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Q는 장치간 제어의 좋은 본보기 중 하나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지난 구글 I/O에서 발표된 넥서스Q가 아직도 시중에 풀리지 않고 있다. 기계적인 오류가 있는지, 아니면 장치의 기능적인 문제인지, 가격이나 그 밖의 문제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어쨌거나 개발자들에게 뿌려진 넥서스Q의 후기를 모아보면 그다지 좋은 평가는 받지 못하고 있다. 가격 대비 효용성을 따져보면 그런 평가가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넥서스Q가 이용자에게 얼마나 쓸모 있는 하드웨어냐의 관점은 접어두고 이 장치의 작동 방식에 대해서는 좀더 깊이 고찰해볼 필요가 있다. 장치가 다른 장치를 제어하는 방식에 대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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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넥서스나 넥서스7을 터치하면 넥서스Q를 제어하는 앱이 실행되며 두 장치가 연결된다.
이미 알려진대로 넥서스Q는 단독으로 작동하는 장치가 아니다. 운영체제는 들어 있지만, TV에 연결한 뒤에도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게 아니라 다른 안드로이드 장치를 통해 기능을 수행하게끔 만들어졌다. 사실 기능의 수행이라고 해봤자 데이터를 수신해 연결된 장치에서 재생하는 게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그 독특한 작동 방식은 눈길을 끈다.

여기서 봐야할 부분은 넥서스Q와 이를 조작하는 장치의 연결 과정이다. 이를 테면 넥서스7이나 갤럭시 넥서스를 넥서스Q에 대기만 하면 NFC를 통해 넥서스Q를 조작할 수 있는 앱이 알아서 실행되면서 두 장치가 연결되는 것이다. 넥서스7 같은 안드로이드 장치에 앱이 설치되어 있지 않으면 앱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구글 플레이에 자동 접속한다. 이용자는 필요한 앱을 설치한 뒤 다시 한번 기기를 터치함으로써 두 장치의 동기화를 끝낼 수 있다.

이 시나리오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두 장치를 연결할 때 이용자가 읽어야 할 설명서를 없앴다는 사실이다. 사실 서로 다른 두 장치를 연결해 어떤 작업을 할 때 이용자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이해해야 했고 그 때마다 많은 설명서를 뒤적거려야 했지만, 장치가 직접 필요한 기능들을 이용자에게 제안함으로써 그런 설명을 없앴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물론 동기화 속도나 조작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앱을 통해서 다른 장치를 조작하는 여러 장치들은 이 시나리오를 우습게 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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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 카메라는 스마트폰 앱으로 제어할 수 있지만, 연결과정이 좀 번거롭고 오래 걸린다.
이를 테면 삼성 스마트 카메라나 다음TV 같은 장치를 예로 들 수 있다. 삼성 스마트 카메라는 카메라에 무선 랜 기능이 있고 스마트폰을 통해 파일 복사와 카메라 조작 같은 다양한 제어를 할 수 있다. 그런데 두 기기를 연결할 때 이용자는 일일이 카메라와 앱을 수동으로 조작하고 설정하기 때문에 결코 편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넥서스Q와 같은 시나리오 대로 카메라에 스마트폰을 대기만 했을 때 앱이 실행되고 두 장치를 동기화할 수 있다면 조작 시간을 줄이면서 훨씬 빠르고 편하게 관련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TV도 마찬가지다. 다음TV를 스마트폰으로 조작할 수 있지만, 두 장치를 처음 연결할 때는 각각 따로 설정해야 한다. 앱도 이용자가 찾아서 깔아야만 하고 꺼져 있는 무선 랜도 켜야 한다. 물론 이런 설정 방식에 익숙한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을 수 있지만, 대부분은 이런 과정 자체가 귀찮고 복잡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결국 그냥 리모컨으로 쓰는 게 더 편하다 여기면 앱의 이용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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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TV도 앱을 실행한 뒤 QR코드를 인식시켜야 연결 정보가 기록된다.
스마트폰이나 패드에서 조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지고 있는 기기는 카메라나 갖가지 셋톱 뿐만 아니라 더 다양해질 것이다. TV와 오디오 같은 것에 그치지 않고 키보드 같은 주변기기와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이런 스마트 단말기에 연결될 텐데, 이런 수많은 장치와 연결할 때마다 이용자가 일일이 번거롭게 설정해야 한다면 아무리 좋은 기능이라도 쓰지 않을 것이다. 쓰잘데기 없는 기능을 화려하게 치장한 장치에서 내뿜고 있는 스마트 공해를 제거하려면 결과적으로 그 연결을 더 간소하게 줄여야 이용자 경험을 개선해야 한다. 장치와 장치의 쉬운 연결, 그 하나만 잘 해결해도 좋은 제품이라 불러줄 수 있는 날은 머지 않아 보게 될 것이다.

덧붙임 #

얼마 전 보는 이의 성격과 취향에 맞춰서 TV의 설정을 바꿀 수 있는 기능에 대한 의견 제시를 요청 받았는데, 이렇게 자기가 쓰는 단말을 접촉하는 방식으로 설정을 빠르게 바꿀 수 있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해볼 것이라고 답을 바꾸고 싶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1. ㅋㅇ
    2012년 8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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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큐 출시 포기한다는 뉴스를 어디서 본거 같은데요, 가물가물하네요.
    선구매자들에게는 그냥 공짜로 한대씩 보내주기로 했다고…

    • 칫솔
      2012년 8월 26일
      Reply

      트위터로 알려온 내용 중에 다시 생산해서 판매를 한다는 이야기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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