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하드웨어 돋보기 l 2016/11/0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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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몇달 전 HP 스펙터에 대해 'HP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노트북'이라 말한 바 있다. 고성능 프로세서를 넣고도 AAA 건전지로 두께를 견주던 가장 얇은 스펙터에 그런 찬사를 보낼 만했다. 하지만 스펙터가 두께의 혁신을 가져온 노트북인 것은 인정받기는 했으나 10mm라는 두께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어쩌면 그 넘지 못한 두께의 벽 때문에 몇 달만에 에이서 스위프트 7에 세상에서 가장 얇은 13인치 노트북의 자리를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9.98mm. 스위프트 7는 그렇게 10mm 벽을 넘은 13인치 노트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일단 얇게 만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제법 단단하다. 덮개와 본체 모두 알루미늄으로 단단히 감쌌다. 덮개를 열어 모서리를 잡고 뒤로 힘줘 휘어보려해도 버티는 힘이 제법 있다. 샤시의 강도가 그만큼 세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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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얇게 만든 노트북에서 흔히 보는 공통점이 스위피트 7에도 그대로 들어 있다. 단자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스위프트 7의 단자는 오디오 단자 1개, USB 타입 C 단자 2개 뿐이다. USB 타입 C 단자 중 하나는 충전을 겸한다. 외부 모니터와 연결할 때는 USB 타입 C형 젠더를 꽂은 뒤 써야 한다. 예전에 쓰던 USB 메모리를 꽂을 때도 따로 변환 젠더를 써야 한다. 이렇게 얇은 노트북들은 어쩔 수 없는 숙명을 타고 난 듯하다.

덮개를 여니 황금색으로 칠해 놓은 판 뒤에 키들이 섬처럼 떠 있다. 키와 키 사이의 간격이 넓은 반면 키의 면적이 조금 좁게 느껴진다. 키를 누를 때의 깊이는 의외로 괜찮다. 사실 얇은 노트북에서 키를 누르는 느낌이 안좋을 때가 많은 데, 스위프트 7은 나쁘다 말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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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트랙패드가 정말 넓다. 손가락에 기름을 바른 것처럼 미끌어지는 그런 재질이 아닌 게 아쉽지만, 트랙패드가 넓으니 두 손가락 이상 올려서 작업할 때 확실히 편하긴 하다.

다만 오른쪽 위에 전원 버튼이 조금 말썽이다. 가끔 CTRL+ALT+DEL 키를 눌러야 할 때가 있는데, 그 때마다 전원 버튼을 누르게 된다. 물론 CTRL+ALT와 함께 전원 버튼을 눌러도 꺼지는 일은 없지만, 전원 버튼을 누를 때마다 노트북이 꺼질까봐 깜짝 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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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 7의 화면은 16대 9비율의 13.3인치다. 해상도는 풀HD(1920x1080). 가로로 긴 화면 비여서 작업 표시줄을 오른쪽으로 세워야 공간적인 여유가 생긴다. 화면 빛은 제법 균일하게 퍼지고 빛샘도 느껴지지 않을 만큼 신경을 쓴 인상이다. 덮개를 열었을 때 조금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화면을 좀더 위로 올린 때문이다. 화면 위보다 아래 테두리가 더 두꺼워 균형이 맞지 않는 듯보여도, 오히려 화면과 눈높이가 잘 맞는다.

일단 전원을 켜고 윈도를 띄워 몇몇 작업을 하다보면 스위프트 7에서 없는 것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소음이 없다. 스위프트 7은 6세대 코어 i7을 쓴다. 하지만 방열팬이 없다보니 열이 많이 나는 작업을 하더라도 방열팬이 내는 소음 따위는 들리지 않는다. 사실 여기에는 약간의 속임수가 있다. 인텔은 6세대 프로세서 제품군에서 방열팬 없이 4.5W 저전력으로 작동하는 m 시리즈마저 i 시리즈로 통합한 것이다. 스위프트 7에 들어 있는 i 시리즈는 사실 이전 세대의 이름을 적용하자면 m 시리즈다. 때문에 코어 i7이라고 해도 방열팬을 쓰지 않을 수 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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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소음이 없는 것은 큰 장점이다. 다만 소음이 없다고 발열까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발열 위치는 키보드 위쪽. 때문에 키보드로 작업하는 동안 아래쪽에로 열이 올라와 손가락을 신경 쓰이게 만들지는 않는다.

스위프트 7은 하드웨어만 공을 들인 제품은 아니다. 기능성 소프트웨어도 제법 많다. 물론 이게 전부 필요한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 중에 앱 익스플로러나 에이서 파워 버튼은 정말 필요한지 의문이다. 또한 에이서 포털을 이용하면 클라우드를 통해 모바일 장치와 데이터를 쉽게 주고 받을 수 있는데, 이는 스위프트 7 전용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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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게임이나 영화, 음악에 따라 돌비 오디오의 옵션을 고르는 건 필요하다. 이 옵션을 바꾸면 확실히 음악이나 영화의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단지 무엇을 즐기느냐에 따라 이 프로그램을 띄워야 하는 게 불편할 뿐. 차라리 작업 표시줄에서 간단히 고를 수 있는 스위치 형태의 아이콘이었다면 어땠을까?

전반적인 성능이야 크게 아쉬운 게 없지만, 한 가지는 아쉽다. SSD 성능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초당 읽기 성능이 420MB, 쓰기 성능이 350MB 수준으로 뛰어난 성능이라 말하긴 어렵다. 어쩌면 스위프트 7에 쓴 코어 i7의 성능을 감안하길 바라겠지만, 이용자의 마음이 그와 다르니 어쩌란 말인가? 그래픽 성능 역시 캐주얼 게임이 아니라면 그리 큰 기대는 하지 않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고 벤치마크 결과에서 알 수 있다. 배터리는 절약 모드를 켜고 영화를 보면 최대 5시간 정도는 너끈히 견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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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스위프트 7은 게이밍 제품을 빼고 에이서가 지금까지 만든 노트북 가운데 좋은 완성도를 가진 제품인 것은 틀림 없다. 헐렁하고 값싸 보였던 이전의 에이서 제품과 다른 만듦새인 것은 인정한다. 단지 개성이 부족하고, 불필요한 소프트웨어가 조금 많을 뿐이다. 코어 i7을 담았지만 기대 만큼의 성능을 낸다고 말하긴 어렵다. 그저 조용하게 작업할 수 있는 업무용 노트북을 찾다가 피곤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한번 더 관심을 기울여 보라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이다.

덧붙임 #

이 글은 테크G에서 옮겨 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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