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라 읽으며 들어가 태싯그룹으로 해석하며 나온 발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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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돌비 코리아가 주최했던 A Day @Sound Heaven 에 다녀왔습니다. 돌비라 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이 영화의 사운드를 여러 방면에서 입체감 있게 들려 주는 서라운드 시스템이 아닌가 싶은데요. 사실 그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 행사는 그 돌비 시스템을 휴대폰이나 게임 같은 좀더 다양한 환경에 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발표회를 다녀오고서 돌비에 관한 이야기보다 태싯그룹이 더 기억에 남네요.


사실 이날 발표회에서 돌비 측에서는 특별히 기술적인 이야기를 한 것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꽤 오래 전에 돌비와 관련해 아래 박스로 넣은 기사를 썼었는데, 사실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아서 천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서라운드 시스템의 출현


처음 화면과 함께 소리가 났을 때 그 자체가 중요했을 뿐 모든 소리를 통합해 듣는 게 큰 대수는 아니었다. 단순하게 보면 이것이 모노 사운드의 시작인 셈이다. 모노 사운드는 음악과 배경 효과, 대사 등을 따로따로 나누지 않고 자기 테이프에 한꺼번에 녹음해 들려줬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도 또렷한 소리를 듣기 어려웠다.

그 뒤 1950년대, 자기(magnetic) 녹음 방식의 스테레오 사운드(정확한 표현으로는 스테레오포닉(stereophonic)이다)가 나와 인기를 모았다. 이전의 모노 사운드는 1개의 트랙에 기록된 소리 정보를 빛을 이용해 재생하면서도 아날로그로 처리해 음질이 좋지 않고 잡음이 많았다. 자기 방식은 음질도 좋은 데다 스테레오여서 많은 영화에 쓰이게 된다. 하지만 자기 방식은 다 만들어진 필름 위에 오디오 신호를 추가하는 게 너무 비쌌고 빛을 이용한 방식보다 수명이 짧았다.

그 탓에 다시 빛을 이용한 재생 방식으로 돌아갔다. 빛을 이용했을 때 생기는 잡음을 줄이기 돌비 연구소의 돌비 A 방식이 쓰였다. 돌비 A는 전체적인 신호를 증폭시키지 않고 오히려 떨어뜨린 뒤 각 대역을 평준화 시켜 잡음을 크게 줄였다. 덕분에 2개의 광학 트랙을 필름 위에 직접 새겨 빛으로 해석하는 시스템인 돌비 스테레오였다. 돌비 스테레오는 앞쪽에 3개 채널을 두고 뒤쪽에 있는 1개의 채널을 양옆으로 나눠서 서라운드 효과를 내도록 만든 것이다. 돌비 스테레오는 SF 명작인 <스타워즈>에 쓰여 더 많이 알려졌는데, 반영구적인 수명에다 돌비 A의 잡음 감소와 볼륨 평준화 같은 특성을 더했다. 돌비 스테레오가 가정용 멀티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만드는 디딤돌이 되었고 이후에 발표된 모든 돌비 서라운드 기술은 극장과 PC 스피커, 가정용 홈시어터 등에 모두 쓰이게 된다.


