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팩 2013] 알아서 반응하는 갤럭시S4와 가치의 진화

지난 해 런던 필하모닉의 오케스트라의 공연을 한편 보고 왔다면 올해는 극장에 앉아 연극 한편을 보고 나온 듯한 기분이다. 언팩이라는 연극의 막이 오른 무대는 뉴욕 맨해튼 중심의 라디오시티 뮤직홀. 1년에 딱 두 번만 보여주는 이 새로운 연극의 주인공은 갤럭시S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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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해 영국에서 갤럭시S3가 공개될 때 그 기대의 폭은 넓지 않았더랬다. 비록 갤럭시S2가 성공을 거두긴 했으나 그것을 월등히 뛰어 넘을 제품일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가득한 시선들이 그곳에 모여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웅장한 얼스코트가 내뿜는 위압감과  런던 필하모닉의 중후함으로 인해 그 이미지를 새롭게 각인되었고 갤럭시S3는 이전과 다른 경험으로 안내했던 출발점이 될 수 있었다.

하드웨어의 제원 경쟁에만 몰두하지 않고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좀더 이용자에게 친화적인 스마트폰의 세계로 이끌겠다는 첫 의지를 보여준 것. 비록 그것이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었을 뿐이지만, 그 때 갤럭시 시리즈는 어느 길로 나가야할 지 분명한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결코 적지 않은 성과를 얻었다. 그랬기에 아마 이곳 라디오시티홀에 3천 명 이상의 미디어와 업계 관계자가 다시 찾아올 일을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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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 명이 넘는 관객이 한 극장으로 몰려들었다는 사실은 단순히 지난 1년 동안 좋은 성적표를 거둔 갤럭시S3의 후속작을 먼저 보려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이전 갤럭시S3가 그랬던 것처럼 늘 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에 사는 이들을 충족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갤럭시S4에서 발견하길 바라는 기대도 숨어 있다. 그런 기대가 지난 해에도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 폭의 넓이가 너무나 다르다. 갤럭시S4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고, 수많은 주문이 뒤따랐으며, 오늘 발표가 끝난 직후 전시된 갤럭시S4를 예리한 눈빛으로 샅샅히 훑어보고 또 따지고 있었다. 훈훈한 전망을 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 반대로 냉혹하게 칼끝을 겨냥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기대를 충족한 만큼과 그렇지 못한 사이에서 엇갈리는 결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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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혁신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사는 사회에서 새로움을 담아 내지 못했을 때 거침없이 날아드는 비난의 화살을 피하는 유일한 방법은 언제나 이용자를 이끌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담는 것 뿐이라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러운 이야기도 아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들이 하드웨어의 상향 평준화 시대를 걸으면서 갤럭시S4의 하드웨어에 대한 강점은 사실 더 이상 돋보이는 요소는 아니다. 만듦새에 대한 다른 점을 빼면 솔직히 갤럭시S4의 제원이 뛰어나다고 볼 수 있던가? 쿼드코어 AP와 2GB램, 풀HD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와 1300만 화소의 카메라. 똑같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 비슷한 스마트폰은 이미 시장에 있다. 수직 계열화된 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덕분에 좀더 효율적인 제조와 생산을 할 수 있는 특수성은 인정하지만, 그것만이 소비자를 열광케하지 않는다. 다른 스마트폰에서 찾을 수 없는 그 스마트폰 만의 경험, 내가 요구할 만한, 또는 요구했을 수도 있는 어떤 기능이 들어 있는 그런 스마트폰이어야 한다는 숙제에만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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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대부분이 놓치는 한 가지는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 갤럭시S4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이용환경에 대한 맥락(context)이라는 관점에서 기능이 들어갔다는 점이다. 이용자의 이용 환경이나 상황을 분석해 그에 맞는 적절한 기능을 실행하거나 중지하는 일을 장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재주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담아놓았다. 물론 갤럭시S4의 모든 기능이 이러한 맥락의 이해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80% 이상 재주가 그 맥을 이해하려는 시도의 산물들이다.

