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부리다 좋은 점 놓친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리뷰
아마 디지털 장치 소식을 자주 접하는 이들은 알겠지만, 지난 해 소니는 두 개의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내놨더랬다. 화면의 반을 접어서 들고 다니는 태블릿 P와 평판 타입인 태블릿 S였다. 그러나 두 제품은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었다. 출시를 하지 않은 탓이다. 테그라2를 처리장치로 쓰면서 화면과 무게 등 외형만 다른 제품이었지만, 안드로이드 태블릿 시장을 견인할 능력이 모자란 소니에게는 무르익지 않은 시장에 이 제품들을 출시하기에는 위험 부담이 많았다. 첫 제품에 대한 기대를 접고 조용히 1년을 흘려 보낸 소니는 지난 IFA 2013에서 태블릿S의 후속 제품인 엑스페리아 태블릿 S를 공개했고, 얼마 전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전작과 비슷해 보이지만, 더 얇아지고 더 강해진 성능, 다양해진 기능을 갖춘 터라 국내에 출시된 다른 태블릿과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것이 옳은 판단이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지난 일주일 동안 태블릿S를 다뤄봤다


독특한 만듦새의 엑스페리아 태블릿S


엑스페리아 태블릿S는 7인치보다는 확실히 크고 10.1인치보다 약간 작은 느낌이다. 화면 크기가 9.7인치라는 영향도 있지만, 10.1인치에 불과 0.4인치 작은 차이 만으로도 왠지 아담해 보이는 덕분에 10인치보다 덜 부담스럽다.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리뷰
사실 태블릿S는 옆에서 볼 때 더 재밌다. 보통 뒤판을 평평하게 만든 다른 태블릿과 달라서다. 옆에서 보면 마치 위를 구부려 접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 물론 실제 접은 것은 아니다. 단지 구부린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형태여서 이를 첨 본 이들은 이 부분을 펼 수 있는지 묻곤 한다. “안 된다”고 대답하면 “왜 이렇게 만든거야”라고 되묻는다. 


굳이 평평하게 만들어도 되는 데도 이렇게 만든 이유가 있다. 워낙 튀는 걸 좋아하는 소니긴 해도 기능성을 무시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전반적으로 평평하게 만들면 두께가 얇아 손에 쥐기 불편하므로 이렇게 접으면 두께가 두터워지는 만큼 세로로 잡을 때 좀더 편하다. 더불어 두터운 쪽으로 무게가 쏠리므로 그 부분을 잡고 있으면 반대쪽 무게가 덜 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더불어 접힌 부분의 작은 홈을 스탠드를 살짝 걸쳐 놓을 수 있어 거치할 때도 쓸모가 있다. 다만 버튼이 접힌 부분의 안쪽에 들어가 있는 데다, 음량과 전원단자가 너무 붙어 있어서 편하게 누르기 힘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실 이 만듦새는 지난 해 발표한 태블릿S와 똑같다. 전작과 다른 점이 있다면 훨씬 얇아지고 더 가벼워졌다는 점이다. 그래도 다른 태블릿에 비해 참 마감이 깔끔하고 독특한 만듦새를 가졌는데, 아쉽게도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형태는 아니다. 그냥 얇게 만들었어도 더 돋보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왜냐하면 소니니까.


창으로 실행하는 위젯, 독창성과 넌센스


엑스페리아 태블릿S는 아직 아이스크림 샌드위치(ICS)를 운영체제로 쓴다. 업그레이드는 내년에 계획되어 있다. 하지만 홈 UI는 ICS의 UI를 기본으로 많이 손봤다. 페이지나 아이콘 이동은 같지만, 상단과 하단부의 기능을 좀더 많이 밖으로 꺼내놓았다. 구글 검색과 인터넷, 메일, 사진, 설정, 위젯과 리모콘, 게스트 모드. 팝업 창, 리모컨 등의 기능이 홈 UI에 있다.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리뷰
기본 홈 UI
이 가운데 눈여겨 볼 것은 팝업 창 기능이다. 사실 태블릿에서 여러 응용 프로그램을 동시에 실행하는 기능은 태블릿의 활용성을 높여주는 것이고 흥미를 끄는 기능이어서 이를 어떻게 구현할 지 고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소니는 멀티 윈도에 맞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넣는 것 대신 꾀를 부렸다. 위젯을 팝업 창으로 띄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를 테면 ‘아름다운 위젯’으로 이름을 바꾼 뷰티풀 위젯을 설치한 뒤 팝업 창 모드로 등록하면 어떤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 중에라도 날씨 위젯을 화면에 띄워서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물론 모든 위젯이 100%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등록할 때 오류 메시지가 나오기도 하다. 단지 날씨나 세계 시각, 타이머, 녹음, 앱 실행, 리모컨 같은 일을 하기 위해서 홈 화면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는 게 요점이다. 하지만 여러 개의 위젯을 동시에 띄워 다중 창으로 열어보게 끔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런 기능은 없다. 녹음 위젯, 시계 위젯, 세계 뉴스 위젯을 한꺼번에 띄울 수 없으며 새 위젯을 실행하면 기존에 실행된 위젯 창이 닫힌다. 이건 좀 넌센스했다.


