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2014/언팩] 노트의 정체성 찾아가는 갤럭시노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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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거의 모든 삼성 언팩 발표회를 찾아다니며 제품을 먼저 접하면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겨졌던 제품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여러 모로 안타까운 부분이다. 특히 갤럭시 노트 시리즈는 펜이라는 도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그 정체성에 의문부호를 달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다만 지난 해 베를린 언팩에서 본 갤럭시 노트3는 이제야 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올바른 길에 들어섰다는 느낌은 갖게 하는 데 모자람은 없었다. 다만 그 느낌을 배제하고 진짜 그 길을 제대로 걷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시간은 1년 뿐. 그리고 9월3일 베를린 언팩 2014에서 그것을 증명할 갤럭시 노트4를 발표했다

노트 시리즈의 정체성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펜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펜은 무엇인가를 쉽게 기록하는 상징성을 지닌 도구다. 비록 펜으로 쓰든 사진을 찍든 말로 남기든 간에 노트는 그것을 좀더 손쉽게 ‘노트’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노트 자체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또 다른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경쟁자일 뿐이라서다. 다행히 갤럭시 노트4가 기록을 위한 그 무엇으로 정체성을 찾으려 하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 놓여 있던 시제품에서 강하게 느낀 건 거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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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더 자연스러운 필기를 위해 필압을 2048 단계로 늘린 기술적 특징을 알아볼 여유가 없는 급박한 체험 상황에서 펜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 갤럭시 노트3에서 처음 적용된 에어커맨드의 S 파인더와 펜 윈도우를 제거하고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는 스마트 셀렉트는 확실히 화면을 캡처하고 이를 하나의 문서 형태로 스크랩북에 저장하는 습관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로 발전한 상태다. 또한 마우스 버튼을 누른 채로 특정 문장이나 여러 파일을 동시에 선택하는 관리적 기능을 강화했음은 물론이다. 더불어 더 이상 펜으로 조작할 때와 터치로 조작할 때 반응이 달라지는 것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 만큼 GUI의 움직임이 좋다.

하지만 의외로 놀라운 모습은 스냅노트에서 볼 수 있다. 스냅노트는 S노트용 사진 촬영 기능이지만 단순히 사진을 찍어 노트에 담는 것이 아니라 촬영한 사진의 그림과 글자를 인지해 그것을 객체로 변환시켜 노트에 담는다. 스캔 기능처럼 보이지만 이미지와 문자 인식이 동시에 이뤄지고 이용자는 나중에 불필요한 것을 펜으로 손쉽게 제거할 수 있다. 아마도 노트의 기능을 모두 잊더라도 이 기능만큼은 잊지 말것을 당부하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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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셀렉트는 이용자가 선택한 범위의 이미지를 차곡차곡 하나의 바구니 안에 담아 놓는다

펜과 사진의 기록 방법만 바꾼 것은 아니다. 음성 녹음 방법도 남달라졌다. 여러 사람이 회의를 하는 자리에서 녹음할 때 특정 방향이 말하는 이들의 소리를 좀더 정확하게 잡아 낼 수 있도록 목소리의 방향을 알아채도록 해놨다. 녹음기 앱에서 전화가 오면 받지 않도록 설정하는 기능은 이제야 들어갔는데, 이제라도 들어간 게 얼마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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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기울여 찍어도

그렇다고 갤럭시 노트4가 노트라는 측면만 강화한 건 아니다. 셀카를 위한 기능은 아주 재밌다. 세로 사진을 찍은 뒤 좌우로 기울여 좀더 넓은 사진으로 저장하는 와이드 셀카 같은 기능은 제법이다. 창 모드와 듀얼 윈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도록 만든 멀티 윈도와 안드로이드 4.4.4면서 안드로이드 L의 최근 앱 UI를 써 그 효율성을 높이려 한 점은 눈에 띈다. 물론 갤럭시 S5에 보였던 지저분한 설정 몇 가지는 그대로 담겼지만, 다행히 갤럭시 노트4에선 덜 복잡하게 정리해 놓았다. 30분 만에 50% 급속 충전하고 배터리 용량과 이용 시간을 늘리는 등 기본기를 다잡는 일을 게을리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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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2.7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2560×1440의 QHD AMOLED 화면, 3GB의 램으로 채워진 갤럭시 노트4의 제원을 보며 이제 감탄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빠른 처리 성능과 수준 높은 화면, 견고한 만듦새 만으로 플래그십의 경쟁력을 논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니까. 그래도 갤럭시 노트4는 제원 전쟁의 끝자락에서 모든 스마트폰 업체들을 골몰하는 제품의 정체성에 대한 답을 찾는 게 보다 수월한 것은 분명하다. 스마트폰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노트라는 특성에 어울리는 답을 찾는 것이라면 굳이 그 험악한 경쟁의 밀림 속을 걸어들어가지 않고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는 답을 찾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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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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