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크 HD+, ‘최적화’라는 딱 하나 모자랐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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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가성비로 따지면 이만한 태블릿을 찾기 쉽진 않을 게다. 재고떨이기는 해도 16GB 기준 149달러에 9인치 풀HD 태블릿을 구하는 것은 아마 당분간 없을 수 있으니까. 물론 149달러에 이 제품을 살 수 있는 제품이여서 가성비가 좋다는 말이지, 원래 판매가(269달러)로는 가성비 좋다는 말은 쉽게 꺼낼 수 없다. 가격 때문에 참고 쓴다는 말이 어쩌면 더 잘 들어맞는 말일 수도 있다.
 
누크 HD+(Nook HD+)는 제원만 보면 어디에 내놔도 크게 뒤지진 않는다. 1.5GHz 듀얼코어 TI OMAP 프로세서와 파워VR SGX544 그래픽, 1920×1280 해상도의 9인치 터치스크린, 16GB 내장 메모리와 외장 메모리 카드 슬롯, 무선 랜과 블루투스, 그리고 1GB의 램으로 구성했다. 요즘 태블릿의 제원에서 램만 조금 모자라 보일 뿐 나머지는 크게 떨어지는 부분이 없다. 이 구성으로 149달러니까 거저라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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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거저라는 평을 듣기 이전의 누크 HD+가 잘 안 팔렸던 이유도 직접 접해보니 알만하다. 괜찮아 보이는 제원에도 불구하고 이 제품이 그다지 호의적인 평가를 받지 못할 수밖에 없는 커다란 이유를 도저히 숨길 수 없어서다. 화질이나 저장 공간 확장 같은 점에선 부족할 것도 없고, 크롬 브라우저를 이용한 인터넷 이용에도 큰 어려움이 없으며 각종 SNS와 구글 플레이에 있는 안드로이드 응용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데도 문제가 없다.(처음에는 구글 플레이를 서비스하지 않았다) 내장 스피커의 음량과 음질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긴 하나, 대기 상태에서 배터리 소모가 적어 한번 충전으로 비교적 오래 쓸 수 있다. 그럼에도 이 제품을 실제 써보면 금세 몇 가지 허점을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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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 HD+를 상자에서 꺼냈을 때 첫 인상이 그리 나쁘진 않은 듯 싶다가도 쓰면 쓸수록 왠지 모르게 불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전체적인 마감이 나쁜 편도 아니고 왼쪽 아래를 사선으로 다듬은 모양새도 독특하고 신기하지만, 본체의 질감이나 9인치 화면을 감싸고 있는 테두리 색상의 부조화, 홈 버튼 부분을 두껍게 만든 비대칭 디자인 등 여러 부분이 어색하다. 만듦새가 그리 이상하게 보이진 않지만, 막상 전원을 켜고 몇번 조작하면 희한하게도 화면에 집중하기 힘들다. 무엇보다 가장 거슬리는 부분은 화면과 테두리. 최근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은 화면은 물론 테두리까지 똑같은 높이로 평평하게 만들고 같은 질감을 채택해 이질감을 없애고 있다. 반면 누크 HD+는 테두리보다 화면이 안쪽으로 들어간 형태라 높이의 차이가 생기는 데 이 때문에 가장 자리를 터치할 때 높이가 다른 테두리에 먼저 손가락이 닿아 자연스럽지 못하다. 또한 고광택의 화면과 무광택의 테두리의 이질감도 느껴지는 데 이에 적응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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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만듦새보다 마음에 걸리는 것은 화면 안의 움직임이다. 누크 HD+는 구글 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하는 안드로이드 앱을 그대로 쓸 수 있긴 하나 반즈앤노블의 컨텐츠를 다루기 쉽게 만든 커스텀 안드로이드다. 앱보다 반즈앤노블에서 받을 수 있는 책이나 잡지, 신문 같은 컨텐츠를 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든 때문에 다른 안드로이드 제품들의 UI와 구성은 다를 수밖에 없다. 반즈앤노블의 준비한 장터와 각종 컨텐츠를 모은 라이브러리도 잘 구축된 편이고, 안드로이드 장치에 익숙해진 이들도 이 UI에 적응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컨텐츠 유통을 위한 체계는 내부적으로 잘 구축해 놓은 데 반해 문제는 장치의 반응 속도가 느리다는 데 있다. 페이지의 전환이나 앱 또는 컨텐츠를 보는 데 들어가는 과정이 부드럽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제원이 낮아서 생긴 문제가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이 커스텀 안드로이드를 걷어내고 대신 시아노젠모드(cyanogenmod)의 커스텀 롬을 올리면 이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이로 인해 누크 UI 대신 구글 기본 UI를 올려진 시아노젠모드로 대체하는 이들도 종종 있다. 더불어 전용 앱을 제외한 구글 플레이 아이콘은 모두 고해상도에 맞춰 놓은 게 아니다 보니 볼품도 없다. 반즈앤노블이든 구글 플레이든 컨텐츠를 구입해 볼 수 있는 흐름은 잘 짰으나 실제 그런 행위들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느낌이 들만큼 최적화가 되어 있지 않아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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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즈앤노블은 누크 HD+를 컬러화된 컨텐츠를 보기 위한 장치로서 내놓은 것인데, 분명 그 목적에 맞는 장치이기는 하나 장치가 그 경험을 기분좋게 전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물론 누크 HD+ 대한 사용성 평가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다른 태블릿과 비교해 보더라도 누크 HD+를 써본 뒤에 잔상처럼 남는 느낌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비록 컨텐츠를 핵심에 둔 장치라 하더라도 그 컨텐츠를 볼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경험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컨텐츠의 이용 경험에도 결코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없다는 가르침을 주고 있다. 그런 면에서 반즈앤노블이 컬러화된 장치와 관련한 사업을 포기하는 것은 값비싼 수업을 받은 대가치곤 조금 가혹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후속 하드웨어를 만들어낼 동력이 없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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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4 Comments

  1. 2013년 7월 11일
    Reply

    신기한 제품이네요~
    여기서 처음 봄!

    • 칫솔
      2013년 7월 16일
      Reply

      한국에서 거의 찾을 수 없는 물건이긴 함..

  2. blacksmith01
    2013년 8월 1일
    Reply

    Book이라는 정체성을 고수하려고 했던 B&N의 패착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태블릿을 book으로만 쓰려고 하지 않는데 말이죠.

    유저들도 좋아하지 않고(페쇠적이라서), 성능도 나빠지며 유지보수 비용도 많이 들게 되는 악수죠.
    Nook Color, Nook Tablet 을 낸 후에도 단점을 그대로 유지했으니 자멸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칫솔
      2013년 8월 14일
      Reply

      그나마 구글 플레이를 끌고 들어오는 등 노력은 했지만, 기본적으로 사고 싶은 매력은 좀 떨어지는 듯하네요. 자멸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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