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피 잡은 개성파 스마트폰, 블랙베리 9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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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Research In Motion)의 최근 분위기는 ‘노키아와 더불어 몰락하는 스마트폰 제국 중 하나’로 정리됩니다. 매 분기마다 뚝뚝 떨어지는 점유율, 판매량, 순이익을 볼 때마다 죽음의 사신이 휘두르는 시퍼런 칼에 RIM이 두동강 날 것만 같은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머지 않아 생사를 넘나들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 기업이 RIM의 현재인 것이지요.


플레이북이라는 스마트 패드를 내놓기 전이나 지금이나 RIM의 대표 주자는 다름 아닌 블랙베리(Blackberry). 블랙베리는 지금 안드로이드나 iOS 스마트폰이 대세로 나서기에 앞서 한동안 모든 스마트폰의 대명사처럼 꼽혔지만, 지금은 그저 쿼티 키보드를 가진 스마트폰 정도로 인식되는 게 사실입니다. 그나마 쿼티 키패드라도 있었으니 다행이지 그것 마저 없었다면 아마 더 관심 밖의 스마트폰이 되었겠지요. 물론 블랙베리는 그 하드웨어보다 그 하드웨어를 쓰기 위한 BIS나 BES 같은 환경이 더 중요한 스마트폰이지만, 일반 이용자들에게 스마트폰 이외의 것은 복잡하고 귀찮을 뿐입니다.


RIM의 위기감이 피부로 느껴지는 근본적 이유는 블랙베리의 경쟁력이 약해진 탓입니다.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쓰다보면 솔직히 불편하고 답답한 게 한둘이 아니었죠. BIS 요금제의 이해 부족은 둘째 치고, 쿼티 키보드만 믿고 하드웨어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게을리했던 것은 분명합니다. 느린 프로세서, 부족한 램과 저장 공간, 직관적이지 못한 조작성 등 매번 출시했던 블랙베리는 발전이 없는 하드웨어만 갖고 매번 쿼티 키보드를 이용하는 메시징 기반의 소통에 강하다는 것만 강조하고 또 강조했습니다. 이용자들은 변하고 있는데, 블랙베리는 조금도 변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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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 9800
그러다 약간의 변화를 느낀 것이 블랙베리 9800 토치였습니다. 큰 화면에 터치 스크린을 얹은 첫 블랙베리였죠. 물론 블랙베리의 상징인 쿼티 키보드도 달았습니다. 조작성은 상당히 좋아져 반가웠지요. 여전히 메시징이나 SNS를 즐기는 데 느리고 답답했지만, 그 변화는 반가웠습니다. 이용자에게 조금은 친숙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엿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키보드는 더 넓어지고 입력감이 좋아졌다
그런데 놀랄 만한 변화를 가진 블랙베리를 엊그제 블랙베리 블로거의 밤 행사에서 봤습니다. 블랙베리 9900이었지요. 블랙베리 9900은 예전의 블랙베리를 잊게 하는, 모든 것이 나아진 블랙베리였습니다. 더 빨라졌고, 여유로워졌으며 조작도 편해졌더군요. 하드웨어가 더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QNX 기반의 블랙베리 OS7을 얹어 전혀 다른 기분이 들었던 블랙베리였습니다. 1.2GHz의 퀄컴 프로세서와 768MB의 램을 써 처리 성능을 올렸고, 640×480의 2.8인치 터치스크린과 광학 패드를 함께 넣어 직관적인 조작성이 훨씬 좋아졌더군요. 덕분에 화면의 메뉴 이동이 정말 빨라졌습니다. 또한 키보드도 블랙베리 9000 시절의 넓은 키감을 살려 좀더 빠르고 정확하게 입력할 수 있었고요. 하드웨어가 강해지니 확실히 빠르고 쾌적한 느낌을 받았는데, 기존 블랙베리보다 40% 이상 속도가 빨라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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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게임도 부드럽게 진행된다
이처럼 빨라진 속도를 무기로 내세워 증강현실도 구현했더군요. 물론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다 되는 기능이라 자랑거리라 할 수 없지만, 처리 성능과 센서를 모두 갖춘 9900부터 이 기능을 쓸 수 있게 된 것은 그만큼 하드웨어 수준이 올라왔음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기대하지 않았던 3D 게임까지도 돌아갔는데, 블랙베리에서 얼마나 게임을 즐길지는 모르지만, 일단 3D 게임이 아주 부드럽게 돌아간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저 반가운 마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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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 9800과 블랙베리 9900
블랙베리가 쿼티 키보드 덕에 메시징이나 SNS에 강했다고는 해도 역시 하드웨어가 뒷받침되니 쿼티 키보드의 능력도 더욱 돋보이게 된 것 같습니다. 제 옆에 앉아 있던 RIM의 PR 매니저인 올리버가 “블랙베리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메시징을 하기 쉽게 만든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는데, 하드웨어가 좋아진 블랙베리 9900은 소통하기 더 쉬운 스마트폰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진작에 RIM이 이런 하드웨어를 내놨다면, 불합리한 BIS에도 불구하고 그 팬을 잃지는 않았을 텐데…


