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Joyn)의 오해와 이통사의 본질

이통 3사가 RCS(Rich Communication Suit 또는 Service) 브랜드, 조인(Joyn)을 시작한 뒤 큰 오해를 받고 있는 듯하다. 조인 자체가 카카오톡이나 라인, 마이피플 같은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와 비슷한 기능을 갖고 있다보니 이러한 서비스에 대항하고자 급히 내놓은 것처럼 인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조인은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를 물리치고자 나온 게 아니다. 서비스의 방향이나 사업 모델에서 비교 대상도 아니며, 유료나 무료 같은 단순한 이분법 만으로 이 서비스의 성패 여부를 성급하게 재단할 수도 없다. 기본적인 출발점이 다르고 사업 모델도 다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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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3사가 선보인 조인(Joyn)은 정확하게 말하면 국내 이통3사만의 브랜드가 아니라, GSMA(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 Association)에서 채택한 RCS 표준을 쉽게 알리기 위해 2012년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를 기점으로 확정된 상표다. 조인은 GSMA의 테스트를 거쳐 인증된 이통사만이 이 상표를 쓸 수 있는데, 우리나라보다 앞서 스페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독일에서도 상용 서비스가 되고 있다. 조인의 껍데기를 덮고 있는 RCS 표준은 한마디로 IP 기반의 차세대 문자 서비스로 요약할 수 있다. RCS는 표면적으로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지만, 스마트폰이나 패드와 같은 단말기의 주소록에 표시된 상대방의 상태에 따라 음성, 영상, 문자를 전송하기 위해 이통사와 제조사 같은 관련 업체들이 2007년부터 함께 개발해 온 공동 프로젝트였다.


현재 드러난 조인의 기능만 놓고 보면 카톡이나 라인 같은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가 갖고 있는 주요 기능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조인이 지향했던 기능을 이들 서비스가 먼저 실행했고 사업화 한 때문이다. 물론 이 서비스들은 인스턴트 메시징 기능에서 출발하기는 했어도 그것만으로 성공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어쨌거나 많은 이용자들은 이미 잘 쓰고 있는 지금의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를 두고 이통사의 조인을 써야 할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조인으로 인해 이중적인 구조가 갖춰지면 오히려 불편할 수도 있고, 어쩌면 더 혼란스러울 것을 걱정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접어 둬도 된다. 조인을 이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용자가 선택하느냐 마느냐일 뿐, 이통사가 가야할 길은 이미 정해졌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통사 입장에서 RCS의 도입은 지금까지 갖고 있던 이동 통신에 대한 경험을 유지하면서 데이터 중심의 통신 구조로 바꾸는 것이 지향점이다. 지금까지 이동 통신 서비스들은 끊어짐이 없는 커뮤니케이션을 서비스해 왔고, 이용자는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왔다. 하지만 한창 진행되고 있는 또한 요구되고 있는 데이터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기존의 낡은 시스템으로는 기술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는 이용자가 원하는 풍부한 서비스의 구현이 어렵고 요금제의 설계에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이용하고 있는 시스템을 데이터 중심형으로 바꾸어야 하는 당위성과 압박을 가장 크게 받고 있는 것이 이통사들의 현실이다.


그런데 특정 국가의 잘 나가는 이통사 하나가 그 시스템을 바꾼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기능의 구현이 어려운 게 아니라 끊어짐 없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통신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 이통 시장의 이해 관계자끼리 오랫 동안 맞춰온 호흡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디에서나 기능을 쓰는 데 문제가 없도록 통신 시스템, 여러 운영체제에서 호환성과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표준은 그래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이통 시장의 복잡성을 최소화하면서도 새로운 기능과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을 확보하는 표준으로써 서서히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그냥 놓쳐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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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용자들에게 조인의 현실은 불편한 것은 맞다. 카톡, 라인 같은 기존 모델을 이용하는 측면에서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베타 테스트 수준의 서비스에 실망하기도 했을 테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조인은 버려지지 않는다. 말 그대로 문자를 대체하는 기본 서비스가 되도록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앱 형태로 내려받아 써야 하지만 머지 않아 스마트폰에 기본 탑재가 될 것이고 이용자들은 문자 대신 조인을 기본으로 써야 될 날도 올 것이다. 물론 기존의 문자 시스템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지 형태가 조인이 될 뿐이라는 이야기이고, 이용자가 선택하는 이용 방식이나 요금제에 따라 조인의 기능을 쓰거나 안 쓰거나 선택할 뿐이다.


