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개발 국가용이라던 넷북, 더 이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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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북이 처음 나올 당시로 돌아가 봅시다. 인텔은 아톰 프로세서의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이렇게 밝혔지요.


“퍼스널 컴퓨팅은 점점 더 모바일화 되어 가고 컴퓨터 업계는 또 다른 십억 명의 사람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키기 위한 새로운 종류의 제품들을 신속히 개발하는 가운데, 아톰 프로세서는 새로운 저전력 디자인에 있어 혁신을 추구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한다”

이 문장에서 눈여겨 볼 내용은 다름 아닌 ‘또 다른 십억 명의 사람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키기 위한 새로운 종류의 제품들을 신속히 개발하는 가운데…’라는 부분입니다. 당시 아톰 프로세서의 출시를 두고 인텔은 60억의 인구 가운데 현재 PC 이용자는 8억 미만이었는데, 그 밖의 세계에서 PC 이용자 층을 더 늘리기 위해 새로운 제품군이 필요하다고 역설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넷북’과 ‘넷탑’이었고, 이를 통해 향후 수년 안에 10억 명의 사용자를 추가적으로 더 늘릴 것이라고 누누히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PC를 사기 어려운 시장에서 누구나 값싸게 PC를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아톰 프로세서를 내놓은 궁극적인 이유였지요.


하지만 경제 불황이 지속되면서 넷북은 애초에 목표로 삼았던 시장이 아니라 기존 시장의 세컨 PC로만 성장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된 게 문제였습니다. 아톰을 통해 PC 보급률을 늘리고, PC시장을 더 확대하겠다는 계획이 예상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이지요. 물론 세계적 불황으로 PC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많은 전망과 달리 넷북이 기존 소비 시장에서 크게 선전한 덕에 출고 대수로 시장의 규모를 짐작해 왔던 PC 시장에 크게 위축시키지 않은 일등공신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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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자 인텔이 묘한 행동을 취했습니다. 넷북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설치하고 쓸 수 있는 인텔 앱업(AppUp)을 선보인 것이지요. 앱업은 넷북에서 쓸만한 애플리케이션을 쉽고 편하게 다운로드해 쓸 수 있는 PC판 앱스토어인 것입니다. 지난 CES를 전후로 앱업과 관련된 이야기가 등장했고, 현재 베타 서비스 중입니다.


앱업의 등장은 넷북에 대한 인텔의 시각이 달라진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기존 시장과 거리감을 두겠다는 당초 목표를 고집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미 널리 퍼진 수많은 넷북을 겨냥한 비즈니스를 강화하겠다는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취하겠다는 것이죠. 그렇지 않다면 앱업이 집에 들여 놓은 넷북에서 쓸만한 앱, 또는 컨텐츠를 공급해 줄 거라는 기대감을 담은 동영상을 퍼뜨릴 일도 없었을 겁니다.



물론 동영상의 주인공이 기대했던 숙제나 다양한 레시피는 아직 앱업에서 보기 힘듭니다. 실제 인텔 앱업에 들어가 접속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한 뒤 그 안에서 서비스하는 앱을 살펴보니 초기라 그런지 앱은 많이 부족한 상태더군요. 유료도 있고 무료도 있지만, 아직 더 많은 컨텐츠가 쌓이고 더 많은 앱이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다만 직접 다운로드를 해서 앱을 실행해 봤더니 베타 서비스 중이라 접속 속도가 느린 것만 빼고는 다운로드와 설치, 실행은 매우 편했습니다. 로그인(북미 계정 필요)을 한 상태에서 ‘Get’ 버튼을 누르면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없이 다운로드와 설치까지 일사천리로 끝나므로 이용자가 귀찮아 하는 과정을 상당부분 줄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는 지금까지 PC용 프로그램을 구입해 설치하고 실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대상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으로 여겨지는 부분입니다. 그러니까 꼭 써야할 프로그램 패키지를 주문하거나 별도의 사이트에서 온라인 다운로드를 한 뒤 파일을 실행해야 했던 절차가 모두 사라지고 하나의 과정으로 모두 흡수한 것이지요.