이런 이야기를 그 발표회 내내 했으면 지루했을 텐데, 다행히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더군요. 대신 이날 발표회에서는 돌비 모바일 존과 돌비 디지털 플러스 존, 돌비 액슨 존 등 세 영역으로 나눠 각각 어떠한 돌비 기술이 쓰였는지 간략하게 설명하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바일 존에서는 LG 스마트폰인 옵티머스 큐로 모바일 환경에서 즐기는 음악이나 영화의 돌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고, 돌비 디지털 플러스 존에서는 최근 발표한 LG 인피니아 홈씨어터의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 수 있게 꾸몄습니다. LG 제품으로 시연한 것을 보니 LG가 중요한 파트너라는 것을 알겠더군요. 또한 돌비 액슨 존에는 이 기술을 이용해 3D 음성 채팅을 할 수 있는 드래곤 네스트를 시연도 했는데, 정작 기억에 남는 소리는 각 존에서 느낀 것이 아니라 태싯그룹의 공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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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분야에 문외한이라 이들이 누구인지는 발표회를 다녀와서 검색으로 찾아봤는데, 태싯그룹은 사운드 아트, 오디오 비주얼 퍼포먼스를 하는 아티스트라고 되어 있더군요. 제가 잘 모르는 쪽이라 설명이 조금 어려울 듯 한데, 그들이 이날 연주했던 ‘in C’라는 아래 영상을 보는 게 조금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참 쉽게 접하지 못했던 컴퓨터 아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면 이분들이 꽤 유명한데 저만 접하지 못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ㅜ.ㅜ 5대의 맥북 프로를 네트워크로 묶어 각자 파트에 맞는 연주에 맞춰 화면의 영상과 조화를 이루는 것이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연주 내내 5명의 연주자들이 진지하게 화면을 보고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뭘하고 있는지 참 궁금하지만) 아무튼 꽤나 컴퓨터라면 떠올리게 되는 딱딱함에서 벗어나 즐거운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소개한 김에 하나 더 보여드리지요. 이날 마지막 곡으로 연주한 Game Over라는 작품입니다. 설명보다는 그냥 보고 즐기는 게 좋을 듯 한데, 이런 작품을 보고 나니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해석이 달라질 수밖에 없더군요. ^^



덧붙임 #


옛날에 썼던 그 기사를 다시 보니 이런 내용도 있네요. 참고 삼아 올려 봅니다.



서라운드 시스템을 썼던 첫 영화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최초로 서라운드 시스템을 쓴 영화는 1941년 개봉된 월트디즈니의 애니메이션 <판타지아>다. 판타지아는 왼쪽과 센터, 오른쪽, 그리고 뒤쪽의 서라운드 등 모두 4개의 채널로 소리를 내보낸 영화였는데 대사가 거의 없고 교향악을 접목하다보니 각 악기에 맞게 환상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었다. 판타지아에 쓰인 덕분에 판타사운드라 불린 이 서라운드 시스템은 RCA가 만든 멀티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썼는데 35mm 필름 가장 자리에 아주 가느다란 세 개의 옵티컬 트랙과 1개의 제어 트랙을 넣어 소리를 뽑는 방법을 썼다. 월트 디즈니는 이 영화의 사운드를 제대로 즐길 수 있도록 하나의 극장에 8만5천 달러나 들여 증폭 스피커 시스템과 프로젝터 등을 갖추는 노력을 기울였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0 Comments

  1. 2010년 7월 27일
    Reply

    퍼가요~~ ㅋㅋㅋ
    동영상 유튜브이니 스윽 퍼다좀 쓰겠습니당 ~~

    • 칫솔
      2010년 7월 27일
      Reply

      그러십시옹~ ^^

  2. 2010년 7월 27일
    Reply

    베를린에 오신다는 댓글 봤습니다. ^^; 언제쯤 오시나요? 이메일이나 전화 한번 주세요. 시간 되시면 식사라도 한 번 같이 하시지요. 아니면, 독일 맥주 집이라도. ^^;

    liebell@ymail.com
    +49 30 2201 7313 (집)
    +49 176 8014 5256 (휴대전화)

    입니다. 연락 주세요.

    • 칫솔
      2010년 7월 27일
      Reply

      ㅎㅎ 전화 드리겠습니다. 꼭 뵙고 싶네요. ^^

    • 칫솔
      2010년 7월 27일
      Reply

      크… 라이너스님.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3. 2010년 7월 27일
    Reply

    문득 ‘솔 비앙카’ 라는 만화가 떠올라요
    음향이 빠방해서 돌비테스트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애니라고 들은거 같아요 ㅎ

    • 칫솔
      2010년 7월 27일
      Reply

      솔 비앙카.. 기억이 가물가물한 애니네요. ^^

  4. dylanseo1995
    2010년 7월 27일
    Reply

    서라운드 제대로 체험할수있는 영화들은 라이언일병구하기, 트랜스포머 시리즈, 매트릭스…

    • 칫솔
      2010년 7월 27일
      Reply

      사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히트였던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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