문제는 조인이 이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주느냐인데, 솔직히 지금 그것을 느낄 만큼 조인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일단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찾아 안정화가 될 것을 가정했을 때 일단 문자를 데이터화 하는 시스템으로 들어감으로써 더 이상 문자의 이용료와 관련된 헤게모니를 다투지 않아도 된다. 물론 이통3사가 조인을 발표하면서 문자 요금을 함께 발표하기는 했지만, 지금 가입자들에게만 무료로 서비스할 가능성은 낮다. 당장 조인을 쓰지 못하는 이용자들을 감안해 역차별을 없애야 하는 데다, 사실상 문자를 데이터로 대체하게 되면 문자 당 과금이란 것 자체의 의미가 없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나머지 기능에 대한 과금이 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조인의 등장 이후 나타날 데이터 중심형 요금제에서 조인을 통해 더 많이 소비하게 될 옵션들, 예를 들어 mVoIP의 허용량이 오히려 새로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더불어 이용자들이 이통사를 옮기더라도 문자, 특히 MMS와 관련된 불편이 없어질 수 있다. 지금은 이통사마다 다른 문자 시스템을 쓰고 있어 특정 이통사의 단말기를 다른 이통사에서 쓸 때 MMS가 발송되지 않는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는 다른 이통사로 옮겨서 그 이통사의 조인을 쓰면 문자를 주고 받거나 관련 기능을 쓰는 데 있어 장벽은 더 발생하지 않게 된다. 지금도 다른 인스턴트 메신저를 쓰면 된다고 하겠지만, 기본 시스템으로 들어오는 문자량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그 호환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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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를 대체하더라도 커뮤니케이션의 질이라는 속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

하지만 이 정도의 변화로는 이용자들이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지금 조인이 이용자들로부터 불평을 듣는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대화 상대의 추가와 현재 상태의 확인, 인스턴트 메시징의 신속성과 정확성 등 문자를 이용할 때의 아주 기본적인 부분에서 가치를 제대로 전하지 못하는 점이다. 다른 기능보다 우선적으로 문자를 대체할 만한 커뮤니케이션의 기본 속성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데서 생긴 마찰을 제때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조인의 시행 초기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 중 하나지만, 이러한 것을 사전에 알면서도 공개적인 테스트라고 말하지 않고 서비스를 하는 이통사들도 반성해야 한다.


이러한 불안은 이통서비스에 대한 고객불신으로 쉽게 이어지기 때문에 조인을 기본 시스템으로 도입한 뒤 이용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질’이라는 본질에 대해선 이통사와 이용자의 가치가 다르지 않은데, 지금은 본질을 겉도는 인상이 짙다. 조인이 내세우는 기능(영상/이미지 공유, 확장 주소록, 위치 확인, 파일 전송 등)을 좀더 부각하기보다 앞서 가장 기초적인 서비스의 질적 측면을 보강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이통사의 역할은 커뮤니케이션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용자는 그것에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나 변함이 없을 것이다. 이용자에게 필요한 통신 서비스의 질을 확보하고 서비스 하는 것, 그것 만이 조인을 통해 이통사의 가치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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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8 Comments

  1. 수정느님
    2013년 1월 1일
    Reply

    문제는 한국시장이 그렇지 않다는게 아닐까요?
    애초에 한국에서 mms문제가 생긴건 통신사(특히 skt)가 독자규격을 쓰기때문입니다
    (전세계 어떤 폰도 안 일으키는데 오직 한국산 폰에서만 일어나는 문제라는거 아시나요?)
    그런데 그런 문제를 수십년간 방치하는 통신사가 갑자기 표준을 말한다?
    그만큼 한국은 통신사-제조사 카르텔에 의해 움직이는 폐쇄시장인데
    사람들이 반감을 가지는건 조인이 통신시장을 과거로 회귀시킬거라는 우려입니다
    만약에 skt/kt/lgu+가 카톡의 시장진입을 막고 조인사용을 강요한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고 어쩌면 현실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애플도 비슷하게 하니까요..
    사람들의 자유로운 소통을 막는건 조인같은 범세계적인 메신저가 없어서가 아니라
    단순하게 통신요금이 너무 비싸기 때문이고 통신사의 목적은 그거입니다
    지금도 외국은 문자가 무료거나 아주 저렴하지만 한국은 돈 다 받죠..
    결국 문제는 돈입니다.. 아참!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칫솔
      2013년 1월 20일
      Reply