앱업이 활성화되면 현재의 PC 생태계도 지금과 또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무겁고 어려운 프로그램 대신 넷북에서도 잘 돌아가는 가볍고 쉬운 캐주얼 프로그램으로 “넷북 같은 PC는 어렵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준다면 PC의 활용성 뿐만 아니라 넷북에 대한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인텔은 넷북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앱업으로 내놓았는지 모듭니다. 이동성의 강점은 있지만, 좁은 화면과 웹 환경을 고려해 다른 처리 성능을 돌보지 않았던 넷북에 대한 다른 가치를 찾는 일이니까요. 인텔이 직접 그 가치를 찾아 나섰다는 것이 중요할 뿐만 아니라 넷북에 대한  앱업이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린다면 이전의 소프트웨어 유통과 실행에 관한 모든 PC의 이용 환경을 바꾸는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좀더 눈여겨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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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4 Comments

  1. 2010년 1월 27일
    Reply

    고무적이네요.

    소프트웨어들이 아직 넷북에 맞게 커스터마이즈가 안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제 저희 상급자께서 1024*600 넷북에서 아웃룩 연락처를 입력하시다가 저한테 도움 요청. 주소 입력 윈도우가 세로 600을 넘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웹도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에서 사진올리기 페이지 역시 세로가 600을 넘어갑니다. 넷북 시장을 계속 키울 요량이라면, 넷북을 타겟팅한 오픈마켓 뿐만 아니라, 기존 소프트웨어들도 좀 바뀌어야 할 듯 합니다.

    (딴 얘긴데) 집 사람과 아이를 기다리면서 운전석에서 넷북을 좀 사용했었는데, 손목을 꺽어서 입력해야 하는 키보드의 압박감… 아놔~ 이건 내 넷북의 문제가 아니라, 내 차가 작아서 생긴 문제겠지요.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참.. 해상도 때문에 난감했는데, 그렇잖아도 앱업은 세로 600 사이즈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공급할 것 같습니다. 앱업 자체도 1,024×600에 최적화되어 있거든요. ^^

  2. 2010년 1월 27일
    Reply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현재 넷북에 타게팅된 소비자들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it시장은 개발자들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고 만들어 내는 것 같으니 시장의 수용에 따라서 이런식의 사업확장이 필연적이겠지요..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네, 정말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요즘인 것 같습니다. 인텔이 이런 앱업을 만든 것도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었겠죠. 아무튼 이러한 시도가 소비자에게 혜택으로 돌아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

  3. 2010년 1월 27일
    Reply

    예상치 못했던 Atom의 반전이죠 ㅎ
    솔찍히 개도국 아이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해서 공부의 기회를 주겠다! 라던 넷북의 컨셉(라기 보다는 OLPC 일려나요)에서 1인 2PC 시대로 나아가고 있으니 말이죠.

    이제 fPCB로 옷을 만들어 입는 진정한 웨어러블 PC 시대가 올려나요 ㅎ
    전기는 옷이 스치는 정전기로 가동! ㅋ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플렉서블 PCB보다는 전뇌화를 꿈꿀 것 같습니다. 공각기동대 같은. ^^

  4. 2010년 1월 27일
    Reply

    앱업은 꽤 재미있군요. 확실히 컴퓨터는 좀 알아야 하는 부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점차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면 컴퓨터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죠. 아니 뭐 우리나라에선 이미 의미없는 부분 같기도 하지만;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이제는 PC를 몰라도 쓸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종전의 OS 체계는 너무 복잡한 게 사실이거든요.

