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대부분은 프라다폰이라고 하면 그 스타일을 떠올리기 마련입니다. 재주는 뒷전인 게지요. 때문에 누군가가 ‘프라다폰의 부가 기능 중에 마음에 드는 세 가지만 꼽는다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어떤 게 좋다고 답해야 할지 좀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전화만 잘 되면 그만인 이들에게는 프라다폰의 재주를 꼭 알 필요도 없고 몰라도 상관은 없을테지만, ‘뽀대’만 나는 휴대폰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그다지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통화 품질이나 필기 인식 같은 기본 기능을 빼고 그 안에 담긴 수많은 부가 기능을 빙 둘러보면, 참 많기는 압니다. 휴대 전화로서 가져야 할 당연한 기능도 있지만, 그 이상인 것들도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세 가지만 고르려니 쉽지 않더군요. 눈에 띄는 기능도 많고 재밌는 것도 많은 탓에 결국 마음에 드는 재주란 게 자주 쓰는 기능이나 독특하게 느껴지는 기능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저런 질문이 주어졌을 때 전 DMB와 전자사전, 뮤비 스튜디오라는 세 가지 재주를 꼽고 싶습니다. 제가 뽑은 이유를 하나씩 설명하도록 하죠.
DMB
매달 10일 전까지는 지하철로 출퇴근을 합니다. 국철과 지하철을 번갈아타면서 출퇴근을 하는 데 지하철에서 보내는 시간만 거의 1시간 정도 됩니다. 참 지루하죠. 번갈아가면서 때문에 MP3 플레이어나 PMP, PSP 같은 장치를 들고 출근했는데, 얼마 전에 PMP를 떨어뜨려서 박살이 났습니다. ㅜ.ㅜ 정말 눈물 나더군요. 수리를 하자니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아 포기하고 프라다폰의 DMB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DMB는 꽤 만족스러운 재주라고 말할만 합니다. 시야각 문제에서 자유로운 LCD 덕분에 영상이 왜곡되지 않아 보기에는 편합니다. LCD가 밝지 않은 탓에 밝은 곳에서는 ‘쥐약’입니다만, 거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보니 그런 불편은 거의 느끼기 어렵더군요. 녹화나 캡처도 되고 타임 머신 기능으로 영상을 잠시 멈췄다가 볼 수 있는 점도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죠. 전화를 받을 때 저절로 타임머신이 작동하거나 이 기능을 켤 수 있는 옵션이 없다는 건데, DMB를 보면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는 기능을 봐서는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더군요. 이런 점을 보강해 줬으면 좋을 듯 합니다.
전자사전
제법 쓸만합니다. 필요한 영단어를 찾는 데 큰 불편은 없더군요. 음성으로 영단어의 발음을 들을 수 있는데 원어민 발음은 아니어서 그리 신통치는 않은 듯 하네요. 흔한 상황에서 쓸 수 있는 회화용 영어도 들어 있고 분야별 사전도 있는 건 눈에 띄지만, 단어 찾기만큼 쓸모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자 사전이라고 해도 결국 단어 찾기가 쓸모 있다는 결론일 듯 싶네요. ^^;
뮤비 스튜디오
샤인 같은 다른 휴대폰에도 있는 기능으로 아는데, 의외로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는 기능입니다. 뮤비 스튜디오는 프라다폰으로 찍어서 저장한 사진을 뮤직비디오처럼 동영상으로 만들어 저장하는 기능입니다. 사진을 여러 장 모아서 동영상을 편집해야 할 때 굳이 PC로 옮길 필요 없이 동영상에 넣을 사진을 고르고 스타일을 지정하기만 하면 트랜지션과 배경음이 저절로 적용되어 멋진 동영상이 만들어집니다. 동영상 크기는 320×240이고요. 스타일에 따라서 넣을 수 있는 사진의 장수가 다른데 최대 30장의 사진을 넣은 동영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진의 앞뒤 순서를 바꿀 수도 있고 저장하기 전에 미리보기로 어떤 동영상이 만들어지는 지 미리 볼 수 있는데, 스타일이 5개 뿐이라 좀 아쉽네요.
기능이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전 개인적으로
1. 터치패드 진동 – 일종의 촉각 아이덴티티라고 해야할까요? 터치패드를 누를 때마다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이 참 기분 좋습니다. 예전 스타택 폴더 딸깍 소리에 필적할 만큼 맘에 들더군요.
2. 강력한 밧데리 – DMB 시청을 자제할 경우, 통화 대기 시간이 거의 4일을 가더군요! 이전에 쓰던 폰이
RAZR였는데 워낙 이 녀석이 조루라서 프라다폰에게 아주 만족하는 부분이죠.
3. 바탕화면 자유도 – 대기화면을 거의 제 마음대로(시계나 메모 위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있고, 심지어
없애는 것도 마음대로라니, 아주 고맙더군요) 컨트롤할 수 있다는게 아주 마음에 들더라구요.
쓰고나니 ‘부가기능’이라고 부르긴 뭣하죠?
여튼 프라다폰은 초기 세간의 폭발적인 관심과 쌔끈한 디자인, 명품패션 브랜드와 터치패드폰 최초의 collaboration이라는 이슈들에 비해 마케팅이 좀 덜 세련되거나 약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하하.. 프라다폰 쓰면서 이점이 좋다라고 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엇.. 저도 같은 주제로 한번 써볼까요? ^^
개인적으로 프라다폰에 대한 이미지를 너무 무겁게 가져간 게 실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한 아이폰의 라이벌이라는 이미지가 초반부에 형성된 것 역시 안타깝습니다. 둘은 결코 비교가 될 수 없는 다른 컨셉의 제품이지만, 이미 많은 이들은 둘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보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저는말이죠…
KT가 실어효.
약정때문에;;;
이 녀석은 SKT와 LGT용이랍니다. -.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