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VR, 왜 이노베이터 에디션으로 내놨을까?

미국에서 12월 중순부터 판매를 시작한 기어VR 이노베이트 에디션의 국내 출시는 그 어떤 기약도 없이 기다려야만 하는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성격 급한 일부 이용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제조해 미국에서 판매 중인 기어VR을 국내로 역수입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음에도 한국 출시와 관련된 그 어떤 움직임도 지금은 읽을 수 없다. 단지 지금 기어VR에 붙어 있는 ‘이노베이터 에디션’은 결코 좋은 의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기어VR을 쓰면서 알려진 오류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까지 커다란 문제로 볼만한 사례도 찾아보기 힘들지만, 실제 기어VR를 써보니 이노베이터 에디션이란 이름을 붙여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몇 가지 이유를 추측해 볼 수 있긴 하다.

1. 컨텐츠 부족의 문제

기어VR용 게임이나 응용 프로그램, 그 밖의 VR 컨텐츠는 현재 오큘러스를 통해 공급된다. 기어VR에 갤럭시 노트4를 꽂으면 저절로 기어 VR에서 작동하는 컨텐츠를 관리하는 오큘러스 VR 관리자가 실행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등록되어 있지 않은 다른 응용 프로그램은 실행이 불가능하다. 심지어 삼성에서 만든 밀크 VR이나 갤러리 VR도 오큘러스의 모바일 플랫폼 기반에서 오큘러스 관리자 안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해 설치해야만 쓸 수 있다. 한마디로 오큘러스 관리자는 기어VR의 모든 프로그램을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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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쓸 수 있는 기어VR용 컨텐츠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 PC에서 작동하는 오큘러스 개발자 키트용 컨텐츠는 200여개가 훨씬 넘는 반면 기어 VR용은 20여개도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대부분 정식 버전보다 무료 체험판에 가깝다보니 개별 앱의 체험 시간이 너무 짧다. 밀크VR처럼 영상 컨텐츠를 다운로드하면 좀더 즐길 거리를 얻을 수 있지만, 그나마도 2~4분의 짧은 영상 클립이라 그리 오래 즐기긴 어렵다. 게임이나 앱을 오큘러스에 의존해야 하는 기어VR을 위한 앱 생태계는 아직까지 그리 강력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2. 발열과 일시 정지의 문제

기어VR이 아직 국내에서 정식으로 서비스 되는 건 아니지만, 이를 우회해서 오큘러스 관리자를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은 이미 가상 현실 커뮤니티를 통해 공개됐다. 이것은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므로 충분히 여러 문제가 나타날 수 있는 조건을 안고 있다. 부분적으로 정상적이지 않은 작동이 일어날 수 있고 가끔씩 튕겨나가기도 하는데, 이러한 문제들은 어차피 정식 버전이 아니어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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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걸리는 문제는 따로 있다. 갤럭시 노트4의 발열에 따라서 일시 정지하는 일이 있어서다. VR 영상 컨텐츠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3D 렌더링이 많은 게임을 하다보면 간혹 최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잠시 열을 식히라는 메시지가 표시되며 일시 정지되는 현상이 있다. 물론 이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진행할 수는 있다. 단지 발열에 관한 안내문이 뜨면 곧바로 스로틀링을 켜고 작동 클럭을 낮추는 탓에 렌더링이 더디게 진행된다. 아마도 기어VR에 꽂은 갤럭시 노트4의 발열과 스로틀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3. 입체 영상과 건강의 문제

가상 현실의 기본 원리는 3DTV와 비슷하다. 광학 기술을 이용하고 렌더링 방법은 다르지만, 분리된 두 화면을 안경을 쓰고 볼 때 뇌에서 입체감을 느끼도록 하는 원리는 다르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3DTV에서 나타나던 문제도 동일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3DTV에서 영상을 볼 때 느꼈던 어지러움이 기어VR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앱에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하드웨어와 컨텐츠의 특성이 다른 만큼 3DTV보다 덜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전혀 어지럼증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어지럼증을 철처하게 고려해 만든 컨텐츠가 아니라면 이 문제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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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기어 VR을 머리에 씌우면 곧바로 이와 관련된 경고문이 뜬다. 13세 이하 어린이가 이용하지 않도록 하고 불편함을 느끼면 이용을 중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몸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지는 않더라도 어지럼증처럼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매우 민감한 문제여서 제품을 출시할 때 이러한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면 고민될 수밖에 없는 사안이긴 하다. 물론 그런 위험성을 안고 있는 3DTV도 출시를 하고 있지만, 아직은 낯선 가상 현실 장치인 기어VR에 대해선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 덧붙임

2015년 1월 24일자로 국내에 역수된 기어 VR의 오큘러스 스토어 접속이 일부 차단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 특히 게임 메뉴만 열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국내 심의를 받지 않은 게임 앱의 유통을 미리 막으려는 의도로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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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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