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도 틀을 깰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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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이때가 되면 화제에 오르는 업체가 하나 있지요. ‘로지텍’입니다. 원래 마우스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지만 최근 몇 년 동안 키보드와 스피커, 게임 컨트롤러, 리모컨 등 PC 및 디지털 장치 주변 장치 분야로 영역을 확대한 덕분에 여러 분야에서 그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쓰임새에 맞게 디자인을 다듬어 알맞은 세련미를 뽐낼 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아 품질이 뛰어납니다. 흠이라면 값이 좀 비싸다는 정도일까요?


로지텍은 1년에 딱 한 번 제품 발표회를 하는 데, 매년 같은 시기에 하지요. 지금까지는 이 맘때 전후로 날을 잡았습니다. 올해도 어김없고요. 아마도 두어번만 더 하면 이제 로지텍 코리아의 전통 행사라는 인식을 완전히 굳힐 듯 합니다. 이들이 발표회 때마다 화제를 몰고 오는 이유는 일정했던 발표회 시기 때문이 아니라 내용 때문입니다. 따분한 제품 발표회 대신 뭔가 흥미를 끄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는게 로지텍 발표회만의 특징인데, 앞서 여러 번 이 같은 행사를 경험한 이들이 늘다 보니 이제는 그 퍼포먼스를 기대하며 발표회를 찾게 된 것이지요. )그 탓에 항상 로지텍에 이어 발표회를 가졌던 MS는 재미없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만… -.ㅡㅋ)


올해도 어김없이 퍼포먼스는 이어졌습니다. 이번에는 이퀄리브리엄을 각색해 퍼포먼스를 꾸몄더군요. 감정이 통제되고 다양성이 무시된 세계에서 굳은 표정으로 PC를 두드리며 일하는 사람들을 한 명의 혁명가가 일깨운 뒤 레이저를 이용해 새로운 비전과 세계를 보여준다는 내용입니다. 내용은 좀 황당하지만, 발표회의 주인공인 로지텍을 감안하면 괜찮은 내용이지요. 특히 맨 처름 레이저 마우스 출시한 때문에 레이저는 로지텍의 상징과 같은 것이라 이를 퍼포먼스에 넣어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띄긴 합니다.


퍼포먼스 앞뒤로 진행된 현황과 제품 발표회인데, 컨트롤러 위주의 다양성을 추구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오디오 부문에 집중하려는 의지가 강해졌더군요. 마우스와 키보드 부문의 매출은 늘고 있으나 비디오 부문(웹캠)과 게이밍 분야는 오히려 줄거나 현상 유지 수준인데다 규모도 점점 줄고 있는 추세더군요. 오히려 스피커 같은 오디오 부문에 많은 증가가 있던 것으로 확인돼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 모양입니다. 이를 위해 얼티밋 이어스(Ultimate ears)를 지난 8월 14일에 현금 3천4백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를 했지요. 얼티밋 이어스는 음악가와 음향 기술자 등에 맞는 주문형 인이어 모니터 이어폰을 만들던 업체로 메탈리카, 반 헤일런, 마돈나 등이 공연에서 쓰는 이어폰을 공급하면서 프로페셔널 이어폰 시장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업체입니다. 로지텍이 이 업체를 인수한 것은 앞으로 휴대 음악 플레이어를 위한 고급 이어폰을 내놓겠다는 뜻이겠지요. 최고급 이어폰을 만들던 기술을 이용해 대중화 상품을 내놓겠다는 것인데, 어떤 제품이 나올지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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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지텍의 제품군과 매출 현황. 오디오 부분의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문제는 현실인데, 얼티밋 이어스를 인수했다고 해서 당장 제품을 출시할 상황은 아닙니다. 얼티밋 이어스가 고성능 이어폰을 만들었지만, 프로가 아닌 일반 고객들의 성향에 맞는 제품을 내놓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대량 생산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하니까요. 더구나 로지텍 발표회에서 기대하는 것도 주력 제품인 마우스와 키보드 신제품이기에 얼마나 획기적인 제품이 나올까 궁금함을 풀고 싶은 이들이 많았습니다.


