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패드, 레노버 구원할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레노버가 IBM 싱크패드를 인수한 때가 2005년 이니까 벌써 3년이 지났군요. 싱크패드 앞에 붙였던 ‘IBM’을 마크를 떼낸 정도의 변화가 있기는 했지만, 예나 지금이나 레노버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는 크게 바뀌지 않은 듯 싶습니다. 싱크패드를 인수한 뒤에도 지난 해까지 세계 3위 PC 업체라는 타이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으나 그것이 가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 이룬 성과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게지요. 북미만 따져도 탑 5안에 레노버의 명함이 없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레노버가 싱크패드를 인수한 것은 세계적으로 인지도 높은 싱크패드를 이용해 레노버 브랜드의 성장시키기 위한 배경도 깔려 있었습니다. 2005년 인수 당시 PC사업을 시작하는 레노버에게는 그럴싸한 배경이 필요했고, 때마침 PC사업 정리를 하려는 IBM과 제대로 눈이 맞아 거액을 주고 싱크패드를 인수했습니다. 덕분에 레노버는 신흥 PC 메이커 답지 않은 실적을 쌓는데 성공했지요. 물론 중국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만, 지금까지 싱크패드의 브랜드 파워에 의지한 까닭에 “레노버 만의 특징이 없다”라는 비난을 많이 받았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싱크패드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면서 레노버 시리즈에 대해서는 박한 점수를 매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15년에 믿음직한 브랜드로 인식된 싱크패드와 고작 3년도 채 안된 중국산 브랜드의 제품 격차가 너무 컸던 게 이유입니다. 싱크패드와 레노버 브랜드 제품의 질적, 감성적 차이가 너무 컸다는 이야기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런 차이를 메우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마냥 미뤄둘 수도 없는 이야기지요. 다른 시장에서 싱크패드는 통하더라도 레노버가 통하지 않는다면 사업을 하기 어렵습니다. 레노버 자체 브랜드를 키울 수 있는 킬러 제품이 하나쯤 필요한 시점인데, 레노버가 내세운 것이 다름 아닌 아이디어패드(IdeaPad) 시리즈입니다. 아이디어패드는 1천 달러 미만 코어 2 듀오 노트북으로 성능과 디자인에서 합리적인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38.1cm(15인치) Y510과 43.2cm(17인치) Y710 두 가지 모델로 나온 아이디어패드는 종전 레노버 브랜드로 자리를 잡으려던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살펴본 첫 제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이디어패드에 눈길을 돌린 것은 종전에 나온 제품 때문이 아닙니다. 이달 중순 발매할 아이디어패드 U 시리즈 때문입니다. 싱크패드가 아닌 레노버의 첫 서브 노트북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아이디어패드 U시리즈는 재질이나 문양, 색상(빨강, 검정) 등 레노버 노트북에서 찾기 힘든 고급스러운 감성을 살리는 대신 싱크패드가 갖는 무거움을 없애고 싱크어드밴티지 기술의 일부를 가져다 소비자용 서브 노트북입니다. 질을 높이면서 안정성, 성능까지 강화한 것이지요. 소니 바이오 TZ과 비슷한 컨셉으로 1,366×768까지 표시하는 28.2cm(11.1인치) LCD와 LED 백라이드로 크기와 두께를 줄여 휴대성을 강화하면서 멋까지 살려 냈습니다. 무게는 4셀 배터리 포함 겨우 1.09kg입니다. 1.6GHz 코어 2 듀오 L7500에 2GB 램, 120GB 하드디스크, 돌비 서라운드 스피커, 무선 랜, 블루투스, 130만 화소 웹캠, 메모리카드 리더과 얼굴 인식 기능, 하드디스크 충격 보호 등을 갖춘 제품입니다. (USB 외장형 광학 드라이브 포함)


하지만 종전 아이디어패드에 비하면 많이 비쌉니다. 세금을 제외하고 1,899달러나 하니까요. 매력적인 틀과 부족함이 거의 없게 부품을 맞췄지만, 선뜻 지갑을 열기에는 조금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이디어패드 시리즈는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U시리즈가 우리나라에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지난 X300 발표회 때 “레노버가 아이디어패드라는 야심찬 노트북을 내놓았는데, 되도록 한국에서도 판매할 수 있도록 협의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물론 곁에서 지켜보기에 한국레노버에게 아이디어패드는 절실합니다. 지금 레노버의 이미지를 조금은 바꿀 수 있는, 아니 한두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무기가 될 수는 있으니까요. 색다르고 디자인 괜찮고 값도 싼 아이디어패드와 스타일리시한 U 시리즈를 함께 내세운다면 무의식 중에 자리 잡았던 ‘중국산 저가 노트북’의 종전 레노버 브랜드의 이미지를 약하게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Please follow and like us:
chitsol Written by:

17 Comments

  1. 2008년 5월 10일
    Reply

    우와…아이디어 패드 U는 정말 쓸만하겠는데요..? 대부분 필요한건 다들어있군요…히야……

    • 2008년 5월 10일
      Reply

      휴대성과 성능까지 모두 생각한다면 괜찮은 선택일 듯 싶어요.

