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도 몸매도 확 바꾼 HP 엔비, 탐나는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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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싱가폴로 날아 왔습니다. HP가 올 겨울 판매할 신제품 발표회 ‘Nothing but HP for me’의 팸투어에 참여 중이기 때문입니다. 전체적인 행사 내용은 오늘 진행될 임원 인터뷰를 마치면 정리하겠습니다. 오늘은 가볍게(?) 제품 이야기를 해보지요.


HP가 이번 팸투어에서 발표한 제품은 모두 18가지나 되기에 눈길이 가는 제품이 많습니다만, 그 중 모든 이의 눈을 사로 잡은 건 단연 엔비(Envy)입니다. 엔비는 지난 해 5월 독일에서 열린 HP 신제품 발표회에서 첫 선을 보였습니다. 당시 이름은 ‘부두 엔비’였지요. HP의 고급 브랜드인 부두 팀에서 만든, 지금의 제품 범주로 보면 HP의 첫 울트라씬었던 겁니다. 그 때도 세계에서 가장 얇게 만들어 맥북 에어 킬러로서 급부상했지만, 그리 각광받지는 못했습니다. 탄소 섬유 재질에 접촉식 발광 키보드를 넣기도 했으나 너무 단순하고 밋밋한 스타일에 발목을 잡혔었지요. 네모 반듯한 틀에 반들반들한 유광 코팅까지 입혀 놓고 보니 참 예뻐보이기는 하는데,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뿐더러 관리가 참 어려운 제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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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발표한 부두 엔비 133
그 부두 엔비가 이번 전시회에서 환골탈태했습니다. 지난 해와 발표 당시에 실물을 직접 봤을 때와 비교해 이번 엔비를 보면서 깜짝 놀랐었지요. 행사 직전에 배포된 문서에서 신형 엔비의 발표가 있을 거라는 소식을 듣고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로 바뀌었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더군요. 심지어 이름도 살짝 바꿨습니다. ‘HP 부두 엔비’에서 ‘HP 엔비’로.


신형 엔비는 13.1형(33.3cm) ‘엔비 13’과 15.6형(39.6cm) ‘엔비 15’ 두 가지가 소개되었습니다. 지난 해 나왔던 것은 13.3형 하나였는데, 이번에는 좀더 큰 화면을 가진 모델이 하나 더 공개된 것이죠. 둘 다 3년 전부터 프리미엄 그 이상의 제품을 내고 싶어 했던 HP의 욕심이 반영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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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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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엔비 13의 상판
엔비 13은 사실상 지난 해 나온 부두 엔비의 후속이라고 봐도 됩니다. 비슷한 화면 크기를 지녔기 때문이죠. 하지만 스타일은 달라졌습니다. 엔비 13의 두께는 2cm(0.8인치)로 부두 엔비보다 좀더 얇아졌는데, 특히 내부 섀시와 외부 틀을 마그네슘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내구성을 강화한 게 특징입니다. 지난 해 탄소섬유로 만들었던 부두 엔비가 약간 뒤틀린 듯한 인상을 남긴 것을 엔비 13이 바로 잡은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무게는 1.6kg이고요. 엔비 15도 섀시나 외장 재질은 같은 구조고 두께는 2.54cm(1인치)입니다. 무게는 2.35kg이네요.


엔비 13과 15의 틀은 비슷합니다. 좀더 얇게 보이도록 끝부분이 부드럽게 깎았지요. 하지만 느낌은 다릅니다. 엔비 13이 어디에나 가져다닐 수 있는 부담이 적게 느껴지는 것과 다르게 엔비 15는 휴대하기는 부담스러워도 훨씬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이는 엔비 13과 엔비 15의 화면 크기 때문 만은 아닙니다. 엔비 13은 휴대할 때의 스타일까지 고려해 매끈하게 만든 반면, 엔비 15는 휴대보다 집에서 PC 대용으로 한 자리에 두고 쓰는 것을 고려해 좀더 화려하게 꾸몄기 때문이죠. 엔비 13에는 문양을 없애고 은은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알루미늄 재질을 살려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듯하고, 엔비 15는 그 특징처럼 휴대성보다 어디에나 어울릴 수 있도록 바깥쪽과 안쪽을 점자 문양으로 화려하게 장식했습니다.


