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튜닝이 필요한 옵티머스 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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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마하를 처음 본 건 지난 12월 14일이었습니다. 출시 일정이 잡힌 즈음에 광화문 퓨어 아레나에서 제품 발표회를 진행했었습니다. 그 때 마하를 처음 접했는데, 외형적으로는 많이 발전한 것은 사실이나 사실 몇 가지 불안 요소도 있고 연말에 이런 저런 모임을 뛰어다니느라 바빠 글 작성을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오늘까지 왔네요.


당시 옵티머스 마하 개발자 간담회에서 나왔던 몇 가지 이야기들을 정리해보면, 최신 안드로이드 2.2와 빠른 프로세서(TI OMAP 3630 1GHz), 모뎀 칩의 분리 등으로 응용 프로그램의 실행 속도가 더 빨라진 점과 HD 동영상 촬영과 재생은 물론 HDMI 출력을 할 수 있고, 문자 편집이나 사진/음악 감상을 편하게 도와주는 태핑 기능 등을 특징으로 소개했습니다. 이 외에도 테마에 따른 앱 배치나 U+ 미디어를 이용한 DLNA 공유, SNS 관리 도구인 링크북도 이날 선을 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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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하처럼(?) 빠른 속도로 발표를 끝낸 뒤 시제품을 둘러봤습니다. 일단 외형에서는 양각 버튼을 빼면 대체로 마음에 들더군요. 고양이춤으로 유혹했던 소녀시대에 가려지긴 했지만, 예전 초콜릿 폰처럼 깔끔하면서 기품있게 모양을 뽑았습니다. 전체적으로 곧게 쭉 뻗은 직선의 멋이 살아 있고 아래쪽한 살짝 휘어 어색하지 않은 틀에, 검은 색채로 도도함까지 느껴진 LG 단말은 참 오랜만에 만난 듯 했습니다. 부드러우면서 미세한 머리 결 문양으로 밋밋함을 없앴고, 3.8형의 큰 화면에도 손에 잡기 편하도록 U자형 몰딩을 쓴 것도 돋보이더군요. 다만 4개의 양각 버튼은 예쁘다는 사람도 있는 반면, 볼수록 흉하다는 이도 있었습니다. 저는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더군요. 좋을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아마도 기분에 따라 좌우되는 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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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를 조작해보니 시제품은 그다지 빠릿빠릿하진 않더군요. 예쁘게 다듬은 날씨/시계 위젯에 잠시 놀라기도 했지만, 정작 몇번 UI를 조작해보고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느낄지 감이 오더군요. 강력한 처리 성능으로 빠르다고 광고는 하는데, UI 움직임은 겉도는 느낌이니 “이게 빠른 건가?”하고 의구심을 갖기 충분합니다. 물론 UI의 움직임이야 그래픽 가속 처리를 하는 것과 관련이 있겠지만, 어쨌든 이용자가 한번의 조작만으로 전달받는 첫 느낌에서 마하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었습니다.


사실 LG가 옵티머스 마하의 모뎀칩을 분리해 더 강력한 성능을 낸다고 광고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보았습니다. 모뎀칩이 데이터 처리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높지 않은데다, 그것만 분리한다고 프로세서가 일을 더 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지요. 나중에 정식 출고된 제품에서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돌려보니, 다른 제품보다 좋은 점수를 얻지는 못하더군요.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 더 걱정되었는데, 아무래도 전체적인 성능을 높이는 튜닝이 더 필요한 듯 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성능을 일단 빼고 보면 오히려 옵티머스 마하에서 눈에 띄는 기능은 많습니다. HDMI 출력도 되고 돌비 모바일로 사운드도 보강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능은 다름 아닌 태핑이었는데요. 문자 입력을 할 때 마하의 양옆을 툭툭 치면 그 쪽으로 커서가 이동합니다. 오타가 났을 때 커서를 정확하게 옮길 수 있어 좋더군요. 또한 노래를 듣다가 태핑을 하면 화면을 켜지 않고 이전 곡이나 다음 곡으로 넘길 수 있는데, 이건 쓰기 나름인 것 같네요. 아, 그 밖에 상황별로 쓸 수 있는 기본 앱을 풍부하게 담은 데다, 엔리오 모리꼬네의 대표적 영화 음악을 벨소리로 쓸 수 있는 점도 마하의 특징입니다.