  5. kalms
    2010년 1월 27일
    Reply

    사소하면서도 기본적인 반론댓글입니다만,

    퍼스널 컴퓨팅은 점점 더 모바일화 되어 가고 컴퓨터 업계는 또 다른 십억 명의 사람들을 인터넷에 연결시키기 위한 새로운 종류의 제품들을 신속히 개발하는 가운데,…

    저는 이 부분을 다르게 해석하고 싶어집니다. 제가 훨씬 즉흥적이지만 덜 매몰되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계속하자면 또 다른 billions(수십억) of people은 문장 속에 있는 mobile personal 들을 가리키는
    말인 것 같습니다. 인텔의 장기적 입장을 전혀 모르는 입장입니다만 경제 상황 때문에 마켓 정책이 수정되었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저 문장 속의 수십억명은 처음부터 이동사용자였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사용자들이 데탑이나 노트북 유저와 겹치는 건 상관 없다고 봅니다.
    모바일 시장의 크기를 수십억이라고 보았다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 아나
      2010년 1월 27일
      Reply

      제 기억이 맞다면 인텔 경영진 중 한명이 개도국용이라고 발표한 적도 있었습니다.
      찾아보니 인텔 코리아도 비슷한 말을 했군요.

      인텔코리아 마케팅본부 박성민 상무는 “한마디로 넷북과 넷톱은 저소득층이나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저가 PC라고 생각하면 된다”라며…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아나님이 위에서 언급한 대로 인텔은 모바일 이용자를 겨냥한 게 아닌 아직 PC를 쓰지 못하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아톰을 내놓은 것이 맞습니다. ^^

  6. 지난 1월 7일부터 11일까지 열렸던 CES 2010 행사에서 선보인 많은 제품들 가운데에는 새롭게 진화한 파인트레일 플랫폼을 탑재한 넷북들을 빼놓을 수 없다. 넷북은 아수스 EeePC 시리즈를 통해 처음 선보인 뒤 많은 사용자들의 열광 속에서 기존 노트북 시장에 안착했다. 특히 에이서 같은 업체는 넷북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세계 PC 시장 1위를 넘볼 만큼 성장했으며 PC 시장에서만큼은 고전했던 삼성전자 또한 넷북의 판매 호조로 세계 10위권에 진..

  7. 2010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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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북을 구입할까 고민하다 포기했는데도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되네요..
    잘 봤습니다. 분석글 읽었는데도 잘 몰라서 머리만 우지끈.ㅎㅎ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넷북을 구입하시려면 해상도도 따져보고 사실 것을 권하고 싶어요. 아무튼 앞으로는 제품 정보도 많이 다루겠습니다. ^^

  8. 2010년 1월 27일
    Reply

    먼말인진 잘 이해가 안가지만!!!!!

    넷북은 정말 갖고 싶숩네다!!! ㅎㅎㅎㅎㅎ

    블루레이 디비디가 돌아갔슴 좋겠어요!!! 제가 원하는건 딱 거기까지인데….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허걱.. 블루레이는 변환해서 보심이… ^^;
      (참고로 720P까지는 어쨌든 볼 수 있긴 합니다. -.ㅡㅋ)

  9. 2010년 1월 27일
    Reply

    좋은 정보 잘 담아 갑니다
    즐거우시고 승리하시길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시고, 늘 행복하시길~ ^^

  10. 2010년 1월 27일
    Reply

    집에 넷북이 있긴 있는데 전 아직 쳐다보지도 않했답니다.ㅎㅎ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저런.. 벌써 펨께님께 버림 받은 건가요? ^^

  11. Neon
    2010년 1월 28일
    Reply

    음… 윈도우판 apt 혹은 cpan이군요.

    • 칫솔
      2010년 1월 28일
      Reply

      어떤 의미인지 몰라 구글을 뒤져봤답니다. ^^

  12. mado
    2010년 9월 9일
    Reply

    PC애플리케이션 앱스토어는 프로그램베이라고 우리나라에 이미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칫솔
      2010년 9월 11일
      Reply

      아.. 열린 시장의 규모나 컨텐츠의 종류에서 차이가 많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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