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징 중독, 블랙베리 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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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간히 접했던 블랙베리를 한 대 영입했습니다. 그것도 활활 타오르는 블랙베리 토치로.


블랙베리 토치는 다른 블랙베리와 스타일이 조금 다른 제품입니다. 슬라이딩 방식의 쿼티 키보드를 채택하고 터치 스크린에서 조작할 수 있는 점, 새로운 블랙베리 OS6를 적용한 점 등 변화가 적지 않습니다. 물론 다른 스마트폰에 비하면 큰 변화는 아닐지 모르지만, 블랙베리 라인에서는 달라진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이번 영입 전까지 블랙베리에 대한 기억은 썩 좋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드웨어 키보드가 편하다는 말도, 보안성이 좋다는 이야기도 숱하게 들었지만, 솔직히 말해 조작 자체가 불편했기 때문에 관심 밖에 둘 수밖에 없었지요. 또한 블랙베리를 쓰기 위한 복잡한 서비스 체계 등도 실제 써보지 않는 이상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제 개통해보니 요금제나 블랙베리 인터넷 서비스(BIS)에 대한 문제점들이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더군요. (이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정리하지요.)


하지만 블랙베리 토치를 쓴지 딱 하루 만에 중독되었습니다. 당장 수많은 앱이 없어도, 다른 스마트폰보다 잘난 것은 별로 없어도, 블랙베리 마니아들이 블랙베리를 놓지 못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진 않더군요. 행여 블랙베리의 특징인 하드웨어 키보드 때문일 거라고 예상할지 모르지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런 키보드를 가진 다른 스마트폰도 널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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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를 비롯한 블랙베리에 중독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딱 하나. 메시지의 알림 기능이었습니다. e-메일, 문자, 블랙베리 메신저와 각종 인스턴트 메신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나와 관계된 여러 소통을 위한 서비스나 소셜 네트워크에서 나와 관련된 메시지가 단 한 줄에 나타나는 것만큼 매력적인 게 없더군요. 또한 각종 서비스의 메시지가 도착할 때의 짧고 경쾌한 알림음도 묘한 중독성이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그 소리를 기다리게 됩니다. 알림을 받으면 별다른 조작 없이 하드웨어 키보드에서 곧바로 답장이나 댓글을 달 수 있으므로 좀더 빠르고 간편하게 메시징을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도착되는, 또는 내가 관여된 메시지를 지체 없이 알려주면서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정리하고 곧바로 반응할 수 때문에 다른 단말기보다 더욱 메시지에 집중하게 만드는 것이 블랙베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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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러한 메시징이 시도 때도 없이 오는 것이 문제로 떠오른 적이 있었는데, 블랙베리는 장치가 켜지고 꺼지는 시간을 정해 놓을 수 있습니다. 밤 10시 이후에는 전원을 끄고 오전 7시에 저절로 전원을 켜서 밤새 들어온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설정할 수 있는 것이죠. 단지 블랙베리의 전원을 끄는 것이라 급한 전화도 못받을 수 있는 점이 단점이긴 합니다.


아무튼 블랙베리 토치를 쓰면서 블랙베리의 특징 한 가지를 확실하게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됐습니다. 블랙베리의 특징이 귀동냥으로만 주워듣던 것보다 더욱 강하게 다가오더군요. 블랙베리 마니아들이 블랙베리만 쓸 수밖에 없는지 많이 이해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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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블랙베리 토치를 써보니 블랙베리에 대한 안 좋았던 기억 중 일부는 지워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전보다 블랙베리 토치는 많이 편해졌거든요.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다 되는 터치 스크린을 이제야 쓸 수 있게 됐고, 남들도 다보는 가로 화면도 볼 수 있게 됐지만, 그것만으로도 블랙베리는 한결 편한 스마트폰이 되었습니다. 굉장한 것은 아닌데, 그냥 편해진 블랙베리가 반갑더군요. 화면을 누르든, 광 센서를 이용하든 필요한 상황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다룰 수 있게 된 점에서 이제는 점수를 더 주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커진 터치스크린에서 전화번호를 누를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편해진 점인 듯 싶습니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런데 화면을 위로 밀어 올리면 나타나는 하드웨어 키보드에 대한 평가는 반반인 듯 합니다. 이미 블랙베리를 써본 마니아들은 이번 토치의 쿼티 키보드가 쫀득함이 없어서 싫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전에 다른 블랙베리를 쓰지 않고 바로 토치를 쓰는 것이라 오히려 똑똑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 글자를 확실하게 입력했다는 신호를 주는 것 같아서 좋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느낌의 차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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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블랙베리에서 즐길 응용 프로그램이 적은 것이나, 블랙베리 데스크탑을 통해 동기화를 해야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등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불편하고 이런저런 불만 투성입니다. 가입 장벽도 높습니다. 하지만 메시징이라는 강점 하나 만큼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블랙베리 마니아들이 이런저런 게 다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이유를 블랙베리 토치 덕분에 이해하게 된 것 같습니다.

