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 않고 돌아오는 오리가미 2.0,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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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미 2.0의 '오리가미 센트럴'
‘오리가미’. UMPC를 아는 이들은 기억할 코드명일 것이고, UMPC가 지긋지긋했던 이들에게는 벌써 기억에서 지워 버렸을 코드명이다. ‘오리가미’는 UMPC가 처음 등장했을 때 마땅히 쓸만하지 않던 운영체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비밀리에 만들었던 확장 팩의 일종이다.


오리가미는 그 자체가 새로운 운영체제로서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니라 윈도 XP 또는 태블릿 에디션과 함께  설치함으로써 키보드가 없는 UMPC에서 좀더 빠르고 쉽게 재주를 다루고 키를 입력하는 데 쓰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UMPC에서 오리가미의 역할은 얼굴 마담에 그쳤을 뿐, 실제 채택 비율은 낮았다. 초기 출시된 삼성 Q1이나 아수스 R1, UO 태블릿 키오스크 같은 극히 소수의 UMPC만이 오리가미를 넣긴 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채택률은 낮아져 최근 제품 가운데 오리가미의 흔적을 지닌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휴대 PC 시장에서 오리가미가 정착하지 못한 배경은 UMPC의 정체성에 대한 외적 요인이 전혀 없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자체가 운영체제로서 역할이 아닌 보조 수단으로서 출발했고 소형 컴퓨팅 장치를 다루는 환경에 어떻게 최적화해야 할지 몰랐다는 게 더 큰 문제였다. 노트북보다 더 작은 초소형 PC 시장을 개척하는 데 UMPC가 세운 공로를 인정하더라도 낯선 형태의 초소형 PC를 다루는 데 전혀 익숙치 않았던 일반인들의 습관을 바꾸는 데는 실패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아진 PC에서 터치로 윈도를 다루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에 그쳤고, UMPC 제조사들은 오리가미의 입력기 대신 할 물리적 키보드를 짜 넣는 데 고심해 왔다. 급기야 UMPC 비즈니스의 파트너라고 여겼던 인텔마저 지난해 봄 IDF에서 윈도 대신 리눅스를 위한 드라이버를 공급하는 정책을 도입한 MID를 내놓자 MS는 사면초가에 빠지고 말았다.


이에 MS가 다급해진 것은 사실이다. 이대로 물러나면 UMPC라는 길을 뚫기만 하고 자신들은 그 도로를 다니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탓이다. 결국 구원투수로 빌게이츠 회장이 나섰다. 지난해 5월 빌게이츠 회장은 애뉴얼 서밋 강연을 통해 PC 소형화를 위한 플랫폼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선긋기에 나섰고 MS가 주관하는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컨퍼런스(WinHEC)에서 ‘오리가미 2.0’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오리가미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려 노력했다.


오리가미 2.0에 대한 실체는 오늘에서야 공개됐다. 비록 일부이지만 오리가미 팀블로그를 통해 WinHEC에서 말했던 오리가미 익스피어리언스(origami experience) 2.0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오리가미 2.0은 2008 CES에 선보인 뒤 이달 말 윈도 기반 UMPC를 만드는 제조업체에 테스트용으로 공급할 예정으로, 오리가미 센트럴, 오리가미 나우, 오리가미 픽처 패스워드, 터치 세팅 등 4개의 오리가미 2.0 핵심 애플리케이션이 오늘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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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가미 2.0의 오리가미 나우 애플리케이션
오리가미 센트럴은 오리가미 1.0의 업데이트판으로 오른쪽에 메뉴를 모았던 전과 달리 인터넷과 RSS, 멀티미디어, 프로그램 실행 등 주로 다루는 핵심 메뉴를 선택하기 쉽도록 만들었다. 오리가미 나우는 e-메일이나 달력, 날씨, 일정, RSS 피드, 위치, 사진 등 갖가지 정보를 한번의 터치로 바로 보여줄 수 있도록 했고, 오리가미 픽처 패스워드는 화면의 그림을 누르는 위치와 순서에 따라서 UMPC의 잠금을 풀도록 했다.


오리가미 2.0이 1.0보다 화려해지고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만을 모아서 보여주는 데는 충실해진 듯 보인다. 메뉴는 단순해지고, 아이콘은 커졌으며, 더 많은 정보를 풍부하게 표시한다. 그러나 이전의 문제를 덮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오리가미 2.0에 대한 단 몇 장의 이미지와 짧은 정보만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인 것은 알지만, 운영체제가 아닌 애플리케이션에 불과하다는 약점은 전혀 고쳐지지 않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2008년 UMPC와 MID의 메인 플랫폼이 될 멘로 또는 AMD나 비아의 또 다른 하드웨어 플랫폼들이 분명 이전보다 더 낮은 전력, 강력한 컴퓨팅 파워를 지닌다 하더라도, 손에 쥐는 모바일 PC에서 윈도를 수행하는 게 버겁지 않다고 말할 수 없거니와 그 위에서 애플리케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보장하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특히 윈도 XP의 공급 중단일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오리가미 2.0은 덩치가 산만한 윈도 비스타에서 돌려야 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를 위해 좀더 많은 램과 고성능 부품을 요구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금전적 부담도 좀더 커지게 된다.


