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톰 태블릿의 구조에서 이해가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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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태블릿 시장에 최적화한 코드명 ‘클로버 트래일’로 불렀던 아톰 Z2760을 공개한 뒤, 지금 이 프로세서를 넣은 다양한 유형의 태블릿 PC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미 12개의 제품이 시장에 풀렸고 이 가운데 몇 개의 제품은 국내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대부분은 윈도8을 올린 터치 스크린형 제품이지만, 이전보다 좀더 들고 다니기 좋고 배터리 효율성이 좋으며 이용 환경에 따라 여러 형태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출시된 아톰 태블릿 PC를 들여다보면 그 특징이나 시장 상황적인 측면에서 이해 되는 것도 있고, 이해되지 않는 것이 뒤섞여 있다. 울트라북만큼은 아니더라도 스마트폰과 함께 모바일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인텔이 아톰 태블릿 PC에 들이는 정성을 쏟는 것에 비하면 일부 이해하기 힘든 구성이 보이기 시작한 탓이다.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마 아톰 태블릿 PC를 눈여겨 본 이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제품 대부분 제원이 동일하다. 프로세서, 내장형 GPU야 그렇다지만, 램이나 저장 장치의 구성, 무선 랜 어댑터까지도 다르지 않다. 물론 운영체제인 윈도8을 얹은 것도 똑같다. 화면의 크기와 해상도, 펜의 유무, GPS와 가속 센서 같은 몇 가지 센서, 각종 단자, 도킹 키보드 같은 액세서리, 만듦새의 차이와 그 제품을 내놓는 제조사의 이름 값만 다를 뿐 기본적인 뼈대는 거의 같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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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서 아이코니아 W510과 HP 엘리트패드 900은 외형적으로 완전 다른 제품이지만, 프로세서, GPU, 램 용량, 저장 장치 형식, 무선 랜 모듈 같은 내부 골격은 거의 똑같다.
기본적으로 아톰 태블릿 PC는 인텔이 제시한 레퍼런스를 잘 따른다. 듀얼 채널이 가능한 2GB의 램, SSD보다 느려도 저전력이면서 하드디스크보다 안전한 eMMC 64GB, 무선 랜과 블루투스 등이 통합된 브로드컴의 무선 랜 모듈을 붙여 놓았다. 그런데 프로세서와 GPU를 제외하고 기준이 되는 골격들의 공유는 제조사가 겪을 수도 있는 몇 가지 불편을 덜어준다. 제원을 통한 하드웨어의 특징은 사라지더라도, 윈도8이 요구하는 제원을 충족하는 제품을 빠르게 내놓을 수 있어서다. 다르게 말하면 인텔은 처음부터 윈도8에 맞는 태블릿을 내놓기 위해 이러한 레퍼런스 구성을 제안했고, 이해 관계가 맞아 제조 업계에서 그것을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클로버 트레일이 태블릿 PC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인텔의 주장은 사실 이 같은 제원에서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아톰 태블릿 PC를 만들 때 이 구성을 벗어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으나 지난 해 10월 윈도8이 공식 발표된 이후 12개 제품이 나온 것은 윈도8과 잘 어울리는 표준 제원을 미리 설정해 놓은 덕분이기도 하다.


단지 약간 의외의 구성으로 볼 수 있는 점은 그래픽 코어일 것이다. GMA 600이라고 내장 그래픽 이름을 소개해도 사실 Z2780의 내장 GPU는 PowerVR SGX545다. 인텔이 자체적으로 개발해 온 GMA가 아닌 외부에서 개발된 GPU를 싣고 있는 것이다. 분명 종전 인텔 GMA 500의 성능이 윈도8의 각종 작업을 수행하기에는 벅차긴 했지만, 그렇다고 인텔이 엔비디아나 AMD 같은 적들의 무기를 가져다 쓰기는 어려운 상황이기에 선택한 것이지만, 무엇보다 저전력과 고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이만한 것도 없었다. 무엇보다 다른 내장형 GPU를 놔두고 PowerVR을 고른 것은 이미지네이션의 최대 주주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인텔이라는 이유였으므로 윈도8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성능을 GMA라는 이름으로 도입할 수 있던 것도 이런 배경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것