덧붙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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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토치가 빨강이라 빨간 칼국수 이어폰 선이 특징인 닥터 드레 투어를 꽂았더니 제법 잘 어울리네요. 토치도 음질이 좋은 편이고 재생 화면도 편하게 구성된 터라 음악을 들으면서 메시징을 하기 좋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0 Comments

  1. 2011년 3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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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치보다 빨간 칼국수가 더 좋아 보이는건 왜일지? ^^;

    • 칫솔
      2011년 3월 6일
      Reply

      ㅋㅋ 그런가요? ^^

  2. 2011년 3월 5일
    Reply

    아이폰 앱중에 박스카라는 녀석은 아예 알림만 오는 시간을 따로 정해줄 수 있더라구요.
    왜 아예 전원을 끄도록 설계한건지 참…;;

    • 칫솔
      2011년 3월 6일
      Reply

      비즈니스용이다 보니 아예 전원을 꺼 놓는게 차라리 낳겠다 싶기도 하더군요. 역시 야밤에 전화받는 건 좀~ ^^

  3. 2011년 3월 5일
    Reply

    저도 블랙베리가지고싶어요 지금은 아이폰인데 다음에는 블랙베리를 갖고 아이패드를 ㅎㅎㅎ
    잘보고갑니다 좋은하루되세요

    • 칫솔
      2011년 3월 6일
      Reply

      아항~ 그런 조합으로 가실 생각이군요.
      즐거운 휴일 보내세요~ ^^

  4. 2011년 3월 6일
    Reply

    하양은 언제야 나올런지… -_-

    • 칫솔
      2011년 3월 7일
      Reply

      어라? 아직도 출시 안됐나요? 헐~

  5. 2011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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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블랙베리 토치 눈여겨 보고 있던제품인데… 비용이 좀 아쉽죠ㅜㅜ 스마트폰써도 동영상이나 게임은 선호안하는 타입이라 괜찮은 것 같긴 한데…

    안녕하세요 가끔씩 자주 들려서 글 읽고 가는 사람입니다^^
    다른 블로거보다 내용이 잼있고 전문적인 부분도 보여서 잘 오게되네요 ㅎㅎ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 칫솔
      2011년 3월 7일
      Reply

      저도 단순히 소통만 하는 이들에겐 블랙베리가 잘 어울릴 거라고 봅니다.
      항상 들러주셔서 고맙습니다. ^^

  6. 2011년 3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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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블베 매니아들이 블베를 못버리는지 이제야 이유를 아셨군요 ^^
    저는 전에는 볼드 9000을 쓰다가 딴 친구 줘버리고 지금은 볼드 9700으로 쓰는데..
    토치.. 좋지요.. 블베 OS 6도 괜찮은 듯 합니다(볼드 9700은 언제 업글을 시켜줄 것인지 -.-).
    그런데 확실히 쿼티키패드에는 조금 차이가 나는게.. 전 9000 키패드가 좋기는 했어요.. 커서 시원시원했다능..

    • 칫솔
      2011년 3월 7일
      Reply

      다들 그 말씀 하시더군요. 크고 잘 눌리고 쫀득한 느낌이 좋다고~ ^^

  7. 2011년 3월 6일
    Reply

    음.. 이어폰이.. SATA 케이블 같아요! ㅋㅋ
    아무튼 아이폰이 일색한 지하철에서 블베 보면 왜 제가 반갑죠? ㅋㅋㅋ
    (모토쿼티 쿼티자판이라서 그럴려나요? ㅋ)

    • 칫솔
      2011년 3월 7일
      Reply

      모토 쿼티보다는 자판을 누르는 느낌이 좀더 낫긴 하더군요. ^^;

  8. Taeyoung Koh
    2011년 3월 7일
    Reply

    학주니는 안오는데가 엄꾸나…아! 내 9700 어쩔… 아직 약정 마이 남았다능…

  9. Mike7kim
    201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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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00쓰다가 옵2X로 알아내려는 참입니다. 음악은 따로 동기화하지않아도 블랙베리 아무 폴더에 넣어도 뮤직플레이어가 찾아준답니다. 다만 태그가 맞지 않으면 한글이 깨져서 나오기에 ID3로 맞춰줘야하기는 하지만요 ㅠㅠ
    뒤에 적어주신 글-BIS관련글은 RT했습니다. 아이패드가 쓰고있어서 칫솔님은 멘션 넣지못했지만, ST_Tsupport와 블랙베리유저 해쉬태그(#bbuser)걸어서 올렸습니다. 그동안 아이패드로 칫솔님 글 RSS Fead reader로 받아봤었는데 안드로이드폰으로 볼 것을 생각하니 너무 좋네요. ㅋ
    블랙베리만큼 애정을 가지고 9000부터 9700까지 써온 폰이 없는데 BIS(VAT포함 월13,200원)으로 차라리 최신폰대금 내는게 낫겠다싶어서요… 일본NTT도코모도 이미 BIS/BES요금을 파격적으로 내렸는데 무슨 문제인지 우리나라는 예외네요 ㅠㅠ 좋은 글 항상 잘보고있습니다. (@mike7kim)

    • 칫솔
      2011년 3월 10일
      Reply

      아.. 그렇군요. 음악 부분은 수정해야겠습니다.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10. 2011년 5월 1일
    Reply

    블랙베리 토치는 이전 포스팅에서 잠시 살펴본대로 블랙베리 고유의 쿼티 키보드와 터치 스크린을 모두 갖고 있고 특히 메시징에 특화된 스마트폰입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블랙베리 토치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입력장치: 쿼티 & 터치 키보드, 트랙패드까지 블랙베리의 쿼티 키보드는 처음에는 사용하기 어렵지만 어느정도 사용하다 보면 키의 위치를 느낌으로 알수 있게 되더군요. 이제 겨우 3주정도 사용한 셈이라 아직 능숙하지는 않지만 쿼티..

  11. 경쾌한 알림음
    2011년 5월 4일
    Reply

    기본 알림음이 쨔응이죠 ㅋㅋ
    디링~ 그리고 한낮의 밖에서도 잘 보이는 액정?~ 도 좋아요 ㅋ

    • 칫솔
      2011년 5월 7일
      Reply

      네. 토치 사운드는 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오디오적 경험은 다른 제조사도 본받아야 할 듯 싶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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