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지고 있는 앱 장터의 7:3 법칙

‘7대 3’


앱을 판매하는 시장의 불문율과 같은 분배율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이폰의 판매와 함께 열린 애플 스토어가 활성화되면서 앱 개발자와 마켓 운영자는 7대 3이라는 비율로 고착화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개발자가 마든 응용 프로그램을 직접 장터에 등록하고 이를 소비자가 간단하게 사서 장치에 곧바로 깔아서 쓰는 직거래 장터의 등장과 함께 개발자에게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는 유통 체계를 바꾼 배경에는 개발자에게 더 많은 몫을 돌려주는 분배율은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앱스토어가 더 다양한 흥미거리를 가진 앱을 편하게 쓸 수 있도록 이용자와 개발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장터로 정착되면서, 앱스토어가 다른 하드웨어 생태계를 보좌하는 숨겨진 순 기능이 드러나게 되자 다른 하드웨어나 서비스 업체들도 앱스토어와 비슷한 응용 프로그램 장터 전략을 쓰기 시작했다. 응용 프로그램을 팔아 큰 수익을 벌어들이겠다는 목적보다 때로는 장치, 때로는 이용자를 묶어두려는 의도로 앱스토어와 비슷한 직거래 앱 장터를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앱 장터 정책의 차이
구글 플레이
그런데 장터에 진열할 물건을 대야 하는 개발자와 이를 소비해야 할 이용자를 유인하는 일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앱스토어를 통해 고착화된 개발자의 몫은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이용자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있는 장터로서 접근해야만 했는데, 사실 앱스토어 이후의 후발 응용 프로그램 시장마다 모두 이와 동일한 정책을 쓰는 것은 아니었다. 개발자에게 70%의 수익을 돌려주는 기본 틀은 되도록 흔들지 않으면서 많은 개발자와 이용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조금씩 다른 정책을 쓰고 있다.


예전에도 잠시 소개한 대로 구글은 지금의 구글 플레이 이전에 안드로이드 마켓부터 앱스토어와 마찬가지로 7대 3의 분배 정책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단지 30%에 대한 정책을 유연하게 활용하고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개발자 약관에서 결제 서비스 사업자에게 30%를 수수료로 배분한다고 밝혔다. 이는 구글 뿐만 아니라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이통사 같은 시장 사업자의 참여를 끌어들이기 위한 의도였다.


앱 장터 정책의 차이
네이버 N스토어
네이버는 N스토어라는 자체 장터를 얼마 전부터 정식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N스토어는 앱 뿐만 아니라 책과 음악, TV 방영물을 판매하는 장터지만 여기에서도 앱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의 N스토어의 응용 프로그램 판매 정책도 큰 틀에서 보면 7대 3이지만, 역시 30%의 정책에 변화를 주었다. 20%를 결제권자가, 10%를 이용자에게 마일리지로 되돌려 주기로 한 것이다. 때문에 N스토어의 분배율은 7대 2대 1로 바뀌는데, 이는 소비 여력을 가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이용하는 대형마트 전략과 마찬가지로 앱 구매력을 가진 대규모 소비자 시장의 구축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최근 윈도8을 출시하면서 개장한 윈도 스토어에서 7대 3이라는 기본 골격은 바꾸지 않았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조건에 따라 7대 3이라는 원칙을 깨고 8대 2라는 분배율 자체를 바꿔 버리기로 했다. MS는 윈도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응용 프로그램의 매출액이 2만5천 달러를 돌파하면 그 이후에 판매되는 앱에 대해서 8대 2라는 비율로 재조정한다. 또한 인앱 결제 시스템도 특정 시스템에 얽매이지 않고 개발자가 자유롭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해 개발자가 좀더 적극적으로 윈도 스토어의 앱에 대한 더 많은 판촉 활동을 벌이도록 만든 것처럼 보인다.


앱 장터 정책의 차이
윈도 스토어
위 3개 앱 장터의 수익 분배 구조를 보면 이미 시장의 불문율로 굳어진 개발자의 이익율이 줄어들지 않는 것과 장터를 만드는 쪽이 더 많은 양보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분배율의 성격에서 장터를 만드는 방법이 다른 차이를 발견할 수 있는데, 개발자에게 더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거나 유통자에게 좀더 힘을 쏟도록 하거나 이용자에게 더 많이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나름의 특징을 하나씩 갖고 있는 것이다. 구글 플레이를 제외한 다른 장터들의 성공 여부는 시간이 흘러봐야 알겠지만, 이러한 접근 방식의 차이가 장터 구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 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싶다. 그리고 이 뒤에 등장할 후발주자는 어떤 관점에서 앱 장터에 접근할 것인지도 벌써 궁금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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