아무튼 고만고만한 터치 스마트폰 사이에서 유일한 개성을 가진 블랙베리로 다시 일어서야 하는 RIM의 가능성을 블랙베리 9900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경험한 흐믓한 저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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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9 Comments

  1. 2011년 10월 13일
    Reply

    개인적으로 사용해보고 싶은 폰이 ‘블랙베리’인데…
    체험기회도 없네요~ -_-;

    • 칫솔
      2011년 10월 22일
      Reply

      나도 이번에 만져 본 게 전부라는…

  2. 2011년 10월 13일
    Reply

    블랙베리 9900 정말 끌려요~ +_+

    • 칫솔
      2011년 10월 22일
      Reply

      확실히 잘 빠지긴 한 모양… ^^

  3. 2011년 10월 14일
    Reply

    블랙베리라고 하면 스테디라기 보다 유니크하다는 느낌이 강하죠. 운영체제와 단말을 한 업체가 직접 만든다는 점부터 다른 스마트폰들이 터치 스크린 하나로만 움직일때 쿼티 키패드에 터치 스크린을 겸한 형태로 자신들의 스타일을 지켜오고 있다는 점도 그렇고요. 그런 점 때문에 한번 블랙베리에 맘을 주고나면 쉽게 손을 떼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지만 반대로 새로 블랙베리에 진입하는 분들은 많지 않은 느낌인데요. 요즘도 가끔 지하철에서 만나곤하는 블랙베리를 블랙베리..

  4. 2011년 10월 14일
    Reply

    RIM의 블랙베리는 요즘은 좀 약해진 인상이 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쓰기 쉬운 쿼티 키패드와 철저한 보안과 빠른 이메일 전송을 무기로 북미는 물론, 유럽/동남아 일부 국가의 업무용 시장은 꽉 잡고 있죠. 그 블랙베리 시리즈가 요즘은 예전처럼 잘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특화 스마트폰만 만들던 RIM과는 달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으로 일반 사용자들을 적극 공략하여 시장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

  5. 2011년 10월 14일
    Reply

    지난 화요일 압구정 고릴라 인 더 키친에서 RIM(리서치모션)의 블랙베리 9900 블로거 간담회가 있어 잠시 다녀 왔습니다. RIM의 블랙베리 한국에서는 매니아들만 사용하는 쿼티 스마트폰 이라고 해야 할까요? 미국 여행 갔을때 참 많은 사람들이 이 블랙베리를 사용하는것을 봤는데 ‘오바마폰’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강력한 메세징 기능과 휴대하기 참 좋은 아담한 크기와 쿼티 키패드와 터치패널 화면의 조합으로 사용해 보면 의외로 재미는 있지만 처음..

  6. 2011년 10월 14일
    Reply

    제 생각엔 블랙베리 가격이 좀 내려가면 훨씬 잘팔릴거같…네요

    • 칫솔
      2011년 10월 22일
      Reply

      블랙베리 가격보다는 BIS가 더 문제 아닐까 싶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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