나를 감추는 게스트 모드


안드로이드 4.2 젤리빈은 두 명 이상의 이용자가 한 대의 태블릿을 쓰는 다중 계정 기능이 있다. 이것을 이용하면 앱이나 메일 설정 등 각자의 취향대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의 운영체제에는 이와 비슷한 기능도 없엇다. 오직 태블릿의 주인만이 쓰는 것을 전제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태블릿S는 태블릿의 주인이 아닌 다른 사람도 이 태블릿의 일부 기능을 쓸 수 있는 게스트 모드를 넣었다. 이는 안드로이드 4.2에서 선보인 것과는 다르게 태블릿의 주인이 이 태블릿을 쓰고 싶은 다른 이들을 위해 기능을 몇 개 골라 놓은 설정 화면만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빠가 쓰던 태블릿을 아이에게 빌려줄 때 실행할만한 앱만 골라서 넣어놓고 주는 식이다. 이전 모드로 돌아가려면 비밀 번호를 입력해야 하므로 이를 모르는 이용자는 이전 모드로 쉽게 돌아가지는 못한다.


게스트 모드는 그런대로 괜찮은 기능이다. 태블릿을 공유해서 쓸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니까. 더구나 나 이외의 다른 이용자가 태블릿의 앱을 잘못 실행해 내 정보가 빠져나간다거나 데이터가 없어질 일은 막을 수 있으니까. 특히 태블릿을 통해 아이를 통제하고픈 부모에게는 이만한 기능이 또 없을 것 같다.


기대 컸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은 리모컨


대부분은 태블릿에 왜 리모컨을 넣는지 이해를 못하겠지만, 태블릿이든 스마트폰이든 리모컨을 써본 이들은 리모컨 기능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리모컨이 그만큼 쓸모가 있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집안에 있는 여러 제품마다 붙어 있는 리모컨이 없어도 하나의 기기에서 다룰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가치로 다가온다.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리뷰엑스페리아 태블릿S도 통합 리모컨 기능이 있다. TV는 물론 각종 플레이어와 홈씨어터, 셋톱박스, 아이팟 도크, PC(미디어 센터)까지 리모컨 DB에 있는 것이라면 어렵지 않게 다룰 수 있다. 가끔 DB에 있어도 작동 안하는 게 있지만, 그것은 학습 기능을 이용해서 등록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이를 테면 국내 IPTV나 다음TV 같은 셋톱의 리모컨을 등록해서 쓸 수 있다. 여기에 매크로 기능을 이용하면 여러 장치를 동시에 켜고 원하는 모드로 미리 맞출 수 있다. 예를 들어 완전히 꺼진 TV와 다음TV, 오디오를 동시에 켜야 하면 TV->다음TV->오디오->TV의 HDMI 세팅->다음TV 채널 선택 등 미리 지정해 놓을 수가 있다. 버튼 하나로 모든 장치를 한번에 켜고 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런데 나는 정말 엑스페리아 태블릿S의 리모컨 기능에 대한 기대가 컸다. 무엇보다 학습 기능과 매크로 기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학습 기능을 잘 이용하면 거의 모든 리모컨을 치울 수 있을 것이라 여겼고, 매크로 기능으로 여러 기기를 동시에 원하는 기능을 쓸 수 있도록 세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학습 기능은 생각보다 좋지 않았다. 학습 자체가 잘 되지 않아서다. 리모컨 학습은 태블릿S의 오른쪽 앞에 있는 센서로 해야 하는데, 단번에 알아챈 경우가 거의 없다. 오기가 발동해 수십번을 시도한 끝에 어쩌다 한번 되기는 했지만, 이것이 단순히 시료의 문제가 아니라면 이 기능은 쓸 수 없는 지경이다. 한글화가 안 되어 있는 것도 문제지만, 학습 능력이 달리는 것에 비하면 이것은 지적할 꺼리도 못 된다.


길게 말할 꺼리 없는 특징과 단평


배터리 | 의외로 대기 시간이 긴 편이다. 한번 충전하면 며칠 동안 쓰지 않아도 배터리는 넉넉하게 남아 있다.


카메라 | 뒤에 800만 화소 카메라를 달았지만 생각만큼 뛰어난 품질은 아니다. 웬만하면 실내와 야간 촬영은 안하는 게 좋다.