  2. 2008년 5월 10일
    Reply

    음… 디자인이 좀 여성스럽다랄까.
    대중적인 디자인은 아니네요.
    개인적으로는 IBM만의 검고 투박한 디자인을 좋아합니다.
    IBM 유저라면 이런 디자인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레노버는 정 반대되는 디자인을 내세우고 있네요.
    뭐랄까. 레노버 브랜드 때문에 신뢰가 떨어진다기보다 객관적으로 레노버 독자 개발 제품은 획일성도 떨어지고 엉성해 보입니다.
    제 LCD모니터에도 lenovo로고가 붙어있기는 하지만 디자인은 IBM이네요.

    • 2008년 5월 10일
      Reply

      저도 예전 IBM만의 검고 투박한 디자인이 좋아요. 어딜가나 튀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으니까요. 다만 그런 취향을 가진 이들에게만 초점을 맞춰 비즈니스를 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법이겠죠. ^^ 싱크패드가 비즈니스 쪽에 가깝기에 레노버는 일반인 취향에 맞는 제품을 내놔야 했는데, 말씀하신대로 어설프게 IBM을 따라 하느라 브랜드만의 획일성도 부족했고 그런 취향에 맞춰서 내놓은 제품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이디어패드는 좀 색다르게 볼 필요가 있는 듯 싶어요.

    • 2008년 5월 10일
      Reply

      씽크패드 시리즈는
      종전 IBM 때와 마찬가지로..

      도쿄에 있는 야마토연구소 에서 개발합니다.
      물론 주요맴버들은 중국레노버 인수에 반발해서
      일부 나간 상태지만 말이죠.

  3. 2008년 5월 10일
    Reply

    IBM(레노버) 노트북은 사실 그 키감 만으로도 살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타 노트북들의 키보드 감이 어찌나 안좋은지..

    • 2008년 5월 10일
      Reply

      그렇죠. 키를 누르는 편안함에 익숙해지면 다른 노트북을 쓰기 어려워지지요. ^^

  4. 2008년 5월 10일
    Reply

    근데 이것도 일종의 씽크패드 연장선으로 정도로 보이네요… 별로 독창성도 없어보입니다. 좀 혹평하자면 씽크패드에서 lcd 부분을 조금 수정한 정도밖에는 안되는 것 같습니다.

    • 2008년 5월 10일
      Reply

      싱크패드의 연장선은 아니고요. 레노버와 싱크패드의 중간쯤으로 보시거나 싱크패드의 일반 소매용 버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싱크패드와 격차는 많지만, 종전 레노버 제품에 비하면 일취월장 했다고 할까요? ^^

  5. 2008년 5월 10일
    Reply

    아이디어 패드 많이 팔리는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요즘 꽤 많이 보입니다. 그냥 무난한 디자인인데 적어도 그냥 아무 생각없이 디자인한 것 같은 HP/델 보다는 좀 더 이뻐 보이더군요. 씽크패드와의 연장선에서 보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보면 사뭇 다르고 천불 미만의 바이오 노트북 분위기가 나기도 합니다.

    • 2008년 5월 10일
      Reply

      한국 레노버 쪽에서도 “지금 아이디어패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하더군요. 리뷰를 보니 ‘값 대 성능이 좋은 노트북’이라는 평가가 많아 당분간 인기를 끌 것 같아 보입니다. ^^

  6. 2008년 5월 10일
    Reply

    다음주 중으로 HP 2133 을 지를 생각 입니다.
    아이디어 패드 개발소식부터 줄곳 기대는 했는데.. 가격때문에 결국 HP 2133 으로 가게 되네요.
    하긴 Core 2 Duo T7500 과 T7200 노트북 두대를 가지고 있으니..

    성능위주보다는.. 역시 가격과 단순함이 우선시 되더라구요.

    • 2008년 5월 13일
      Reply

      호옹~ 급한 일 없으면 기다렸다가 사지 그러셨소. 그나저나 제주도에서 2133 들고 바람쐬러 나가 블로깅 하면 꽤 재밌을 것 같은데… ^^

  7. 햅틱구매자
    2008년 5월 12일
    Reply

    이번에 햅틱 해상도 업그레이드 버젼으로
    W425가 나온다고 합니다 ㅡㅡ
    기존 구매자로썬 너무나도 어이없네요.
    보니까 어떤 분이 포스팅 해놓셨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ttp://www.jingjing2.co.cc/26 에 포스팅되어있네요 ㅠㅠ

    • 2008년 5월 13일
      Reply

      이쪽에 달 댓글은 아닌 듯 싶습니다만, 저도 좀 걱정이 되긴 하네요.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