올해 소개하는 7개 제품 가운데 마우스보다는 키보드가 많이 진화했더군요. 키보드 가운데 부분만 살짝 올라가도록 만든 무선 네스크탑 웨이브 프로와 어두운 곳에서도 키보드를 다룰 수 있도록 키보드 아래 불빛이 들어오는 일루미네이티드 키보드, 그리고 슬림함이 돋보이는 무선 데스크탑 S520 등은 그냥 싸구려 키보드와 다른 이미지를 주기는 합니다. 일루미네이티드 키보드는 키의 어느 쪽을 눌러도 그 키가 눌리도록 퍼펙트 스트로크 키 시스템이 적용되었지요. 허나 일루미네이티드 키보드를 제외하고 전반적으로 덩치가 큰 것이 부담스럽군요.


MX1100 무선 레이저 마우스
V550 Nano 무선 레이저 마우스
무선데스크탑 S520
무선데스크탑 웨이브 프로(Wave Pro)
일루미네이티드(Illuminated) 키보드
퓨어파이드림(Pure-Fi Dream)
퓨어파이모바일(Pure-Fi Mobile)
마우스는 진화의 흔적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이미 선보였던 것과 엇비슷한 형태의 신제품을 내놔서 그런 건가요? 비스타 3D 플립을 버튼으로 구현해주는 재주를 넣은 MX1100이나 클립형태로 노트북 겉에 마우스를 매달고 다니는 V550 등은 사실 종전의 특징과 비교해 큰 변화를 느끼기는 어렵더군요. 덕분에 MS가 최근에 시작한 ‘굿바이, 레이저’라는 티저 카피에 더 관심을 둘 것 같습니다만…


언제나 쇼와 제품이 어우러진 멋진 발표회를 하는 로지텍이었지만, 올해는 예년만큼 머리를 깨는 뭔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은 달라도 같은 형식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제품에서 다가오는 혁신이 덜 느껴진 탓이겠지요. 늘 혁신을 말하지만, 이제는 그 한계도 느껴지기 시작한 듯 합니다. 특히 주력 제품인 마우스의 변화가 미약한 것이 아쉽습니다. 좀더 이용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혁신성을 담아내지 못한 것 같아서 말이죠. 틀을 깰 때가 온 듯 싶군요. 발표회도 제품도 모두 말입니다. 내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다시 1년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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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8 Comments

  1. 2008년 9월 5일
    Reply

    일루미네이티드 키보드가 떙기네요..호오..

    그나저나 얼티밋 이어스를 먹은건 알고있었는데..

    좀 저렴한 가격에 좋은 소리를 기대해 봐도 될련가 모르겠네요. 저렴한 가격은 좀 무리인가..ㅡ.ㅡㅋ

    • 칫솔
      2008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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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일 로지텍의 마틴 게 AP 사장이 그러더군요. ‘와이프의 눈치를 안보고 살 수 있는 10만 원 안팎의 부담 없는 값의 제품을 내놓고 있어..’ 라고… 10만 원 아직 부담스러운 값인데.. ^^

  2. 2008년 9월 5일
    Reply

    일루미네이트 키보드 예쁘네요.
    표준 자판이라 더 욱 맘에 드는데 가격이 얼마나할지;

    • 칫솔
      2008년 9월 6일
      Reply

      네 꽤 예쁘더라고요. 밤에 작업하기에는 더 없이 좋을 듯~ ^^

  3. 2008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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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항상 키보드나 마우스는 로지텍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패가 없고 잘 만들어진 제품을 판다는 인식이 있어서요.^^

    • 칫솔
      2008년 9월 6일
      Reply

      그렇죠. 근데 로지텍은 무선보다는 유선이 더 낫더라고요. 아직 저는 MX518이 가장 좋습니다. ^^

  4. 2008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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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저렇게 버튼 막달린 디자인 싫어함. 마이티 마우스처럼 그런거 없나본가요?

