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알파 6300, DSLR 이용자를 향한 뿌리치기 힘든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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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프레임 DSLR이 로망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믿을 수 있는 결과 하나만으로 그 가치는 충분했으니까. 하지만 좋은 결과를 위해 과감히 투자했던 DSLR은 이제 버겁다. 점점 고갈되어 가던 체력의 한계를 깨닫기 시작하면서 이제 작은 카메라만 보면 슬금슬금 눈이 돌아가고 있다.

요즘 들어 부쩍 미러리스의 유혹을 느끼는 것도 이 때문이긴 하지만, 사실 미러리스로 돌아서는 것도 쉽진 않은 일이다. DSLR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작고 가벼운 바디, 필요에 따라 렌즈를 바꿔 쓸 수 있는 렌즈 교환식이라는 비슷한 성격에도 불구하고 단번에 원하는 결과물을 내줄 것인지 가늠하긴 힘든 탓이다. 풀프레임에서 크롭 바디으로 옮겨 가는 일도 만만치 않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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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을 열었던 소니 NEX-5를 한동안 취재용 카메라로 썼던 경험 때문에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다. 이 추억을 그냥 유지할까 싶다가도 진화를 거듭한 요즘 미러리스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터라 최근 소니 알파 6300을 잠시 빌렸다.

알파 6000 시리즈는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A7에 견줄 정도는 아니지만, APS-C 이미지 센서를 단 녀석 가운데 가장 비싼 몸값을 자랑하는 고급 기종에 속한다. 이미지 센서만 빼면 기능적으로 고급 기종에 넣어야 할 것은 다 넣었다는 의미다. 알파 6300은 가장 따끈따끈한 최신 시리즈로 앞서 나왔던 알파 6000의 뒤를 잇는 제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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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앞서 나왔던 알파 6000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했던 터라 알파 6300을 이전 모델과 비교할만한 데이터가 부족하다. 단지 알파 6300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한다면 사실 초기 미러리스에 비해 고급 미러리스 카메라의 늘어난 크기와 무게는 조금 부담스럽다. 작은 덩치라도 막상 24-70 렌즈를 물려 손에 쥐었을 때 묵직하게 전달되는 그 느낌을 두고 마냥 가볍다고만 말하기는 조금 어렵다. 그 정도가 미러리스 풀프레임인 A7 시리즈에 비하면 덜하지만, 알파 6300이 예전에 기억했던 미러리스의 추억과는 거리를 조금 두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더라도 DSLR에 비하면 한없이 작고 가볍다. 적어도 한 손으로 잡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안정감을 까지면 훨씬 낫다.

어쨌거나 오랜 만에 미러리스계의 고급기인 알파 6300의 메뉴를 들여다보니 너무 많은 메뉴에 눈이 핑핑 도는 것 같다. 메뉴를 샅샅이 훑는 것은 잠시 미루고 사진부터 찍어 보기로 했다. 사실 내가 미러리스에서 바라는 것은 그저 빠르게 자동 초점을 잡고 곧바로 셔터 릴리즈를 하는 것뿐이다. 취재 현장에서 사진을 찍을 때 시간이 충분치 않다 보니 이 같은 신속성은 필수. 그러니 425개의 위상차 AF 측거점과 165개 영역의 콘트라스트 AF를 혼합한 고속 하이브리드 AF에 기대를 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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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가지를 섞은 알파 6300의 AF는 대부분의 환경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다. 셔터 릴리즈에 손을 살짝 대기만 해도 즉각 반응하는 느낌이다. 다만 광량이 조금 부족한 실내에서 ISO를 손대지 않은 채 어둡고 밋밋한 재질의 제품을 찍으면 초점을 잡지 못하고 오락가락 할 때도 있기는 하다. 그 순간 잠시 DSLR을 그리워하게 되지만, 그 시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귀신 같이 초점을 잡는 알파 6300의 재주를 인정한다.

이 재주가 가장 빛을 발할 때는 움직임이 빠른 피사체다. 쉽게 초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피사체도 확실하게 잡는다. 여기에 연속 촬영 옵션을 더하니 무기가 따로 없다. 초당 11장을 연속으로 담아내면서도 초점이 맞는 만큼 원하는 사진을 얻을 기회가 늘어 난다. 하지만 연속 촬영 이후 저장할 때 데이터를 저장하는 시간 동안 지연이 발생하는 점은 참고해야 할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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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알파 6300을 실내에서 취재용으로 쓸 때 한 가지 재미있는 재주가 있다. 아주 조용히 찍는 사일런트 모드다. 이 기능은 A7 시리즈에도 넣은 기능이다. 사진을 찍는 듯한 소리를 거의 내지 않는다. 따라서 누군가의 대화를 끊거나 주변을 방해하지 않고 아주 조용히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처럼 사진을 찍어볼 수록 알파 6300의 한 가지 특징은 확실히 이해된다. 촬영 편의성은 여전히 좋다는 점이다. 뷰파인더를 보고 고심하면서 찍던 DSLR과 다르게 알파 6300은 필요하면 그냥 들어 대면서 찍으면 그만인 카메라다. 물론 알파 6300도 전자식 뷰파인더가 있다. 문제는 이 작은 카메라를 눈 가까이에 붙여서 찍는 건 소니 알파 광고 모델인 정우성이 아닌 이상 본새가 나지도 않고 굳이 뷰파인더로 보는 게 더 나은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허나 위나 아래로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틸트 LCD와 작고 가벼운 바디의 조합은 더 다양한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점은 DSLR과 확실히 다른 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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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은 알파 6300이 결코 보급기라고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분명 기능이나 성능은 모두 고급 미러리스에 들어가는 것들이다. 그렇지만 모든 조작은 보급기처럼 쉽게 쓸 수 있다. 집광 효율을 높인 2420만 화소 APS-C 이미지 센서를 넣었고 ISO 51200로 끌어올린 데다 다양한 프레임의 4K 촬영 기능까지 아우른 알파 6300의 제원도 중요하지만, 품질에만 집착하지 않고 좋은 결과물을 쉽게 얻을 수 있는 편의성에 대해선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알파 6300은 더 많은 기능을 갖고 있지만, 모든 기능을 다 쓸 수 없고 쓸 필요도 없다. 그저 쉽게 쓸 수 있다. 이 이야기는 이제 DSLR에 지쳐 조금 편하고 쉽게 좋은 결과물을 얻고 싶어 대안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 알파 6300의 유혹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뜻이다. 사진의 질적인 손해는 조금 감수할 자세가 되어 있는 이들에게는 적어도 그렇다.

덧붙임 #

이 글은 테크G에서 옮겨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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