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프린터 열전 3. 소니 DPP-FP55와 FP-35

지난 번 엡손(포토프린터 열전 1. 엡손 픽처메이트 PM-210과 P-100), 캐논(포토프린터 열전 2. 캐논 CP-730과 CP-720)에 이어 이번에는 소니 포토프린터를 소개합니다.

거의 모든 제품을 다 만드는 소니라도 잉크젯이나 레이저 프린터는 쉽게 도전하지 못할 벽입니다. 오랜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프린터를 만들지 못하는 건 아닙니다. 그 대신에 선택할 수 있는 염료 승화 방식이 있어서지요. 염료 승화는 헤드나 필름 등 부품화가 잘 이뤄져 있는 덕분에 어느 업체라도 부품을 사다가 조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지 품질을 높이는 기술은 업체가 직접 짜 넣어야 합니다.

이 방식으로 소니는 꽤 오랫동안 많은 프린터를 만들어 온 경험이 있지요. 지난 해에도 고급형과 저가형으로 제품의 색채가 뚜렷한 픽처스테이션 DPP-FP55와 DPP-FP35를 선보였는데 두 프린터의 특징이 뚜렷합니다. 하나는 완전한 저가형, 다른 하나는 완전한 고가 제품이라는 것이죠. 사진 품질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만, 프린터에서 할 수 있는 기능을 얼마나 실었느냐의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니 포토 프린터 사진을 기본 옵션으로 뽑으면 좀 밝습니다. 약간 붉은 기운도 돌고요. 흰색 배경을 두고 찍었을 때 배경 디테일을 잘 살리지 못합니다. 밝은 사진을 뽑기 때문에 이미지가 밝을 때는 쥐약인데, 어두운 사진을 뽑을 때는 반대의 효과가 나와 오히려 괜찮게 보이더군요. 하지만 DPP-FP55는 16단계로 컬러와 밝기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어느 정도 색을 맞춰 뽑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값싼 FP-35는 마땅한 대책이 없네요. 다음 제품에서는 밝기 조절에 대한 균형감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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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DPP-F35와 55는 똑같은 포토팩(SVM-F120P)을 넣을 수 있다. 이 포토팩은 120장의 포토 용지와 리본 카트리지가 들어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4만6천 원 안팎에 살 수 있고, 1장당 출력비는 379원이다.

 


소니 픽처스테이션 DPP-F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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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방식 염료 승화 인화 해상도 300dpi 1장 인쇄 시간 63초 연결 USB 1.1/2.0 용지 크기 4×6인치 용지함 용량 20장 용지 탭 있음 화면 2.0인치 TFT LCD 메모리카드 슬롯 SD, 메모리 스틱(듀오) 크기 175x60x137mm 무게 1.1kg(용지함 제외) 19만9천 원(정식 판매가) 문의 소니코리아 080-777-2000 www.sonystyle.co.kr


픽처스테이션 DPP-FP55는 소니 고급형 염료 승화 프린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종전보다 크기는 더 작아졌지만 그에 뒤지지 않는 재주를 잔뜩 채운 포토 프린터라는 소리다. DPP-FP55는 소형 포토 프린터의 보편적인 옵션들을 모두 갖고 있다. LCD 화면과 메모리 카드 리더, 그리고 보정 옵션까지 없는 게 없다. 물론 값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실망할 정도는 아니다.

크기는 도시락 통보다는 조금 더 크다. 반들거리지 않으면서 은은한 진주색 윗면과 은색 벨트라인 안에 넣은 버튼 디자인은 돋보이지는 않아도 질리지는 않는다. 튀는 디자인으로 이름난 소니치고는 무난하게 보인다. 디자인보다 편하게 조작하도록 LCD와 버튼 위치를 고려한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LCD 화면 각도는 조절할 수 없지만, 가장 잘 보이는 각도로 미리 기울여 놓았다. 바로 그 앞에 메뉴 버튼과 방향 버튼, 프린트 버튼 등을 나란히 둔 때문에 화면을 보면서 곧바로 옵션을 바꿀 수 있어 편하다.

LCD 화질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어떤 사진인가를 알아보는 데 어려움이 없고 옵션 설정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저 LCD 모니터처럼 세세하게 표시할 만큼 픽셀이 곱지 않을 뿐이다. LCD 시야각은 썩 좋지 않고 각도를 조절할 수 없어서 이용자가 몸을 기울여 LCD를 봐야 한다.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저절로 이용법을 알려주는 스크린 세이버가 작동한다. 스크린 세이버의 데모 내용은 일본어로 표시되어 아쉽다.


간단한 편집과 인쇄 옵션 알차
메뉴는 한글로 나와 다루기 편하다. 프린터 안에서 간단한 편집도 할 수 있다. 일단 사진이 들어 있는 메모리 스틱을 꽂으면 곧바로 몇 장이 들어 있는지 파악하고 첫 장부터 순서대로 화면에 띄운다. 큰 이미지를 읽는 속도는 빠르다. 미리보기 형식이 아닌, 거의 전체 이미지를 띄우는 것이어서 한 번 읽고 난 뒤 확대와 축소가 재빠르다. 편집 메뉴에 들어가 사진을 회전하거나 밝기와 색조, 채도, 선명도 등을 ±16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그 어떤 포토 프린터보다도 세밀하게 결과를 바꿀 수 있어서 잘만 다룬다면 더 나은 사진을 뽑게 해준다. 또한 팝터 옵션은 어안 효과나 페인트, 흑백, 세피아 같은 신기한 형태나 색다른 사진을 출력하도록 해준다.

