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또 다른 디카 실험작을 선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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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3월26일) 소니 코리아가 디카 관련 보도 자료를 보냈습니다.

소니 코리아, 무려 2GB 내장메모리에 와이파이(Wi-Fi) 탑재한 사이버샷 ‘DSC-G1’ 발표


보도 자료는 어제 나왔는데 오늘(3월27일) 명동 소니 윙즈에서 리뷰을 주로 하는 일부 매체를 대상으로 제품 설명회가 있어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어제가 마감을 끝내고 쉬는 휴가였던 터라 회사 메일 서버에 접속할 수도 없어서 애써 썼을 그 보도 자료는 한 줄도 못 읽고 그냥 갔습니다. 가기 전에 알고 있던 정보라는 게 고작 무선 랜 하나 된다는 정도였으니까 정작 아무 것도 모르고 갔던 셈이죠. 사실은 컴팩트 디카 하나 갖고 제품 설명회가 필요하냐고 투덜대면서 갔는데, 1시간 좀 넘게 이야기를 듣고 보니 G1 이놈은 설명회가 필요한 놈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G1은 소니가 디카 쪽에서 의외의 실험성이 있는 제품을 내놨던 과거의 행보를 잇는 컴팩트 디카로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3.5인치 디스켓을 저장 매체로 쓴 마비카나 컴팩트 디카의 틀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깬 R505 처럼 ‘긴가민가’한 느낌으로 내놓은 컴팩트 디카인 것이죠. 소니가 작은 구멍 가게도 아니고 설마 시장성도 없는 물건을 만들어 내놓겠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 그런 제품 수두룩 합니다. -.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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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1은 제원이 뛰어나거나 화질이 아주 좋거나  디자인이 돋보이는 컴팩트 디카는 아닙니다. 덩치 크고, 디자인은 소니 답지 않게 튀지도 않지요. 프로그램 모드로 노출(Ev)과 ISO, 측광 정도는 수동 컨트롤 할 수 있고 장면 촬영 모드가 조금 있는 것을 빼면 600만 화소 완전 자동 컴팩트 디카입니다. 600만 화소 치고 싼 것도 아니고요. 좀 색다른 부분이라면 92만 화소 엑스트라 파인(xtra fine) LCD(1150×800) 덕분에 이미지를 아주 세밀하게 볼 수 있는 정도일겁니다.

제원만 보면 그저그런 디카라는 소리인데, 시간을 들여 이 행사를 준비한 것은 보도 자료만으로 설명이 안되는 남다른 뭔가를 강조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이날 행사에서 두 가지를 설명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사진을 담아 언제든 꺼내본다는 의미와 와이파이를 이용한 실시간 공유였습니다.

G1에는 2GB 플래시 메모리가 들어 있습니다. 사이버샷 G 시리즈의 이름을 붙인 이유는 기가바이트(Giga byte)급 메모리를 쓰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디카 내장 메모리 중에 역대 최다가 아닐까 합니다. 보도 자료를 읽어보니 600만화소 JPG 사진 630장, 640×480 사진을 7천500장 담을 수 있는 양이라 하던데 정말 많이 담네요. 문제는 그 많은 사진을 어떻게 다 찾느냐는 건데, G1은 대용량 내장 메모리에 이미지를 담아 다니다가 원하는 사진을 바로 찾아서 볼 수 있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놓았습니다. 그래서 태그와 검색 기능을 강화했다죠? ^^ 태그와 검색.. 블로그나 인터넷 하면서 숱하게 듣는 말입니다. 그걸 G1 안에 있는 이미지에 적용한 겁니다. 앨범 형식으로 저장도 하지만 이용자가 알아보기 편한 태그를 붙여 놓으면 언제든지 그 태그를 눌러서 사진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기본 태그는 13개가 있고, 이용자가 50개까지 태그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단, 추가 태그는 PC에서 만들어 넣어야 합니다. 태그가 없어도 이미지의 패턴을 분석해 얼굴이 들어 있는 사진만 찾거나 단체 사진을 골라내기도 하더군요. 단, 얼굴 패턴은 PC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미리 분석을 해줘야만 합니다. G1 자체적으로 얼굴 패턴을 분석하지는 못한다더군요.