      저도 SKT의 독자 표준에 대해선 여러 모로 불만이 많습니다. 그것 때문에 이통사를 이동할 때 단말기 호환성이 떨어지는 것에는 화도 많이 났었죠. 다만 조인이 도입되면 특정 이통사의 독자적 기술 도입을 방지할 수 있는 여지가 생깁니다. 더불어 카톡은 이미 IMS 사업자를 넘어서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서 진화한 터라 조인 때문에 차단을 하거나 말거나 할 문제가 아니며, 조인 도입 이후 문자는 무료화가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2. 2013년 1월 20일
    Reply

    표준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의 문제 인거 같아요….
    저는 표준이란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본으리고 칭하는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런의미에서 조인은 표준이라하기 어렵죠.
    국내 이통3사에서 한다고 다른국가에서 따라하지 않으테니까요;;;;
    이통사에서 각종 스마트 폰에 강제로 조인을 입력시킨다고해도 문제가 많습니다 기존의 피쳐폰 이용자는 사용할 수가 없는 서비스입니다. 피쳐폰이 새로나오면서 신기술을 도입 할 수 있다면 몰라도요.
    (※피쳐폰쓰는 사람이 많이 없다거나 곧 전부 넘어갈 것이다라는 말씀은 말아주시길;;;
    어떠한 상황에서도 피쳐폰사용자는 있을 수 밖에 없고.
    글로벌하게 봤을떼 아직 피쳐폰 사용자의 수는 상당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안드로이드 폰에는 구글 토크라는 조인의 기능이 모두 포함된 기본 어플이 있습니다. 아이폰에도 비슷한 기능이 있고요. 누가 봐도 조인은 그저 메신져 어플리케이션에 대항하기위한 것으로 비쳐지지 않습니다.

    • 칫솔
      2013년 1월 20일
      Reply

      본문에 쓴대로 조인은 국내 이통사만 쓰는 RCS가 아니라 GSMA로부터 테스트 후 인증을 받아야 하는 RCS 브랜드로, 국내보다 스페인과 독일에서 먼저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피처폰과 호환성을 우려하시는 데, 절대로 기존 시스템과 호환성을 배제하면서 쓰도록 만들어진 게 아니라 병행 이용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3. 2013년 1월 20일
    Reply

    흠…. 무슨 말씀이시는 알겠습니다…
    궁금한게 있는데 해외에서도 조인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 하나요?
    제가 말하고 싶은건 굳이 조인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서비스를 해야 했나 하는 겁니다.
    피처폰과의 호환이 문제가 없을정도면 굳이 조인이라는 이름으로 마케팅 하지 않고
    바로 도입하면 되지 않았나 하는 의문이 드네요….
    여러가지 상황이 겹치다보니 아무래도 현재 접유율이 높은 메신져 어플리케이션에 대항하기 위해
    나왔다고 밖에는 생각이 드질 않내요 ㅎㅎ;;;
    좋은 글 읽고 많이 배워갑니다~
    늦었지만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 칫솔
      2013년 1월 20일
      Reply

      T모바일의 독일 법인도 조인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습니다.
      http://www.t-mobile.de/joyn/0,24222,27137-_,00.html

      조인은 더 다양한 매체를 전송하기 위한 RCS 이동통신 규약이기 때문에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어 있는 GSMA의 브랜드라 이통사가 그 이름을 안쓰거나 바꿔쓸 수 없습니다. 더불어 이것이 이통사들의 규약이므로 정보 전송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 확장성, 서비스 플랫폼화에 있어서 제약이 많다는 점입니다. 그 점에서는 지금 서비스하는 IMS 업체들의 경쟁력이 더 우위에 있을 테니 큰 걱정은 안하셔도 될 듯합니다. 고맙습니다. ^^

  4. 2013년 2월 21일
    Reply

    늦었지만 좋은 내용 잘 보고 갑니다.
    저 역시 한달쯤 메인 메시지 어플로 ‘조인T’를 사용하고 있는데…
    다시 한번 서비스에 대해서 생각해봐야겠네요~

    • 칫솔
      2013년 2월 21일
      Reply

      기본 기능이라도 잘 갖춰지면 좋을 텐데… 얼른 iOS 버전도 나와야 제대로 쓸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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