    • 칫솔
      2008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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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지텍은 애플이 아니니 나오긴 힘들겠지요?.. ^^

  5. 2008년 9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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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X1100은 MX레볼루션과 VX레볼루션을 섞은듯 하네요;;;;

    • 칫솔
      2008년 9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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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X1100은 초기 MX1000과 너무 닮았더라고요. 다시 과거로 돌아간 기분. 그나마 VX 레볼루션이 크기로 보나 기능으로 보나 가장 이상적이었다는… ^^

  6. 2008년 9월 7일
    Reply

    손목 무리도 안가면서 뭔가 혁신적인 마우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그런건 안보이네요 ^^

    • 칫솔
      2008년 9월 8일
      Reply

      아마도 지금 같은 방식으로는 나오기 힘들지도 몰라요 ^^

    • 칫솔
      2008년 9월 8일
      Reply

      손이 크다면 MX1100을 쓰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겁니다. ^^

  7. 2008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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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흠… 로지텍 하면 이젠 마우스가 아닌, 게임 조이스틱, 스피커가 생각나는군요.
    레이싱휠로는 로지텍이 최고인데 말이죠.. 너무 비싸서 침만 꼴깍 삼킨답니다…
    최근에 컴퓨터 조립해주면서 싸고 괜찮은 오디오가 로지텍꺼 밖에 없어서 (30불인가..)
    다 조립후 소리를 들어보니 가격에 비해서 너무너무 성능이 좋은거 있죠 !!!
    로지텍.. 싸면서 참 잘만드는거 같아요…. 하지만 비싼건 또 너무 비싸서…흑흑…
    저도 저런곳좀 한번 가봤으면 합니다.. 요즘 키보드는 싫어염.. 저는 아직두 IBM 15년됀거 쓰고있다는
    허허허.. 느낌이 너무 좋아요 타닥타닥 ^^ 지금은 701로 글쓰느라 쉬프트키 아놔 ^^;;

    • 칫솔
      2008년 9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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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실히 캐딜락님이 계신 곳과 우리나라의 로지텍에 대한 이미지가 다른 것 같습니다. 마니아가 아닌 이상 우리나라에서 휠이나 스피커 업체로 로지텍을 떠올리기는 어렵거든요.
      그나저나 비싼 건 너무 비사다는 데 저도 공감. 그란 투리스모 할 때 쓸 휠 하나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싸서 침만 삼켜요. ㅜ.ㅜ

  8. 개인용 주변기기 전문기업 로지텍코리아(대표 : 서수경)는 오늘,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디지털 이모션(Digtal Emotion)’이라는 주제로, 인체공학기능을 탑재한 마우스와 키보드, 스피커 등 총 7종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 로지텍 CEO인 제리 퀸들렌 ▲ 아태지역 사장인 마틴 게씨가 방한해 로지텍 사업전략을 소개했다. 행사는 로지텍 본사 대표 제리 퀸들렌(Jerry Quindlen)의 환영 메시지를 시작으로 진행됐으며, 로지텍..

  9. 2008년 9월 28일
    Reply

    최근 노트북을 자주 쓰게 되면서 괜찮은 마우스 어디 없나 계속 기웃거리곤 했었다. 특히 리시버의 크기가 작은것을 찾고 있었다. 로지텍 VX 나노 제품에 마음이 꽂혀 눈여겨 보고 있었는데 V550 이란 신제품이 또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얼리어답터 둘째가라면 서러운 마음으로 신제품을 택했다. 로지텍에서 새로나온 마우스 로지텍 V550 나노. 노트북 액정 겉면에 붙이고 다닌다는 독특한 발상으로 나온 제품이다. 가방도 필요없고, 아답터도 귀찮고 딱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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