태그와 검색 기능은 사실 이용자가 얼마나 디카를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중요할 수도 있고, 쓸모 없을 수도 있습니다. 기능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용자의 생활 패턴이 문제인 것이죠. 사진 찍기 좋아하고 자주 감상한다고 해도 PC와 G1을 오가며 사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지 않으면 그다지 빛을 발하는 재주는 아닙니다. 반대로 요리조리 잘 가꾸고 꾸밀 줄 아는 이에게는 좋은 기능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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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이파이 기능으로 넘어 가겠습니다. 무선 랜은 두 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실시간 사진 촬영/전송과 이미지 선택 전송입니다. 콜레버레이션 샷(Collaboration Shot)이라고 하는 실시간 촬영/전송은 두 대 이상, 네 대 이하의 G1을 무선 랜으로 연결하면 어느 G1에서 사진을 찍든 간에 그 사진이 무선으로 각각의 G1에 전송됩니다. 예를 들어 두 대의 G1을 무선 랜으로 연결한 뒤 서로의 얼굴을 찍었다면 각자의 디카에 서로가 찍어준 사진이 모두 기록됩니다. 나중에 사진 공유를 위해서 PC나 노트북 등을 거치지 않아도 되니까 편하긴 합니다. 사진을 공유해야 할 상황, 친구와 여행을 갔거나 연인과 나들이를 갔을 때 서로 사진을 미리 공유하는 데 쓰기 좋아 보입니다. 이미지 선택 전송은 픽처 기프트(picture gift)라는 기능입니다. 이용자가 전송하고 싶은 이미지를 고른 뒤 무선 랜으로 다른 G1에 보내주는 기능입니다.  전송 거리는 30m까지 입니다.

제가 G1을 실험작으로 규정한 것은 와이파이 때문입니다. 와이파이는 앞으로 디카를 비롯한 모바일 장치에 갖춰야 할 기능인 것은 맞지만, G1은 일반적인 형태의 무선 랜이 아니라 변형된 것이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눈치 100단이라면 어떤 문제 인지는 알아차렸을 겁니다. 같은 G1에서만 와이파이가 쓸모가 있는 것이지요. 다른 무선 랜 장치, 예를 들면 노트북과도 연결되지 않습니다. G1이 다른 장치와 무선 랜 연결을 할 수 있었다면, 사진을 찍어 바로 인터넷에 올리는 작업을 하는 이들이나 노트북 이용자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요즘 속보성 사진을 올리는 블로거도 많고, 노트북에서 기사 작업을 한 뒤에 바로 사진을 곁들여 전송하기도 쉬웠을 텐데 아직 거기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습니다. 무선 랜을 통해 이미지를 공유하고 전송하는 것은 무척 의미있는 기능이지만 그게 G1에 제한된다면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좀 의문이 듭니다.

G1의 무선 랜 기능은 재미있으면서 한편으로 제한된 기능이라는 점 때문에 저나 소니 코리아 홍보 담당자나 서로 아쉬워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도 그 점을 걱정하면서 앞으로 G1의 후속은 계속 나올 것이고 무선 랜을 확장한 것도 고려 중이라고 귀띔해주더군요. 후속 제품은 나와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그래도 G1이 나왔으니까 그 후속에 대한 기대도 할 수 있는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G1이 디지털 사진을 즐겨보는 라이프스타일을 강조한 컨셉트로 개발하면서 이미지 분류와 와이파이를 강조했다고는 하지만, 역시 처음이라 그 컨셉트 자체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이 복잡한 컨셉트를 쉽게 알아들을 수 있게 잡스러움을 피하고 단순화 시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만…

아.. G1의 색다른 기능 두 가지만 짧게 얘기하고 끝내지요. G1에서는 mp3를 들을 수 있지만, MP4 동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PSP용으로 컨버전된 MP4(AVC는 안됨돠~)가 돌아간다더군요. 그리고 트와이라이트(twilight) 모드가 꽤 쓸만했습니다. 광량이 적은 밤에 삼각대 없이 감도를 높이지 않고 플래시도 끈 상태로 들고 찍어도 흔들림이 적거나 거의 없는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저도 찍기 전까지는 안 믿었는데, 실제 확인하고 나니 꽤 괜찮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이것만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9 Comments

    • 2007년 3월 27일
      Reply

      전문가 아녀유 ㅜ.ㅜ

    • 2007년 3월 27일
      Reply

      유겸애비님이 그렇게 말씀하실 거라는 걸 소니 코리아도 알고 있던데요 ㅎㅎ

  1. kiaora99
    2007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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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렌즈인포 사이트를 보고 들어왔습니다.
    이 글 이외에도 좋은 글이 너무 많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즐거운 주말 마무리 하세요.

    • 2007년 4월 8일
      Reply

      네.. kiaora99님도 좋은 한 주 되시길~

  2. 어느덧 카메라는 또하나의 저장매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2년전 앞으로 카메라와 MP3 그리고 휴대모바일폰 중에 어느것과 가장 융합이 잘 될지 고민해 본적이 있다.카메라+MP3 카메라+휴대모..

  3. 2007년 6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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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랙백 잘 받았습니다 ㅎ 좋은 블로그 군요 자주 들려주십쇼

    • 2007년 6월 20일
      Reply

      네~ 자주 들르겠습니다. 여기도 자주 놀러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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