 


당일 발표에서 좀 걱정이었던 것이 다름 아닌 DMB였습니다. 마하에서 DMB를 보려면 별도 안테나가 필요한데, 옵티머스 원에서 쓰는 DMB 이어폰을 준다고 하기에 깜짝 놀랐었지요. 제발 그것만은 넣지 않았으면 했던 이유는 이어폰 품질이 너무 조악했기 때문이거든요. 다행이 출고 버전은 좀더 좋은 이어폰을 넣었습니다. 또한 일반 이어폰도 DMB 안테나로 쓸 수 있도록 했더군요. 정말 다행입니다. 아, 외장 DMB 안테나도 들어 있습니다. 외장 안테나를 쓰면 수신율은 좋아지지만, 이어폰을 못씁니다. 이 안테나는 이어폰 단자에 꽂아서 써야 하거든요. 지하철에서 이 안테나를 꽂고 DMB 보려는 분들은 블루투스 헤드셋 필참 하시길.


걱정스런 또 하나의 문제는 프로그램 설치 공간이 너무 적다는 점입니다. 출고 제품을 보니 여유 공간이 250MB 정도 밖에 안되더군요. 물론 필요에 따라 설치된 앱을 외장 플래시 메모리로 옮기면 된다지만, 그것도 그렇게 옮길 수 있는 기능을 가진 앱이어야 가능한 이야기인지라 불편할 것이 예상되었습니다. 사람마다 평가는 다를 수 있지만, 설치 공간으로 250MB만 남겨 놓은 것은 너무 짜다 싶네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옵티머스 마하는 흰색과 검정 두가지 색상으로 나오는데, 저는 흰색을 권하고 싶네요. 값은 똑같은데, 흰색이 훨씬 예쁘더군요. 양각 버튼에 대한 아쉬움도 상대적으로 덜하고요. 다만 조금 늦게 출시됩니다. 아, 옵티머스 마하는 LG U+ 전용 모델입니다. 참고하세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4 Comments

  1. 2011년 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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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정말 DMB이어폰은 누가 생각했는지… 음질때문에 일부러 헤드셋같은걸 쓰는 사람들은 DMB를 포기하란건지 의도를 알 수가 없네요.

    • 칫솔
      2011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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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무 헤드셋을 쓰셔도 안테나로 작동합니다. 다만 전용 안테나보다 수신율은 조금 떨어지죠. ^^

  2. 2011년 1월 5일
    Reply

    옵Z 옵Q 때도 나름 독특한 기능들 (카메라 버튼을 살짝 누르면 화면 캡쳐가 된다거나.) 이 있지만 최적화가 문제가 되었던 LG 안드로이드폰의 고질적 문제가 마하에서도 해결이 안된 모양이네요.. 흐음..

    • 칫솔
      2011년 1월 8일
      Reply

      LG 스마트폰의 고질적 문제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을 계속 안 고치는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3. 2011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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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시제품은 그다지 속도적으로나 체감이 안느껴질정도군요~
    얼마전 리뷰를 하면서 직접 만져보면서 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는데
    기대보다 좋지 않아서 안타까워요…;;

    • 칫솔
      2011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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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은 참 좋은 데 역시 이름 값에 어울리지 않은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

  4. 2011년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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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품은 썼을때 조금이라도 버벅거리는 느낌이 있으면 짜증이 나던데-
    옵티머스에 대한 자세한 리뷰를 남겨주셔서 직접 보지 못하는 저같은 사람은 정말 좋은 정보 얻네요^^
    좀 더 좋고 이용하기 편리한 제품이었으면 좋았을것 같아요.

    • 칫솔
      2011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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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제품이든 UI만 빨라도 사람들은 크게 불평을 안하거든요. 그렇게 만드는 게 어렵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내야 좋은 제품이라고 인정 받겠죠. ^^

  5. 2011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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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DMB 소리가 짜증나는데 으헝 ㅠ.ㅠ
    이런 설계 좋지 않아요! ㅠ.ㅠ

    아무튼 250MB를 적다고 하시면 모토쿼티 유저는 어찌하옵니까 ㅋㅋ

    • 칫솔
      2011년 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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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에겐 무적의 루팅이 있지 않습니까. ㅋㅋㅋ

  6. 2011년 1월 10일
    Reply

    LG는 하나에 집중을 좀 못하고 산만한 느낌이 있는듯. 덕분에 SW최적화에도 더 어려움을 격는것 같습니다.

    • 칫솔
      2011년 1월 11일
      Reply

      동감이에요. 확실하게 잡아 끄는 힘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지지요. 그래도 많이 발전한 것 같긴 합니다. ^^

  7. 하노의
    2011년 1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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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정이 ips는 아닌가 보내요~ 측면 샷 실망이네요 저대로라면~

    • 칫솔
      2011년 1월 11일
      Reply

      으아.. 예리하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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