무선 랜 | 큰 문제는 없으나 대기 모드에서는 스스로 무선 랜 접속을 끊어 놓는다. 아마도 배터리 절약을 위한 조치가 아닌 듯 싶다.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리뷰


 


키보드 | 키보드는 편하게 다룰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다만 caps lock 자리에 숫자 변환 키가 있어서 가끔 헷갈린다.


시스템 업데이트 | 지금 시스템 업데이트가 있다는 메시지가 있는데, 정작 실행해보면 업데이트 파일을 다 받고서 업데이트를 못하겠다는 메시지가 뜬다.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영화 플레이어 | 지정된 영상 이외에는 하드웨어 가속을 못한다. 다이스 플레이어를 추천할 수밖에 없다.


스피커 |  2W 스피커라 음악을 듣는 정도의 음량은 적지 않지만, 영화를 볼 때는 상대적으로 빈약하게 들린다. 영화는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꽂기를 바란다.


너무 꾀부린 기능들, 좋은 점으로 승화 못 시켜


사용자 삽입 이미지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는 확실히 만듦새에 있어선 지금까지 나온 안드로이드 태블릿에 비해 좋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만듦새가 제품의 전부는 아니다. 이 제품을 쓰는 이용자들에게 필요한 기능이 제대로 들어있느냐가 관건이다. 일단 기능이 모자른 제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것은 너무 넉넉하다. 하나하나 찾아서 하는 재미도 있다. 단지 위에서 구구절절 말한 대로 기능을 완전하게 쓰기에는 모자른 부분이 더 넘친다. 좀더 쉽고 편해져야 하며 제대로 테스트되지 못했다. 한마디로 너무 꾀만 부린 듯한 인상이랄까? 몇 개는 제대로 됐지만, 정말 중요한 기능은 한계를 넘지 못했다.

그래서 아쉽다.
다시 생각해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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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8 Comments

  1. 2012년 12월 23일
    Reply

    스마트폰은 엄청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모바일 기기의 한축을 차지하는 태블릿은 그렇지 못합니다. 아이패드가 올해 4월자로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겨우 1백만대를 넘었을 뿐 안드로이드 태블릿 쪽은 수십만대 판매에 그치고 있죠. 단일 기종이 수백만대 팔려버린 스마트폰과는 전혀 다른 시장인 셈입니다. 이렇게 태블릿의 판매가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이미 대한민국에는 태블릿을 대신할 수 있는 기기들이 많이 있기 때문인 것이..

  2. 솔직히 처음에 사진을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흠… 굳이 왜 저렇게 만들었지?’ 그 흔하디 흔한, 태블릿 디자인은 다 뻔할 수 밖에 없다는 이 바닥에서 SONY는 정말 독특한 디자인을 뽑아냈죠 그래서 소니인가? 암튼 이 태블릿S는 iF 디자인 어워드까지 받았다는… 암튼 디자인 어워드는 인정하겠는데, 대체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하고 의아해했었습니다. 일부러 둥글게 접어놓은듯한 디자인이 단순한 디자인만이라면 그것도 한쪽만 존재하는 비대칭 디자..

  3. 엑스페리아 태블릿S, 오리지널 악세서리가 풍성~ 가격도 착하내? 아이패드가 장악하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에 야심차게 출시된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를 만나고 왔습니다. 그동안은 미러리스 카메라로 국내에서도 적잖은 판매고를 올렸지만, 외산 스마트폰의 무덤 같은 국내 시장속에서 새로운 모바일 라인업을 출시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던 터라 무척 의외였던 출시 소식 이었습니다. 엑스페리아 태블릿S는 소니의 태블릿 중 2번 째 출시 모델 입니다. 첫번째 모델도..

  4. 2012년 12월 24일
    Reply

    오~ 태블릿S 갖고 계시는군요.
    다음에 구경 좀 시켜주세요^^

    • 칫솔
      2012년 12월 25일
      Reply

      나보다 갖고 있는 게 더 많으신 분이 왜 이러실까?

  5. 소니가 말하는 엑스페리아 태블릿S 장점과 특징,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출시 행사 후기 지난 12월 13일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신제품 발표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우선 소니 엑스페리아 태블릿S 스펙은 9.4인치 옵티콘트라스트 패널(IPS LCD 기반)에 엔비디아 테그라 1.4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800만 화소 카메라(전면 100만) 1GB 램, 16GB/32GB 메모리, 6,000mAh 배터리 등을 사용했으며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0..

  6. 곰긔
    2012년 12월 27일
    Reply

    가격만 빼면 확실히 매력적이네요. 근데 9.4인치 아니였나여?

  7. 타천사
    2012년 12월 29일
    Reply

    대기모드에서 무선랜 끊기는건 환경설정 들어가서 Wi-Fi 절전정책
    설정 변경 해주면 될 문제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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