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Z1’, 이런 올인원 PC는 언제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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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인원 PC는 많이 들어봤어도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은 만나기 힘들었습니다. 제조사들이 만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쓸만하게 만드는 게 힘드니까요. 3D 그래픽이나 캐드, 영상처럼 처리량이 많은 일을 위한 고성능의 본체와 고품질의 디스플레이를 하나의 본체에 붙여 내놓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워크스테이션은 그저 좋은 하드웨어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성능의 안정성을 담보해야 하고 수많은 소프트웨어 벤더의 인증을 받은 뒤에야 업계에서 쓸만한 워크스테이션으로서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에 발표한 올인원 워크스테이션, HP ‘Z1’은 독특합니다. 그동안 고성능, 고품질이면 그만일 것이라고 했던 워크스테이션을 재정의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단순하게 보면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따로 내놨던 Z 시리즈 워크스테이션과 드림컬러 모니터를 하나로 합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협업과 워크스테이션를 다루는 이용자들의 경험을 검증하고 나온 것이기 때문이지요.

Z1의 제원

일단 제원부터 살펴보지요. 2년 여의 개발 기간이 걸린 Z1은 듀얼코어 코어 i3-2120(3.3GHz)와 쿼드코어 제온 프로세서(E3-1245, E3-1280)를 쓰는 3가지 모델로 나옵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 아이비 브릿지 i3와 제온이 나올 예정이어서 이 제원은 바뀔 가능성이 있습니다.) 메인보드 칩셋은 C엔비디아와 협업을 통해 만들어진 고성능 쿼드로 그래픽카드는 Z1에 맞춰 특별하게 설계된 것으로 이용자는 쿼드로 Q500M과 Q3000M, Q4000M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저전력, 고성능을 내면서도 발열로 인한 팬 소음이 덜 나도록 신경을 많이 썼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화면은 27인치, 해상도는 2560×1440의 고해상도를 표시하고, IPS 패널 시야각의 약점에서 조금은 자유롭습니다. 무엇보다 드림웍스와 손잡고 만든 드림컬러 모니터와 마찬가지로 10억개가 넘는 색을 표시할 수 있고 프린터 출력과 정확하게 일치되는 색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장장치는 하드디스크와 SSD를 선택해서 쓸 수 있고, 2.5인치 하드디스크가 두 개 있으면 RAID로 구성할 수 있습니다. 슬라이드 로딩 방식의 DVD 드라이브와 블루레이 드라이브도 포함하고 있고요. 대용량 램을 써야 할 때 안정성이 높은 ECC 램을 쓰게끔 해 놓았더군요.

400와트 전원공급 장치, 2개의 USB 3.0, 9개의 USB 2.0, IEEE1394, 여섯 가지 카드 리더와 기가비트 랜, SPDIF와 서브우퍼 출력, SRS 프리미엄 사운드를 들려주는 듀얼 콘 스테레오 스피커가 내장됐습니다. 입출력 가능한 디스플레이포트가 있어 외부 모니터를 연결해 듀얼 모니터 환경을 꾸밀 수도 있습니다. 80211n 무선 랜과 블루투스 3.0도 빠짐없이 챙겼고, 내부 확장 슬롯은 PCIe 16x 1개와 미니 PCIe 3개를 갖췄습니다. PCIe 16x가 1개이고 공간도 좁아 SLI 확장은 불가능하다는군요.

업계 상황을 잘 반영한 올인원 워크스테이션

본체와 화면을 따로 사면 앞서 설명한 제원의 워크스테이션을 사는 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은 지금 없다는 것이겠지요. 무엇보다 정해진 부품을 쓸 수밖에 없는 워크스테이션의 생태계를 잘 이해한 제품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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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비된 자동차 엔진룸이 연상되는 HP Z1의 내부
이번 행사에 참여하기에 앞서 Z1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본체가 열리는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이라고 한 터라 기대를 많이 한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까지 올인원 PC는 기대에 비해 뭔가를 빠뜨린 듯한 느낌이 더 많았으니까요. 성능이나 외형, 화면, 샤시 등 여러 항목으로 나뉘봐도 그닥 마음에 드는 경우는 드물었므로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열릴 것인지 꽤 궁금했는데, 본체가 열리는 방식과 그 구성을 보면서 마음에 쏙 들더군요.