이것이 인쇄 옵션의 다는 아니다. 편집 이외에도 크리에이티브 프린트를 쓰면 사진 1장에 여러 장의 작은 이미지들을 작게 뽑거나 시중에서 2~3천원을 줘야 뽑는 명함판 사진이나 여권 사진을 단돈 몇백원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한 달력 모드에서는 이용자가 찍은 한두 장의 사진을 넣은 달력을 바로 인쇄한다. 이를 이용해 달력을 뽑아 다른 이에게 선물로 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옵션을 전혀 주지 않고 사진을 뽑아보면 약간 붉은 쪽으로 기운 듯 보인다. 그렇다고 아주 따뜻한 느낌은 아니고 약간 간섭받는 정도다. 원본과 비교해보면 대체로 표현은 충실했고, 색의 치우침이 없이 균일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너무 밝기 때문에 흰색의 경계를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하기도 한다. 또한 선명도를 높이지 않고 원본 상태로 뽑으면 약간 무디게 나온다. 인쇄 시간은 1분 4초다. 메모리카드를 읽는 시간이 긴 다른 프린터와 다르게 이미지를 읽는 것과 동시에 인쇄를 한다. 메모리 인쇄에서 SD와 메모리 스틱만 알아챈다는 게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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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은 45도로 기울어져 있어 조금 떨어져서 봐야 잘 보인다. 화면 바로 아래에 방향, 선택 버튼이 있어서 다루기 편하다.


소니 픽처스테이션 DPP-F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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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방식 염료 승화 인화 해상도 300dpi 1장 인쇄 시간 77초 연결 USB 1.1/2.0 용지 크기 4×6인치 용지함 용량 20장 용지 탭 있음 화면 없음 메모리카드 슬롯 없음 크기 175x60x137mm 무게 1kg(용지함 제외) 9만9천 원(정식 판매가) 문의 소니코리아 080-777-2000 www.sonystyle.co.kr

DPP-FP55가 재주를 꽉꽉 눌러 담은 포토 프린터라면 DPP-FP35는 정 반대다. 재주를 몽땅 빼 값을 가볍게 만든 포토 프린터여서다. 사진 품질을 바꾸는 인쇄 옵션도 없고 액정 패널 같은 부품도 다 뺐다. 그 때문인지 DPP-FP35만큼은 소니 제품 가운데 유별나게 싼 제품 목록에 들어가 있다. 사진만 잘 뽑으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단지 디지털 카메라와 USB 케이블을 준비하거나 PC에 연결해서 써야만 한다.

DPP-FP35는 10만원이 채 안된다. 삼성 포토 S SPP-2020 다음으로 싼 염료 승화 프린터다. 하긴 LCD나 메모리 카드 리더 같은 특별한 부품도 없고 유달리 모양을 낸 것도 아니니까 비싸다면 오히려 이해가 안 될 것이다. 크기와 색깔은 DPP-FP55와 거의 비슷하지만 위쪽이 평평하고 부품이 적어서 좀더 가볍다. 모서리를 둥글게 깍은 진주색의 직사각형 몸통, 픽처스테이션이라는 로고가 새겨진 벨트 라인만 눈에 띌 뿐이다. 단자라고는 픽트브릿지에 쓸 단자와 PC에 연결할 USB 단자 1개씩만 있다.

사진을 뽑으려면 방법은 두 가지다. PC에 연결하든지, 디카에 바로 꽂던지 말이다. 일단 PC에서 쓰려면 USB로 연결한 다음 드라이버를 깔아야만 한다. 프린터가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그 할일을 PC에 맡긴 것이다. 사진을 관리하는 픽처 모션 이미지 브라우저는 사진 정보를 보여줄 뿐 아니라 슬라이드 재생도 한다.

브라우저로 저장된 것들을 불러온 뒤 뽑으려는 사진을 골라 프린트를 누르면 옵션이 뜬다. 비록 단순한 프린터이기는 하지만 옵션에서 바꿔줄 것은 좀 있다. 색 재현 화질을 바꿔주면 사진과 맞는 색을 찾아서 인쇄한다. 오토 파인 프린트 3이나 ICM을 선택해서 뽑으면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뽑는다. 특정 색을 강조하거나 약하게 할 때에도 아래 프린트 설정에서 막대를 옮겨주면 된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이런 옵션을 매만지고 나면 사진을 뽑기 전까지는 그 이후를 미리 볼 수 있는 프리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쇄된 사진 품질은 인화 사진만큼은 된다. 슈퍼 코트 2 코팅을 입혀 어지간한 긁힘이나 습기에도 잘 견디지만, 역시 반들거림은 덜 느껴진다. 옵션을 모두 끈 채 뽑은 사진 색감은 약간 차갑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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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P-FP55와 달리 FP-35는 전원 버튼 이외에 옵션 선택 버튼이 단 하나도 없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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