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D모니터 TA950, 2D와 3D를 모두 잡았을까?

요즘 스마트폰을 많이 쓰기는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작업은 여전히 PC에서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사진을 보정하거나, 동영상을 편집하는 등 대부분의 작업을 PC에서 하고 있지요. 또한 틈틈히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요. 수많은 스마트 장치가 쏟아지고 있어도 여전히 PC를 다루는 시간은 예전보다 적어진 상황은 아닌 듯 합니다. 밖에 나갈 때 노트북보다는 다른 휴대 장치를 갖고 나가는 점이 달라진 정도랄까, PC 앞에서 일하는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더군요. 그만큼 모니터를 보고 있는 시간이 많은 것이지요.

PC에서 하는 일이 많고 딱 한 가지 작업에만 쓰지 않다보니, 그동안 모니터를 고를 때 전문성보다는 다기능이나 연결성에 초점을 맞춘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품질만 이상이 없다면 대체로 좀더 여러 기능을 갖춘 모니터를 썼던 것이지요. 얼마 전까지 쓰던 모니터도 이 같은 이유로 여러 외부 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많았는데, 싱크마스터 TA950은 그 이상의 기능과 단자를 갖춘 점이 마음에 듭니다.

TA950의 각 단자에 여러 장치를 연결하고 맨 처음 했던 일은 다름 아닌 모니터 캘리브레이션었는데요. 캘리브레이터라는 보조 장치를 이용해 모니터가 제대로 된 색을 표시하도록 조정해 주는 것입니다. PC에서 아주 전문적인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어도,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선 정기적으로 해줘야 하는 작업입니다. 물론 새 모니터를 쓸 때도 마찬가지라 TA950을 설치한 직후에 처음으로 이 작업을 했던 것이죠.

사실 어지간한 모니터도 사진은 잘 나오기는 하는데 그래도 모니터라는 특성 때문에 기본적인 성능이 뒤쳐지면 곤란하더군요. 특히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을 보정할 때 자칫 잘못된 결과물을 내놓을 수도 있으니까요.

캘리브레이터 후 어느 정도 맞는지 간단하게 확인해봤습니다. 프로파일 에디터에서 캘리브레이션 값을 읽어보니 CIE xy 색도 좌표에서 이런 결과가 나타나더군요. 빨강색 삼각형이 TA950에서 표시할 수 있는 색 재현 공간이고, 안쪽 밝은 파랑색의 삼각형이 sRGB 값입니다. 경계 부분이 살짝 어긋나긴 했지만, TA950의 색 재현 공간이 sRGB에 크게 벗어나지 않더군요.

물론 좀더 미세하게 조정을 한다면 딱 맞아 떨어지는 값이 만들어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만, 그건 좀 복잡하고 까다로운 작업이 될 것 같더군요. 사실 캘리브레이션을 위해 처음 화면 조정할 때 감마 값과 백색 값이 조정가능한 범위로 측정되지 않아서 약간 애를 먹었는데요. 그렇다고 고급 설정까지 건드리기에는 너무 복잡해 그 부분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정도 설정만으로도 여러 작업을 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 데다 실제 간단히 작업을 해보니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했으니까요.

그런데 이러한 설정을 끝내고 나서 사진 작업을 작업해야 하는데, 사실 딴 짓을 더 많이 했습니다. 영화를 보거나 다른 동영상 컨텐츠를 더 즐겼거든요. 특히 지난 한 주 동안 PC에 담아 놨던 3D 입체 동영상을 편하게 봤습니다. 싱크마스터 TA950이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모니터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아주 수월하게 3D 컨텐츠를 볼 수 있던 것이지요.

3D 입체 동영상을 보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3D 입체 컨텐츠를 보는 것은 당연히 가능하고, 2D 영상을 실시간으로 3D로 변환해 볼 수도 있는 것이지요. 3D를 보는 것은 어렵진 않습니다. 리모컨의 3D 버튼을 누른 뒤 안경의 전원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되거든요. 안경이 적외선이 아닌 2.4GHz RF 방식이라 꼭 정면으로 화면을 보고 있지 않을 때 3D가 풀리는 일은 없습니다.

