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셀블라드. 친숙한 브랜드는 아니다. 하지만 알만한 사람은 안다. 1971년 아폴로 15호와 함께 달에 다녀온 몸 값 비싼 중형 카메라 브랜드라는 것을… 때문에 핫셀블라드는 그 이름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다. 몇몇 카메라 제조사와 협업 모델을 내며 이름을 공유했지만, 그 이름을 덧칠한 것만으로 그 카메라의 몸값은 부쩍 뛰었다.
그렇게 고고했던 핫셀블라드가 모바일과 만나는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모토로라가 만든 모토 Z 스마트폰을 위한 카메라 모듈에 핫셀블라드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모토로라는 모토 Z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카메라 뒤면에 쉽게 탈착할 수 있는 모듈형 시스템을 채택했는데, 핫셀블라드는 이 스마트폰을 위한 카메라 모듈인 ‘핫셀블라드 트루 줌'(hasselblad true zoom)을 IFA 2016에서 발표하고 레노버 부스에서 곧바로 체험할 수 있다.
이미지 센서와 렌즈, 그리고 셔터 릴리즈 등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핫셀블라드 트루 줌은 그 자체만으로 카메라는 아니다. 앞서 말한 대로 모듈일 뿐이기에 다른 제품과 결합해야만 작동한다. 다른 제품이라고 해봐야 레노버의 모토 Z 드로이드 시리즈만 된다. 모토 Z 드로이드와 모토 Z 포스 드로이드, 모토 Z 플레이 드로이드 등 3가지다. 이 세 가지 스마트폰 중 하나를 만나야 핫셀블라드 트루 줌은 비로소 카메라가 된다.
탈착은 쉽다. 스마트폰 뒷면에 카메라 모듈을 대면 자석이 둘을 끌어당겨 한몸이 되고 그 순간 핫셀블라드 이름이 적힌 카메라로 작동한다. 핫셀블라드 트루 줌은 일반 컴팩트 카메라와 쓰는 법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전원을 켜고 셔터를 살짝 눌러 초점을 잡고 꾹 눌러 이미지로 저장한다. 줌 레버를 당기거나 밀니 렌즈를 앞뒤로 조정하며 화각을 조정한다. 줌은 최대 10배까지, 디지털 줌이 아닌 광학 줌이다. 손떨림 보정도 있고, 5cm 마크로 촬영도 된다. 스마트폰과 별대로 1,200만 화소 1/2.3인치 이미지 센서를 따로 담았다.
사진 촬영에 필요한 핵심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스마트폰에 의존한다. 배터리, 메모리, GPS는 스마트폰에 있는 것을 공유한다. 하지만 핫셀블라드 트루 줌을 꽂는 순간 모토 Z 스마트폰의 카메라 기능이 핫셀블라드 모드로 바뀐다. 숨겨진 전용 모드가 핫셀블라드 트루 줌을 꽂는 순간 살아나는 것이다. 핫셀블라드 촬영 모드는 이 카메라를 이용한 노출 값을 세세하게 제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로우 이미지로도 저장하는 옵션을 고를 수 있다. 로우 이미지는 핫셀블라드의 포커스(Phocus) 프로그램에서 편집할 수 있다.
핫셀블라드의 예상가는 250달러.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는 핫셀블라드 제품은 드물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듈을 쓸 수 있는 모토 Z 드로이드의 판매가는 624달러 거의 70만 원에 이른다는 건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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