덮개를 열었을 때 화면 전체을 덮은 브라이트 뷰 코팅과 키와 키 사이의 분리형 키보드, 좌우 버튼을 터치 패드와 일체화 시킨 클릭패드가 정말 깔끔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단순미를 정말 잘 살렸더군요. 본체 양옆에 있는 USB나 HDMI 단자는 외부로 드러나 있지만, 그리 어색하거나 복잡해 보이지 않습니다. 또한 엔비 스타일에 맞게 전원 코드도 새로 디자인했고, 바닥 부분도 말씀하게 처리했습니다. 전용 도킹이나 전용 배터리를 연결할 수 있는 도킹 단자만이 약간 낯설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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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를 분리할 수 있으나 깔끔한 바닥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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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을 없앤 클릭 패드
성격이 다른 만큼 엔비 13과 15의 제원은 다릅니다. 엔비 13은 정확한 제원을 밝히진 않았는데, 아마 울트라씬 플랫폼으로 쓰이는 저전력 인텔 코어2듀오 프로세서가 들어갔을 것으로 보이고, 2개의 그래픽 코어를 선택할 수 있는 스위처블 그래픽이 포함됩니다. 또한 휴대성을 강화하기 위해 정말 작은 어댑터를 넣었다고 하는데, 현장에서는 어댑터를 모두 숨겨 이 부분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엔비 15는 이달 말 발표를 앞둔 차세대 인텔 모바일 쿼드 코어인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와 ATi 모빌리티 라데온 4830 그래픽 칩셋을 포함했고, 최대 16GB의 DDR3 램와 2개의 SSD를 래이드 0로 묶을 수 있습니다. 휴대성과 성능이라는 각각의 차이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둘다 LED 백라이트를 썼지만, 밝기는 엔비 13은 410nit의 밝기에 85%의 색 재현률을, 엔비 15는 300nit의 밝기의 울트라브라이트 디스플레이를 쓴 것도 다르고요. 다만 파트너십을 맺은 비츠 오디오의 기술을 적용, 이전과 다른 사운드를 들을 수 있는 것은 두 제품으 공통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한국에는 엔비 15만 들어옵니다. 현장에서 엔비 13과 15를 보고 나니 스타일리시한 노트북을 찾는 이들에게 엔비 13은 적극 추천할 만한 제품일 수 있겠다 싶었는데, 엔비 13은 그 컨셉에 비해 국내에 들여왔을 때 판매 예정가가 너무 높아 사실상 적용이 힘들다고 하더군요. 다만 엔비 15는 가정 또는 고성능 데스크탑 대용의 프리미엄 노트북을 찾는 이들이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가격대로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더군요. 엔비 13이 더 탐나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만, 여러 국내 여건을 감안해 엔비 15만로 결론 난 것은 정말 안타깝네요. M본부 주말 드라마인 ‘탐나는도다’에서 현실은 박규, 희망은 윌리엄인 버진의 마음이 이런 게 아닐까요?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1 Comments

  1. 2009년 9월 15일
    Reply

    칫솔님 글 두개는 지워야 할듯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구요. ^^*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아고고 출장 다녀오느라 댓글이 많이 늦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고요.
      (근데.. 어떤 글을 지워야 할까요? -.ㅡ;;, 아.. 중복 송고된 두 개 글 말씀이신거죠? ^^ )

  2. 2009년 9월 15일
    Reply

    하아!! 엔비 13이 더 탐나는데 ㅜㅜ
    한쿡에 안들어오는군요 흑흑….
    하하 칫솔님 싱가폴에서 바로 올려주시는 거예요!!!
    와우 따끈따끈한 정보 감사합니다 ㅎㅎ
    즐거운 시간 보내고 오세요~!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네.. 글은 싱가폴에서 올렸는데, 댓글은 지금 한국에서 달고 있습니다. 늦어서 죄송. ㅜ.ㅜ
      저도 엔비 13이 탐나는데, 가격이 안맞을 듯 싶다네요. 많이 아쉬워요~