두 개의 영상이 좌우로 나뉘어 있는 side by side 방식의 여러 3D 입체 컨텐츠를 열어 봤는데, 일단 3D 입체를 고려해 만든 애니메이션이나 영상 들은 그 특징이 잘 살아 났습니다. 컨텐츠에 따라서 입체감을 느끼는 수준이 많이 다르긴 한데 비싼 3DTV에 뒤지지 않을 만큼 입체감은 표현되더군요. 다만 셔터 글라스 안경의 특성상 밝기가 어두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또한 PC용 블루레이 드라이브와 재생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재생할 때 DVI로 연결한 모니터가 3D 신호를 감지하지 못하는 것 같더군요. 알아서 3D 모드로 전환되지 못했는데, 이는 나중에 그래픽 카드를 바꿔서 테스트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2D 컨텐츠를 3D로도 볼 수 있지만, 이는 장면마다 입체감이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깊이에 있어서는 3D로 만들어진 컨텐츠에 비하면 좀 얕은 느낌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입체감이 느껴지는 장면을 볼 때의 맛을 느껴보려 이 모드를 쓰게 되더군요. 밝은 장면보다는 조금 어두우면서 명암이 있는 장면에서 입체감이 느껴집니다. 모드 설정에 따라 깊이감이나 초점 등을 조절할 수 있는데, 이는 영상에 따라 조절하면 될 듯 싶더군요.

사실 TA950이 PC 모니터라서 기대를 했던 것은 드디어 유투브 3D 채널에서 영상을 볼 수 있게 된 점입니다. 유투브는 이전부터 3D 전용 채널(http://www.youtube.com/3d)을 운영해 왔는데요. 인터넷이 되는 3DTV는 물론 일반 모니터를 가진 PC에서는 이 3D 채널을 보기 어려웠는데, TA950 덕분에 이곳에서 3D 컨텐츠를 볼 수 있게 된 것이죠. 이 곳에 들어가면 영화 예고편이나 뮤직비디오를 3D로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반적인 3D 동영상도 있지만, 어쨌든 이곳에서 쉽게 접하지 못했던 여러 3D 컨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유투브 3D 영상도 일반적인 3D 컨텐츠와 크게 다르진 않지만, 주의 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원본 상태로 3D 영상을 보면 왠지 어지럽고 초점이 잘 안잡히는 느낌이 들겁니다. 하지만 플레이어 설정만 잘하면 흥미진진한 3D 영상을 볼 수 있는데요. 유투브 3D 채널의 영상 하단의 플레이어를 보면 3D 옵션이 있습니다. 이 옵션을 보면 전체 너비가 있고 절반 너비가 있는데, 절반 너비로 설정한 다음 1080p로 해상도를 바꾸고 전체 화면으로 보면 큰 화면에서 입체감이 살아 있는 3D 영상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만약 그래도 영상이 어지럽다면 3D 메뉴의 ‘전환(오른쪽-왼쪽)’ 옵션이 켜져있는지 꺼진 상태인지 확인해보시길.

유투브 3D 채널이 올라와 있는 수많은 영상을 즐겨보세요. 더불어 아래 영상은 강추! 2009년에 만든 ‘팡게아’라는 영상인데, 정말 잘 만든 영상 중 하나입니다.
http://www.youtube.com/3d#p/c/F141A029954BC254/0/jJjJeYfAwQw

그런데 PC에 다운로드한 3D 동영상 컨텐츠가 없어도 이 모니터에서 직접 3D 컨텐츠를 볼 수 있습니다. TA950에 랜선을 꽂고, 스마트허브의 3D 익스플로러에 들어가면 3D 영상을 찾을 수 있거든요. 영화 예고편도 있지만, 3D 뮤직비디오나 공연 실황 등을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더군요. 특히 새롭게 3D로 찍은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나 ‘oh!’ 공연 실황을 볼 수 있는데요. 아마 삼촌 팬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컨텐츠가 아닐까 싶더군요. ^^

이 뿐만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유아/교육 3D 컨텐츠도 있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나 피노키오, 장화신은 고양이, 알라딘과 요술램프 외에도 영문 컨텐츠를 3D 영상과 함께 읽어주기 때문에 아이들도 즐길 수 있겠더군요. 또한 여행이나 자동차와 관련된 3D 다큐멘터리도 있는데, 컨텐츠의 수가 적어서 아쉽더군요. 이제 다양한 컨텐츠만 뒷받침되면 어렵게 3D 컨텐츠를 구해서 보지 않아도 되는 좋은 시스템이 더 돋보이게 될 듯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