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보이스 리코더로 써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는 것 말고 요즘 나오는 거의 모든 휴대폰에 담겨진 공통된 기능 한 가지가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재주일 겁니다. 통화 중 녹음 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녹음할 수 있는 기능이지요.


사실 일상에서 보이스 리코더를 많이 쓰는 일은 없습니다. 기자처럼 어떤 기록을 남겨야 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은 보이스 리코더가 필수겠지만, 어지간한 업무에서 보이스 리코더의 활용도는 거의 떨어집니다. 그래도 꼭 필요한 순간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인터뷰를 하거나 회의를 할 때 캠코더 대신 음성만 기록할 수 있는 장치가 있으면 싶을 때가 있지요. 이럴 때 값비싼 보이스 리코더를 따로 사느니 잠시 휴대폰의 재주를 빌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입니다.


휴대폰을 이용한 보이스 리코더는 말소리를 녹음하는 데 천부적인 자질을 갖춘 전문 보이스 리코더에 비교할 바는 되지 못합니다만, 임시용으로 쓰는 정도로 적당합니다. 소음이 많은 곳에서 원하는 목소리를 잡아내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작은 테이블에 가까이 앉은 사람끼리 나누는 말 소리 정도는 무난하게 녹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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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2는 바탕 화면에 내려 놓은 위젯에서 바로 실행된다.
보이스 리코더 작동 방법은 휴대폰마다 다릅니다. 보통 녹음 버튼을 누르면 될 때도 있고, 터치 휴대폰에서는 메뉴에서 바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햅틱2와 같은 휴대폰은 바탕 화면에 꺼내 놓은 음성 메모 위젯을 누르면 되므로 보이스 리코딩을 좀더 쉽게 실행할 수 있습니다. 다루기도 쉽고요. 보이스 리코딩 기능을 할 때의 버튼이란 게 그리 많지는 않답니다. 그래봤자 녹음과 재생, 앞뒤 탐색용 막대 정도가 전부일 뿐입니다. 녹음된 파일을 앞뒤 탐색할 때 터치로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지점을 고를 수 있는 점은 편하더군요.


휴대폰을 보이스 리코더로 쓸 때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습니다. 보이스 리코더로 작동하는 동안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하는데 이때 보이스 리코딩 기능이 정지됩니다. 알아서 녹음을 멈춘다는 이야기지요. 중요한 순간을 녹음하고 있던 것이라면 매우 난감한 상황일 것입니다. 이 때는 ‘비행기 모드’로 바꿔 착신이 되지 않도록 설정을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비행기 모드로 바꾸면 모든 통화는 물론 네트워크 연결이 차단되므로 녹음을 중단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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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를 선택하면 이전에 남겨 놓은 여러 메모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휴대폰 리코더는 여러 제약이 따릅니다. 햅틱2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1회 당 녹음 시간이 채 24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왜 24분 이상 녹음 없도록 제한을 걸었는지 잘 모르겠네요. 특히 햅틱2의 저장 공간이 충분해 24분이라는 시간 제한을 둘 필요가 없을 텐데 말입니다. 실제로 햅틱2로 녹음을 하면서 어떤 분들과 인터뷰를 했는데, 제한 시간에 걸려 녹음이 중단될까봐 자주 휴대폰을 들여다봐야 했습니다. 파일 길이로 인해 시간 제한을 걸어둔 것이라면 이 제약을 풀던지, 연속된 파일을 생성해 계속 녹음할 수 있도록 기능 보완을 검토 바랍니다.


더불어 애니콜 휴대폰에서 녹음된 음성 메모는 원래 PC 매니저의 전자 다이어리 기능을 이용해 PC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음성 메모 뿐만 아니라 일정이나 그밖의 메모장 등도 모두 옮길 수 있는데요. 하지만 햅틱2의 음성 메모만 PC로 옮길 수가 없습니다. 이것은 일부러 막은 게 아니라 PC 매니저의 버그로 보입니다. 통화 중 녹음 파일만 사생활 보호를 위해 PC로 옮길 수 없도록 처리되기는 했는데, 햅틱2에서는 일반 음성 메모와 통화 중 녹음 파일을 제대로 분리해 적용하지 못한 듯 하더군요. 역시 개선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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햅틱2를 연결한 뒤 전자 다이어리의 음성 메모 항목을 띄우면 오른쪽에 나타나야 할 음성 메모들이 뜨지 않는다.
그 밖에도 몇 가지 문제가 더 있습니다. 이를 테면 MP3로 저장하지 않고 독자 포맷으로 저장하므로 전용 플레이어가 아니면 들을 수 없는 점도 단점입니다. 녹음된 파일은 되도록 이어폰으로 듣는 게 낫습니다. 스피커로는 여러 소리가 섞여 음성을 정확하게 잡아 내가가 어렵더군요. 또한 음량의 차이도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기능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잠시 쓰기에는 괜찮은 기능입니다. 다만 끝이 없는 게 사람 욕심이다보니 좀더 나은 기능을 바랄 수밖에 없겠지요. 좀더 좋은 음질과 긴 녹음 시간, 편리한 관리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해결된다면 햅틱2의 녹음 기능도 간간히 써먹을 만한 기능일 듯 싶습니다.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1 Comments

  1. 키마이라
    2008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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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성녹음 한 파일을 mms로 첨부해서 보내면 받는 사람이 안열리나요?
    전에 어떤 분이 그렇게 보내는 것도 괜찮다고 한 것을 본 기억이 있어서…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앗. 그게 되나요? 흠. 저는 안해본 일인데… 그나저나 녹음된 소리를 선택할 수가 없더군요.