아톰 태블릿 PC의 제원을 통일한 것은 어느 정도 이해는 되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톰 태블릿 만이 가질 수 있는 특징을 배제하게끔 놔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Wi-Di)를 꼽을 수 있다.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는 PC나 노트북의 화면에 표시되는 영상을 선 연결 없이 TV나 프로젝터 같은 다른 표시 장치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무선 영상 전송 기술이다. 무선 디스플레이는 인텔에서 내놓은 프로세서와 내장 그래픽, 그리고 무선 랜 모듈까지 모두 갖추어야만 쓸 수 있는 인텔 고유의 기술이다. 이미 인텔 코어 시리즈 노트북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도 이 기술이 들어가는 상황이지만, 유독 아톰 태블릿만 이 기능을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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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관계자가 스마트폰의 무선 디스플레이 기능을 시연하고 있다. 이 기능은 아톰 태블릿에서는 쓸 수 없다.
이와 관련해 지난 월요일 인텔 코리아가 국내 미디어를 초청해 인텔의 최신 기술 동향을 설명하는 ‘Tech To The Future’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인텔 관계자에게 이와 관련한 질문을 던졌는데 명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사실 여기에는 왜 인텔이 자사의 무선 랜 모듈이 아닌 브로드컴의 무선 랜 모듈을 채택했는지에 대한 다른 이야기가 숨어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인텔 아톰 태블릿이 다른 태블릿과 차별화가 가능한 기술적 특징이 배제된 아쉬움이 남는다. 윈도8에 의존하지 않고 인텔 태블릿에서 얻을 수 있는 차별화는 불가능한 것일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것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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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김깊은산속옹달샘
    2013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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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센스 문제때문일 것 같아요… 위에 쓰셨듯이 Atom CPU에는 GMA600이라는 이름으로 SGX545가 들어있는 형태이죠… Tech To The Future에서는 시연용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실제 상용으로 적용하기엔 라이센스나 기타 법률적으로 엉켜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듯 해요…
    아 물론 어디까지나 제 추측입니다 ^^

    • 칫솔
      2013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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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연용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시판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인텔이 만든 기술이어서 라이센스 문제는 따로 없습니다. 명확한 게 없어서 조금 답답하네요.

    • 칫솔
      2013년 3월 19일
      Reply

      코어 프로세서 시리즈는 내장 그래픽 칩셋과 인텔 무선 랜 칩셋 조합만 갖추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대부분의 울트라북에서 쓸 수 있습니다.

  2. 2013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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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PowerVR의 이유로 전.. atom이 arm의 자리를 노리는게 아닐까 싶었는데요.
    일단 안드로이드 핸드폰들이 거의 PowerVR의 가속기를 채택하고 있었던것 같고 (tegra를 제외하면)
    그런 이유로 atom + PowerVR은 장기적으로 ARM 코어에 대응하기 위한 intel의
    전략이 아닐까 생각을 해보긴 합니다.

    • 칫솔
      2013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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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아톰과 파워VR은 단기적인 전략에서 결합된 상황입니다.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인텔 GPU를 넣는 것을 보고 있죠. 그 부분은 좀더 두고봐야 할 것 같네요.

  3. 우진
    2013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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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Di 를 못쓰는건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던 듯 보입니다.
    WiDi 가 생각보다 cpu resource 를 상당히 많이 잡아 먹습니다. 배터리도 많이 먹을 듯 하고요.
    i5 에서도 가끔 끊기고 CPU 점유율은 10%를 항상 상회 합니다. 버스트 상황인 경우에는 훨씬 리소스 사용량이 큽니다.
    그리고 GPU 에도 외장 Full HD 를 구현해야 하는 문제로 상당히 무리가 갔을 듯 싶습니다.
    Atom 에서 WiDi 를 구현하는 문제는 단지 wifi module 만의 문제는 아니었을 것 같네요.

    • 칫솔
      2013년 4월 6일
      Reply

      그게… 꼭 부품의 문제로 볼 것은 아닙니다. 와이다이가 인텔 스마트폰에서도 구동이 가능하기 때문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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