Z1은 손쉽게 본체를 열어 부품을 바꿀 수 있습니다. 본체를 눕혀 화면을 위로 올리기만 하면 되는 데다 각 부품을 모듈화 해 쉽게 교체토록 한 것이지요. 덮개를 열자마자 꼭 필요한 부품들이 모듈 형태로 자리를 잡은 모습을 보면 잘 관리된 자동차 엔진룸 같은 느낌이 듭니다. 겉은 몰라도 속을 보면서 탐난다고 떠올린 건 Z1이 처음인 듯 싶군요.

Z1은 CPU를 제외하고 파워와 그래픽 카드, 하드디스크, 램, 광학 드라이브 등을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래픽 카드는 워크스테이션에서 쓰는 여러 소프트웨어의 까다로운 인증으로 인해 특정한 제품 밖에 쓸 수 없지만, 그래도 업계의 교체 수요는 생각보다 많기 때문에 이러한 업그레이드 가능한 샤시를 꼭 만들어야 했던 것이죠. 더구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도구 없이 간편하게 부품을 꺼내고 꽂을 수 있습니다. 결국 업계의 요구를 따르지 않는 워크스테이션을 만들 수 없었겠지만, 덕분에 아주 특이한 제품을 만들게 된 것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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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내부 부품과 열 관리 때문에 두께를 줄이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제품의 폭은 좀 두껍지만, 이에 맞춰 기능을 보강한 것도 있습니다. 부품이 모니터 뒤에 들어가는 올인원 PC의 특성에 맞춰 되도록 저소음 설계를 했으니까요. 프로세서 뿐만 아니라 그래픽 카드도 저소음 설계를 했더군요. 아마 HP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엔비디아 역시 상당히 신경 써 준비한 듯 보이더군요. 9개의 열 감지 센서로 6개의 팬 중 필요한 것만 가동해 발열을 조절하므로 소음이 적다는 게 HP의 설명입니다. 발열이 적고 소음이 없으니 Z1이나 작업자나 서로 쾌적한 환경에서 일을 할 수 있겠지요.

워크스테이션으로만 나온 건 정말 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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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해 Z1이 워크스테이션으로 나온 것은 많이 샘 나는 부분입니다. 올인원 PC 환경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춘 것이 바로 Z1이기 때문이지요. 큰 화면, 고해상도 스크린, 빠른 처리 성능, 쉬운 부품 교체 등 어쩌면 모니터와 데스크탑 대신 쓰고 싶은 PC의 유형을 찾는다면 HP Z1과 같은 유형이 지금으로선 딱 좋은 예겠지만, 아쉽게도 이 제품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나오지는 않을 듯 합니다.

가장 값싼 코어 i3 모델의 미국 출시 가격이 1899달러(부가세 별도)에 책정되어 있어 일반 소비자라도 사서 쓸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일반적인 PC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섣부르게 추천하긴 힘듭니다. 하지만 이러한 유형의 PC가 나올 가능성까지 완전히 배제하기는 힘들 것 같군요. 이번 워크스테이션을 개발을 맡은 론 로저스 HP 시니어 디렉터는 “앞서 개발했던 Z 워크스테이션의 툴 리스(도구 없이 부품을 분리하는 것)가 이후의 PC에 적용된 것처럼 이 역시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해 출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더군요.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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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깔끔한 사무실 환경을 구축하고 싶지만...
하지만 실제 적용된 모델을 출시하려면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HP Z1은 국내 출시를 조율하고 있는데, 상반기 안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Z1 형태의 올인원 PC 버전이 나온다면 기다리겠지만, 그런 기약이 없는 만큼 워크스테이션 모델에 올인하는 PC 이용자도 없진 않을 듯 합니다. 그럴 만한 올인원 워크스테이션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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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4 Comments

  1. 2012년 2월 16일
    Reply

    역시 올인원은 깔끔한 책상을 위한 모범답안같은 존재랄까…

    • 칫솔
      2012년 2월 20일
      Reply

      언제나 책상에 이런 게 하나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겠지만…

  2. 2012년 2월 19일
    Reply

    워어.. 정말 저 해상도에 모니터 암 달고(헐.. 무게는 얼마나 나가려나요?)
    키보드와 마우스를 블르투스로 연결하면 정말 환상적이겠는걸요?

    • 칫솔
      2012년 2월 20일
      Reply

      키보드/마우스는 모두 무선이라 확실히 깔끔하더군요. 이거 하나 들여놓고 싶은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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