아진 상황이라 이제는 더이상 볼 수 없는 컨셉이지만요…
혹시 하드를 품은 PMP도 한 10년쯤 지나면 비슷한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겠네요…(이미 제 PMP는 벽돌…)
한동안까지는 아니고 그 뒤로도 나오기는 한 모양이더군요. 다만 대중적인 이미지를 남기지는 못한 듯 싶고요.
그나저나 10년 후에는 하드디스크를 품은 PMP만 벽돌 취급받는 게 아니라 PMP 자체가 벽돌 취급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Thank you for very muc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