  3. 2009년 9월 15일
    Reply

    같은 글이 3개라 T.T 어쨌든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아.. 예약 송고를 하다보니 문제가.. 그렇잖아도 정리했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4. 김경환
    2009년 9월 16일
    Reply

    본문과는 상관없지만, 신제품 발표할 땐 왜 꼭 어설프게 외국인 세워놓고 멍 때리는 표정 짓게 할까요. 일반적인 동양인 + 인형같은 서양인 조합이 참 보기 않좋은데.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모델은 우리나라 모델이 가장 예쁘더라고요. 그런데 서양인이 들고 있으면 노트북이 작게 보이는 착시 효과가… ^^

  5. 2009년 9월 16일
    Reply

    멋진데요!
    hp는 디자인이 투박해서 별로라고생각했는데
    이건 멋져요.ㅎㅎ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예전에는 정말 투박했는데, 요즘은 정말 많이 좋아졌더라고요~ ^^

  6. 2009년 9월 16일
    Reply

    엔비13은 맥북프로와 디자인이 너무 유사하네요. 저런~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안쪽은 그런 느낌이 없잖아 있습니다. ^^

  7. 2009년 9월 16일
    Reply

    무게에서 GG~ ㅠ.ㅠ
    언젠가 부터 1.5kg 이상은 거들떠도 안보게 되요 ㅠ.ㅠ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구차니님. 너무 연약한 척 하시는 거 아닌가요? ^^

  8. HP가 공격적으로 선보인 노트북 라인업 가운데 제 눈길을 가장 끈 모델은 ENVY 시리즈입니다.
    작년 VOODOO ENVY 133이름으로 소개되어 주목을 받은 슬림형 노트북을 이은 후속작입니다.

    이 엔비(ENVY)는 두 가지 라인업으로 소개됩니다.
    13인치와 15인치가 바로 그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라이벌로 삼고 있는 애플과 같습니다.

  9. 2009년 9월 16일
    Reply

    엔비15의 화려한 무늬가 눈에 들어오네요..그런데 오래들고다닐려면..13이 더 좋겠죠?>ㅎㅎ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엔비 13은 휴대하면서 쓸 수 있지만, 엔비 15는 인테리어 용으로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

  10. 2009년 9월 17일
    Reply

    엔비15만… ㅠ.ㅠ 어째 이녀석도 비운의 노트북이 될거 같군요
    엔비13을 안낼 이유는 딱히 없어보입니다만..

    • 칫솔
      2009년 9월 18일
      Reply

      유일한 이유는.. 값이죠. ^^;

  11. 2009년 9월 18일
    Reply

    2009년 9월 15일 싱가포르에서 HP Personal Systems Group의 프레스 이벤트가 있었습니다.”NOTHING BUT HP FOR ME”HP PSG는 정기적으로 신제품이나 신기술 발표, 또는 전략 발표 등을 위해 세계 각지의 기자분들을 초청해서 한 번에 터뜨려 버리곤 한답니다.최근에는 뉴미디어가 중시되는 흐름에 따라 블로거들도 함께 초청되고 있죠. 상반기 베이징에서 있었던 Touch the Future, NOW에는 PAVLO 에디터…

  12. 2009년 9월 21일
    Reply

    싱가포르에서 개최되었던 HP의 프레스 이벤트 “Nothing but HP for me” 행사에서 발표된 하반기 신제품 소개 시리즈 첫 번째로 ENVY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Envy라… 많이 들어 봤던 네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기억을 되돌리다 보니 2008년 HP Voodoo Envy라는 프리미엄 브랜드가 있었더군요. 당시 18mm로 Mac air(19.3mm)보다 얇게 나와 Air Killer로 이슈가 되었던 제품이었죠. 그때의 HP V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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