펜이 없지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미리 보기가 가능한 에어뷰,
직접 터치를 하지 않아도 음악을 탐색하고 웹페이지를 위 아래로 조정할 수 있는 에어 제스처,
눈동자의 움직임을 알아채고 페이지를 위나 아래로 넘기는 스마트 스크롤,
이용자가 보고 있지 않을때 동영상을 자동으로 정지하는 스마트 포즈,
자동차에 내장된 블루투스와 연결하면 자동으로 운전 모드가 활성화 되는 S보이스 드라이브,
TV 시청자 패턴을 분석해 볼만한 방송을 추천하는 워치온 TV,
문서와 명함 그리고 QR 코드를 자동으로 인식해 번역이나 검색을 도와주는 포토 리더,
사진과 영상을 시기별로 정리해 디지털 앨범으로 구성하는 스토리 앨범,
실행한 앱에 따라 최적의 화면으로 조정해주는 어댑트 디스플레이,
여러 센서를 통해 이용자의 건강 상태와 주변 여건을 비교해 보여주는 S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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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기능들을 하나씩 떼어서 보면 단순한 기능에 불과하다. 또한 일부는 이미 다른 스마트폰에 적용되어 갤럭시S4에 먼저 탑재된 기능도 아니다. 하지만 이 기능을 한꺼번에 모아서 보면 갤럭시S4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더 많은 재주를 담은 갤럭시S4지만 위의 것들은 대부분 상황에 맞게 스마트폰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미리 실행을 준비하거나 알아서 실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행의 과정이나 단계를 줄임으로써 이용자 경험을 더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용자가 많은 것을 생각하지 않아도 쓸 수 있는 환경으로 가는 것이다. 무작정 많은 기능을 담아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도 정작 이용자 경험을 바꾸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의 스마트폰이 드러내고 있는 한계다. 갤럭시S4도 당장 이용 패턴을 바꿀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고, 이용자가 갤럭시S4의 기능들이 가진 효율성을 이용자가 받아들이는 시간도 예측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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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지금 스마트폰이 보이고 있는 한계를 깨기 위한 갤럭시 시리즈가 어느 방향으로 도전을 해야 할지 방향을 잡은 것은 분명한 차이다. 스마트폰을 쓰는 이용자의 이야기에 좀더 귀를 기울이고 실제의 행동을 분석해 새로운 기능으로 넣으려는 자세는 모든 제조사가 다르지 않지만, 그 결과를 어떤 방향으로 모으고 있느냐는 점에선 분명히 다른 점이 있다. 이용자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이냐는 진화의 목표가 있는 것과 아닌 것의 차이가 제품의 가치를 다르게 보이도록 만드는 이유다. 하드웨어적으로 더 강점을 가진 수많은 스마트폰 가운데 갤럭시S4의 가치를 다르게 평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은 아닐까? 하나의 기능을 넣은 뒤 “우리가 먼저야!”라고 말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진화의 목표를 갖고 기능을 넣었냐는 것이다. 우리도 그런 걸 넣을 수 있다라기 보다 우리는 이렇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때야 말로 진짜 경쟁이 된다.

…뉴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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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 Comments

  1. 2013년 3월 16일
    Reply

    갤럭시 S4의 하드웨어 제작능력은 대단하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S3에서 사람들의 기대만큼 많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약간 걱정스럽더군요. 특히 S3에서 제가 생각하는 1) 외장 재질(플라스틱)의 저급스러움이나 (충분히 플라스틱을 가지고 고급 제품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음에도) 2) 제조사가 선택하는 대신 사용자에게 선택을 강요하는 엄청난 양의 신기능들 등의 문제점들이 S4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점이 아쉽습니다.

    이미 외신들은 애플의 “틱톡” 전략(한 해는 완전히 재설계된 제품, 그 다음 해에는 같은 설계에 내부 사양을 올린 S 제품을 출시하는 전략)을 답습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많은 상태입니다. 특히 지금까지의 갤럭시 S 진화 과정을 생각하면 이번 S4에서의 모멘텀이 이전 제품에 비해 상당히 느려진 걸 감안하면 그런 걱정이 나올 만도 합니다.

    분명 제가 보기엔 갤럭시 S4는 상당히 좋은 스마트폰임이 확실합니다. 그러나 삼성이 안드로이드 시장의 리더로 확실히 굳히기에는 약간 부족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특히 HTC, LG 등이 각자의 플래그십 제품으로 총공세를 하는 마당에, 삼성도 애플만큼 예측이 너무 쉬워져 경쟁사들이 따라붙기도 더 쉬워지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여러모로 기대의 충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제품입니다. 물론 한 번 써봐야 알겠지만요.

    P.S) 발표의 일부를 봤지만… 흥미와 오글거림이 교차했습니다. 꼭 애플에서 잡스가 제품의 데모를 보여주던 것을 뮤지컬 배우들로 교체한 느낌인데… 물론 퀄컴의 CES 2013 키노트의 ‘아성’을 넘지는 못하겠지만, 소름이 끼치더랍니다. 😛

    • 칫솔
      2013년 3월 19일
      Reply

      쿠도군님이 우려하시는 부분, 플라스틱 재질 대신 다른 재질을 부분적으로라도 채택하지 않은 점에선 아쉽긴 합니다만, 엄청난 양의 신기능을 쓰도록 강요할 이유를 어디서 찾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이용자의 선택사항일 뿐이지요. 없어서 못쓰는 것과 있는 데 필요에 의해 찾아 쓰는 것은 엄연히 다른 관점입니다. 그리고 틱톡 전략이라는 표현이 올바른지는 모르겠지만, 만듦새의 변화가 적다는 측면에서는 맞을지 몰라도 하드웨어가 더 상향 조정된 측면에서는 올바른 표현도 아닐 듯합니다. 단지 상향 평준화된 하드웨어 환경에서 돋보이지 않는 것은 갤럭시S4 뿐만 아니라 이제 앞으로 나올 모든 스마트폰이 감당해야 할 문제겠지요. 더불어 그곳이 브로드웨이였기 때문에 뮤지컬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좀더 그곳 문화에 맞춰 진행 형식과 내용을 제대로 넣었으면 좋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긴 댓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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