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크롬북, 가능성은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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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구글 I/O에서 선보였던 구글 크롬북이 이번 컴퓨텍스의 인텔 부스에 전시된 덕분에 잠시 짬을 내 다뤄 볼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면 정식으로 크롬북이 출시되는 터라 이에 대한 이야기도 지금보다는 더 많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구글이 갖고 있는 기대만큼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솔직히 미지수더군요.

인텔 부스에 전시되어 있던 크롬북은 삼성 센스 시리즈5입니다. 함께 출시될 것으로 알려진 에이서 크롬북은 없더군요.  삼성과 에이서 크롬북은 모두 인텔 프로세서를 얹어서 작동합니다. 크롬북이 인텔 부스에 있던 이유는 인텔 프로세서가 들어 있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제까지 인텔 부스에서만 볼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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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센스 시리즈5는 흰색 상판에 검정 본체의 두 가지 색상으로 되어 있는 평범한 노트북처럼 생겼습니다. 아주 특별해 보이는 느낌이 아닌 그냥 노트북답더군요. 덮개를 열면 키보드가 있는 그냥 노트북 말이지요. 전체적인 구성도 노트북과 다를 게 없었습니다. 기능키 부분이 좀 색다르고 ALT가 좀 크다는 것, SIM카드 슬롯이 있는 것 외에는 색다른 특징은 없는 듯 싶더군요. 넷북보다는 좀 큰 편이고 비교적 얇은 두께에 비해선 약간 무거운 느낌이랄까요? 장시간 이용을 위해 배터리를 많이 넣은 때문일까요?

전원 버튼을 누르고 몇 초 지나더니 크롬 로고가 나타났습니다. 부팅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빠르다고 느껴지진 않더군요. 그래봐야 10초였는데, 왜 더딘 느낌이었는지… 분명 윈도보다는 훨씬 빠른 것은 맞는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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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부팅을 하면 계정 선택 모드가 뜨는데, 자기가 갖고 있는 구글 계정으로 들어갈 수도 있고, 손님(Guest) 모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각 계정에 따라 접속 기록이 따로 등록되므로 여러 사람이 이용할 때는 좋은 구조인데, 크롬북을 여러 사람이 쓸지는 잘… 계정 모드와 손님 모드의 차이는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계정 모드로 들어가면 기본 웹앱과 검색 기록, 접속 기록이 뜨고, 손님 모드에서는 모든 기록이 하나도 남지 않습니다. 검색 기록을 남기지 않으니 비밀스럽게 검색할 수도 있겠죠. 잘 활용하면 좋을 듯 합니다. ^^

그런데 크롬북을 본 솔직한 느낌은 인터넷이 되는 넷북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실행한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런 것이더군요. 노트북에서 인터넷을 할 때와 조금은 다른 컴퓨팅을 기대했지만, 사실 크게 다른 점이 없었습니다. 정말 크롬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무엇이 있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고, 참… 애매하더군요. 구글은 많은 것이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사실 지금의 노트북 이용자들이 다음에 과감히 노트북 대신 크롬북을 선택하라고 말할 만한 사용성은 찾기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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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말하길 크롬북이 다른 생태계를 지향한다고 말합니다. 그 말은 일리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클라우드 컴퓨팅이지요. 그게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단지 문제는 클라우드 컴퓨팅만 대비되어 있는 게 크롬북이라는 점입니다. 크롬북을 쓴다는 건 그 이전의 PC를 쓰던 사용자 경험을 다 버려야 하는 것인 데 그게 단기간에 가능할까요? 크롬북을 직접 써보면 이용자가 그 생태계를 들어가기 위해 새 장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말은 하기 어렵습니다.

크롬OS를 맡고 있는 순다 피차이 구글 부사장이 얼마 전 한국에 찾아와 ‘태블릿보다 크롬북을 택할 것‘라고 인터뷰를 했던데… 글쎄요. 어디서 이런 자신감이 나오는지 모르지만, 그의 뜻대로 되는 현실을 예상하기엔 제품 차별화가 부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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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크롬북을 한국에 내놓는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저 상태로 내놓기보다 정말 우리나라에 특화된 클라우드 서비스와 접목을 시도해 봄이 어떨런지요? 종전 노트북에서 쓰지 못하는 사용성을 접목한다면 혹시 모르죠. 의외의 결과가 나올지도…

덧붙임 #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11년 6월 5일에 공개되었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9 Comments

  1. 2011년 6월 6일
    Reply

    크롬 OS가 탑재된 랩탑 뿐 아니라 인터넷 사용료까지 무료로 제공한다면 대단한 반응을 일으킬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네요.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인터넷 사용료만 받고 나눠 주지 않을까요? ^^

  2. 2011년 6월 6일
    Reply

    카톡 올라가면 살 사람이 많을것이다에 백원 겁니다 ㅎㅎ;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아마도 그런 메시징 앱이 등장하기는 할 겁니다. 안되면 일단 구글 톡이라도~ ^^

