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기어의 UI에서 반드시 바꿨으면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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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갤럭시 기어에 대해서 몇 번 더 이야기하겠지만, 대체로 장점만 말하는 글을 보는 건 드물 것이다. 물론 갤럭시 기어는 앞서 나왔던 일련의 부정적 평가들만을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하는 몇 가지 중요한 변화도 담고 있지만, 그러한 변화에 대해선 언젠가 다룰 생각이긴 해도 지금은 갤럭시 기어가 바꾸거나 보강해야 할 요소들을 짚어보는 데 시간을 쓰려 한다.

갤럭시 기어를 조작하는 일은 그리 어렵진 않다. 간단한 몇 개의 제스처만 이해하면 어떤 앱이나 기능이라도 다룰 수는 있다. 스마트폰에서 홈화면을 다루듯이 메인 화면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쓸어서 밀면 각각의 기능이나 앱이 전환되고 큰 아이콘을 터치하면 앱 또는 기능이 실행된다. 모든 앱에서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는 것은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되고, 시계 화면만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릴 때 카메라가 실행된다. 물론 카메라 화면도 위에서 아래로 쓸어내리면 다시 시계 화면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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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어를 쓰다보면 이 UI에서 불편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부분이 있다. 불편한 점은 앞서 실행한 앱이나 기능을 다시 불러오는 게 어렵다는 점이고, 아쉬운 점은 거의 쓸모 없는 전화 숫자판(Dialpad)이 기본 UI에 가깝게 반영되어 있으며 앱이나 기능의 위치를 바꿀 수 없다는 점이다.

불편함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일단 아쉬운 점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숫자판은 시계에서 위로 쓸어 올리면 나타난다. 이 숫자판 UI는 변경할 수 없는데, 아마 통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기어를 쓰면서 숫자판의 필요성을 느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숫자판을 눌러서 전화를 걸어야 할 이유가 없어서다. 작은 화면의 숫자판을 누르는 게 썩 편한 것도 아닌데다 S보이스나 연락처를 통해서 연결을 시도하는 것이 충분해서다. 숫자판은 없애는 편이 오히려 나아보이는 데, 이에 대한 개선점은 뒤에 다시 설명한다.(급한 연락처는 차라리 연락처 항목에 넣어서 바로 찾을 수 있는 편이 더 빠를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더불어 앱이나 기능의 위치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 없는 것도 아쉽다. 시계 외에 좀더 자주 실행하는 앱과 기능을 조작하기 편한 위치에 넣고 빼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최근 기록, 연락처, 시계, 알림의 순서는 절대 바꿀 수 없으며, 기어 앱을 모은 앱스 메뉴도 무조건 맨 마지막 자리에 있어야 한다. 다만 S보이스와 미디어 컨트롤러, 환경설정, 만보계, 갤러리, 음성 메모는 위치를 기어 매니저에서 서로 바꿀 수 있지만, 앞서 나열한 것과 섞을 수 없다. 굳이 잘 쓰지 않는 앱과 기능-최근 기록 같은-을 강제로 메인 화면에 고정해 이를 고르도록 하는 것보다 좀더 자유도를 높이는 편이 기어의 사용성을 높이는 하나의 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불편은 이전에 실행했던 앱이나 기능을 더 빠르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어의 UI는 다루기 편하지만, 편집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보니 자주 실행하는 앱을 찾아 들어갈 때 꽤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전에 실행했던 앱을 좀더 빨리 찾으려면 기본 UI가 아니라 두 손가락을 화면에 대고 있을 때 뜨는데, 반응이 빠르지 않고 정확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복잡성으로 인한 불편을 줄여야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결국 앞서 실행했던 앱을 어떻게 불러올 것이냐가 관건인 셈이다. 여기에 대해 한가지 의견을 보태본다면 중심 홈 화면인 시계 화면에서 위로 쓸어올릴 때 나타나는 전화 숫자판을 없애고 이 자리에 앞서 실행한 앱을 보여주는 ‘앱 히스토리’ 목록을 띄우거나 위로 계속 쓸어 올릴 수록 이전에 실행했던 앱을 볼 수 있는 UI였다면 복잡하게 찾아들어가지 않고 좀더 빨리 앞서 실행한 앱이나 기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갤럭시 기어의 UI는 무난하지만, 이런 문제가 처음부터 드러나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갖고 쓰다보면 나타나는 문제여서 쉽게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갤럭시 기어는 이용 경험이 다른 이용자들마다 그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는 방법이 부족하고 자주 이용하는 앱에 대한 접근성이 취약하지만, 그렇다고 전혀 개선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물론 지금 지적한 문제를 빠른 시간에 고칠 수 있을 지 알 수 없고, 불편한 UI 때문에 갤럭시 기어를 전혀 쓸 수 없는 것은 아닌 터라 그런 대로 적응하면서 쓸지도 모른다. 하지만 좀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는 것이 조금 더 좋은 사용성을 바라는 기어 이용자들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글을 마친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7 Comments

  1. 2013년 10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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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화면에서의 UI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면 제품을 만들고 나서 많이 사용해 봐야 하는데 그런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것 같네요. 이런 부분들을 빨리 개선해서 업데이트를 해주고 다음 버전에서는 그런 점들을 최소화 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 칫솔
      2013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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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 덩어리는 다음 버전에서 고치고 일부라도 지금 버전에서 개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2. 2013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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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갤럭시 기어를 사용해 보지 못한 제 궁금증을 많이 풀어 주셨네요 ^^ 좁은 화면에서 어떻게 동작 시키는지 궁금했거든요. 물론 실제 사용하는 것이 제일 중요할텐데 아직은 기회가 없네요. 말씀 하신 것처럼 수평 외에 수직 방향으로도 좀 더 많은 기능성과 자유도를 부여 한다면 더 좋은 UI가 될 것 같네요.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칫솔
      2013년 10월 14일
      Reply

      네, UI 자체는 그리 나쁜 건 아니지만,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 개선해 나가겠지요. ^^

  3. 2013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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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번호는 이제 스마트폰에서도 안외우는데… 기어까지 끌고 가다니.. ㅡㅡ

    • 칫솔
      2013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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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급 전화를 위한 것이긴 하겠지만, 이것도 다른 방법으로 푸는 게 옳겠죠.

  4. 헤더
    2014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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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화번호판은… 단축번호정도를 위한거라고 생각해야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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