  2. 2008년 11월 12일
    Reply

    원노트 모바일에서 녹음기능을 가끔 쓰는데… 이게 진동모드로 되어 있으면 .. 아예 녹음을 하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지난번에.. 운전하다가 정말 멋진 아이디어가 떠 올라서 한참을 녹음하며 떠들어 댔는데. . . 아무 소리도 녹음되지 않고, 아이디어도 잊어버렸다는 . . . . . . ( 진짜에요 ㅜㅜ .. )

    핸드폰으로 음성 메모나 녹음 하는 거. 습관화 되면 꽤나 유용하겠더라구요 ^^

    • 칫솔
      2008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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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런… 중요한 생각을 남기려고 한 게 그냥 바닥에 쏟아버리고 만 꼴이 되었군요. ^^ 짧은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것이라.. 그런 용도라면 짧은 시간이라도 상관은 없겠네요.

    • 2008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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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럭.. 방금 .. 사내 방송을 보는데. .. . .
      낯익은 블로그가 등장하는군요 ㅎㅎㅎㅎ

    • 칫솔
      2008년 11월 14일
      Reply

      ㅋ.. 한 5초 나왔나요? ^^

  3. 2008년 11월 12일
    Reply

    정말 휴대폰은 항상 들고 다니니 보이스레코더 기능이 긴급상황에서 요긴하게 쓰일것 같네. 범행을 자백 받는 다던지… 내기할때 증거용으로… 흠흠.
    조지아텍 예전 과제중에 최근 얼마간의 주변 사운드를 언제나 버퍼링하고 있어서 필요할때 재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억력 보조용 휴대폰을 제안했었는데 그런짓 하려면 아무래도 배터리가 문제겠지?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글치.. 한마디로 빼도박도 못하게 만드는 무기가 될 수도 있겠고. 사실 통화 대기 상태에 안두고 비행기 모드 두면 배터리가 더 오래 가잖아. 녹음 기능을 쓸 때 비행기 모드로 자동설정하게 만들면 배터리 소모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

  4. 2008년 11월 12일
    Reply

    큭큭큭 핸드폰 보이스 레코딩은 내기할떄 증거용이죠 ㅋㅋㅋㅋ
    내기해서 동의함 동의함 막 이런거 녹음해놓고 돈받으려고 ㅋㅋㅋ^^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헉.. 설마.. 경험하신 건 아니시죠..? ^^;

    • 2008년 11월 13일
      Reply

      경험했죠 ㅋㅋㅋ

      그 용도로만 썼으니~^^

  5. 2008년 11월 12일
    Reply

    “좀더 좋은 음질과 긴 녹음 시간, 편리한 관리라는 세 가지 요소가 해결된다면 햅틱2의 녹음 기능도 간간히 써먹을 만한 기능…”
    아낙 내 옛날 에버폰은 스톱워치랑 보이스 레코더가 안됬는데..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분노의 에버폰 말씀이시군요. ^^

  6. 2008년 11월 13일
    Reply

    PC매니저는 정말 한번 대폭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 칫솔
      2008년 11월 13일
      Reply

      그러게요. 가을 쯤 업그레이드 한다더니 감감 무소식이라는…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아는 늑돌이님 맞으시죠? ^^)

  7. 키마이라
    2008년 11월 13일
    Reply

    아르고에도 음성메모 기능이 있기는 한데 여기다 녹음한것이 mms로 발송이 되지는 않네요…
    일반메모/그림메모는 mms 발송이 되는데 음성메모만 특별대우(?)인듯…
    그냥 mms 보낼때는 음성녹음 기능이 따로 돼 있긴한데.. 그냥 첨부도 되면 좋았을 것을…

    • 칫솔
      2008년 11월 14일
      Reply

      아마도 사생활 노출의 위험 때문일 수도 있을 거에요. 저와 키마이라님이 하던 대화를 다른 사람 휴대폰에서도 들을 수도 있는 것은 문제가 될 수도 있거든요. ^^

  8. 2008년 11월 13일
    Reply

    저걸 이용한 음성 메시징도 참 활성화시키고픈 시장인데 비슷한 생각을 하는분이 별로 없는지 잘 안되네요 ^^

    • 칫솔
      2008년 11월 14일
      Reply

      흐흐 소리샘이 있잖아요~ ^^

  9. 그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전화를 하자니 쑥스럽고… 문자를 보내자니 마음이 안전해집니다 ‘미안했어… ‘ 라고 말해주고 싶은데.. 휴대폰으로 어떤 메시지들 보내세요? 문자메시지가 90% 이상… 최근엔 사진을 포함한 메시지, MMS 라고 하죠? 조금씩 쓰기 시작합니다 이통사도 그렇고 제조사도 그렇고 SMS 가 포화되다보니 그런 이미지를 첨부하거나 길게 쓰는 MMS 를 많이 마케팅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잘 듣지 못하는 말..

  10. 2008년 11월 27일
    Reply

    음성녹음을 이용하여서..전 좋은 건수를 잡았죠.
    내연녀와 불륜중이던 남편이 섹스를 했다는 이야기를 해 준거죠.
    그거 전부다 녹음해서..변호사 사무실에 넘기기로 했었죠.. 하하.

    근데.. 씁쓸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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