  3. 2011년 6월 6일
    Reply

    손님 모드에 급관심 ㅋㅋ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손님 모드 = 스텔스 모드 ^^

  4. 며칠을 두고 크롬북을 지켜봤습니다. 구글 I/O 에서 뭔가 떠들썩하게 발표하길래 다소 상기된 마음으로 지켜봤습니다. 크롬OS만으로 된 노트북은 예전부터 구글이 낸다고 했었으니 그리 새롭진 않았고, 하드웨어보다는 크롬 브라우저를 가지고 어느정도 퍼포먼스와 효용 체감을 줄지 그 SW의 가치를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크롬 브라우저를 OS로 사용하는 노트북… 크롬북이라고 아예 identity를 만들려는듯 명명함과 함께 발표되었죠. 프로토타입이..

  5. 2011년 6월 7일
    Reply

    일반넷북윈도우환경처럼 와이파이망이용해서 인터넷사용하는대 무료로사용하게됀다면 대단한반응을 일으킬 것같습니다. 하지만아직은 안드로이드os랑 차별화돼잇지도않고…윈도우환경,맥os처럼 차별화된 os엿으면모를겁니다만 아직은 구지 크롬북사야할이유를잘모르겟군요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와이파이를 이용한 무료 인터넷도 가능하고 제품에 따라 3G로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직 앱이 적으니 얼마나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6. 가키
    2011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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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롬북을 타블렛의 대안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고 구글에서도 클라우드에 포!커스로 홍보를 하는 것 같은데
    그 쪽보다는 단순히 라이트 유저를 위한 컴퓨터로 본다면 최적의 OS라고 생각합니다.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정말 가볍게 인터넷만 하려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기는 해요. 근데 넷북 수준의 장치를 원하지 않는 이들에겐 그닥 매력이 없을 수도.. ^^

  7. 가키
    2011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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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켜서 인터넷 말고 다른 일을 하시는 분이 몇 분이나 될까요?
    저 역시도 컴퓨터를 켜면 80%는 브라우저를 켜고 인터넷만 돌아다니다가 끄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브라우저를 통해 인터넷만 하시는 분들에게 3D 그래픽, 쿼드 코어, 에어로 인터페이스가 중요할까요?
    물론 크롬북이 새로운 혁신은 아니지만 가격 조절만 된다면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는 컴퓨터 자원을 줄이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네. 문제는 인터넷을 하지 않는 20%의 사용성이지요. 크롬북은 그 20%를 충족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고민을 주는 것입니다. 제품을 살 때 사람들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거라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습니다. 분명 모든 기능을 다 쓰지 않아도 더 비싸게 주고 노트북을 사는 이유가 이런 심리가 아직 크기 때문입니다. ^^

  8. 2011년 6월 9일
    Reply

    크롬북이 한 10만원 중반까지 가격이 형성된다면 모를까..
    일단 가격이 관건일듯 하네요

    • 칫솔
      2011년 6월 11일
      Reply

      통신사에서 판매하는 시스템이 아닌 이상 그런 가격에 나올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이 팔 것으로 보이거든요.

  9. 흐무
    2019년 7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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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 잘 읽어봤습니다.
    저의 랩탑 사용의 대부분은 유튭, 워드, 웹 서핑, 메신저로 이루어져 있어서
    언뜻 보기에는 크롬북이 제 사용패턴과 최적이지 않나 싶다가도,,,
    가끔씩 하는 온라인 뱅킹 서비스던 그 외의 프로그램 사용에 제약이 생길까 싶어
    크롬북 구매가 꺼려지는 상황입니다.
    위에 댓글에 다신 내용처럼 80%가 충족이 되어도 나머지 20%에서 불만족이 느껴진다면
    그게 큰 불편으로 다가오죠.
    어쩌지~ 고민 중입니다.

    • chitsol
      2019년 7월 16일
      Reply

      크롬북이 아니어도 나머지 20%를 채워주는 제품, 그러니까 올웨이즈 커넥티드를 추구하는 제품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터라 조금 더 지켜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

  10. 벼리조아
    2021년 7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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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G Suite와의 연동에 기대를 하고있는데… 크롬북에서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의 인터페이스와 기능성이 기존 MS 오피스와 비교하여 어느 정도 근접할 수 있을까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학교 현장에 온라인 교육플랫폼은 들어와 있습니다. 앞으로 학교에서 온라인교육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 chitsol
      2021년 7월 19일
      Reply

      아.. 이 글이 2011년 6월에 작성된 글이라 지금 환경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벼리조아님 말씀처럼 지금은 여러 학교 매니지먼트 툴이 들어와 있고, 덕분에 현장 온라인 학습 관리도 잘 되어 있는 상황이죠. 아마도 이러한 매니지먼트 도구는 각 국가별, 지역별에 맞춰 적용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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