인텔이 MS가 아닌 리눅스를 밀기로 한 이면에는 이처럼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지나치게 비대해진 운영체제의 문제도 적지 않았다. MID에 맞춰진 MIDINUX는 500MB의 공간 안에 설치되도록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부팅 시간도 20초 이내로 단축시켜 성능이 다소 떨어지는 하드웨어에서도 좀더 빨리 모바일 컴퓨팅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해서였다. 윈도 비스타는 수행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수나 다양성에서는 한 수 위지만, 너무 많은 설치 용량과 좀더 강력한 하드웨어를 요구하고 여러 애플리케이션과 장치를 쓸수록 부팅 시간도 더 늘어나는 약점이 있다. 오리가미 2.0은 확장팩인만큼 이를 띄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도 생각해야 하고 전원 버튼을 누르면 바로 꺼지거나 켜지는 신속성도 고려되어야 하낟. 결과적으로 운영체제에 대한 최적화가 없이 오리가미 2.0으로 포장만 하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인 셈이다.
(이용자 자신에게 최적화된 모바일 환경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위젯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나, 터치를 활용하는 새로운 UI와 인터랙션은 지금 확인이 어려워 이에 대한 이야기는 좀더 정보를 얻은 뒤에 덧붙이려 한다).


2010년까지 연 1천만대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예측되는 UMPC 시장에서 MS가 운영체제의 주도권을 빼앗기고 싶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천차만별의 부품을 쓰는 PC나 노트북과 달리 거의 엇비슷한 하드웨어 플랫폼을 갖고 있는 UMPC에 맞게 최적화되지 않은 비스타의 도전은 여러모로 무리로 보인다. 비스타에 들어 있는 혁신을 유지하면서 적은 용량, 빠른 부팅 속도, 무난한 제원, 신속한 전원 복구, 다채로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흥미진진한 UI 등 모바일 컴퓨팅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운영체제가 아니면 UMPC 시장에서 비아나 AMD로부터 받았던 도전을 받아 잠시나마 고전했던 인텔처럼 MS도 리눅스의 공세에 시달릴 수 있다.


지금 MS가 준비할 것은 오리가미 2.0이라는 예쁜 포장지가 아니라 가벼워진 몸에 힘이 세진 모바일 하드웨어에 맞게 기름기를 쫙 뺀 운영체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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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14 Comments

  1. 2008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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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습니다. 기름기를 더 빼야죠. 개인적으로는 우분투를 지지하고 있습니다만…

    •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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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폰에 들어가는 OS X처럼만 기름기를 뺐으면 한답니다. 우분투를 넣는 건 문제가 아닌데 UMPC에 맞게 애플리케이션과 UI를 어떻게 넣느냐가 문제지요. 그런 점에서 비스타는 운영체제 커스터마징을 해야만 하는 하드웨어 제조사들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만, UMPC에 들어가기에는 너무 크고 무거웠다는 걸 말하고 싶었답니다. ^^;

    •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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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같은 의미로 적은겁니다. ^L^
      비스타 위에서 돌아가는 건 정말 무겁고 기름기가 덕지덕지..엄청난 CPU 파워에 배터리 먹고..등등..
      그에 비하면 우분투가 가볍고 팍팍 잘돌아가고, GUI도 꽤 화려하게 발전했습니다. 그리고, 더가벼운 Xubuntu 도 있고요..

    •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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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저도 동감합니다. ^^;

  2. 2008년 1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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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UMPC개발팀의 기획의 일을 하면서 스스로 UMPC의 존재 이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드랬습니다. 점점 소형화되는 랩탑 시스템과 과연 UMPC가 살아 남을 수 있을지, 그부터가 제게는 의문점입니다 >_< (UMPC의 개념이 키보드가 빠진 형태의 터치스크린 시스템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이죠...)

    • 2008년 1월 9일
      Reply

      아이폰을 휴대 전화라 보지 않고 모바일 컴퓨팅 장치로 해석하면 어느 정도 답을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종전의 UMPC들은 한계지만,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할 수 있는 휴대 장치의 요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까요. 아.. 지금은 당장 키보드를 빼기는 어렵지 않을까 합니다. ^^

  3.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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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오리가미라는게 있었군요.,.저는 이번에 처음알았습니다..;;
    이번 오리가미2.0이 나왔다고 해도 정말 운영체제가 아닌 프로그램으로서의 한계는 정말 어쩔 수 없겠네요..
    이제 마소독재가 무너지면 마소도 좀 정신을 차리고 사용자들이 원하는걸 만들어주지 않을지..:)

    •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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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독단적 폐쇄성이 여전하듯 MS의 독재 역시 그렇게 쉽게 안깨집니다. 업계에서 저주를 퍼붓 듯 MS에 등을 돌린다면 모를까, 컴퓨팅 생태계에 있어서 MS를 삼킬 수 있는 먹이 사슬은 아직 없으니까요. ^^

  4.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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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우분투나 기타 리눅스 업체에서 모바일 전용 OS를 출시한다던데, 빨리 출시된다면 MS가 고전을 면치 몰할지도 모르겠네요 ‘ㅅ’

    전에도 오리가미 인증받은 제품이라고 해서 그리 편해보이지도 않고 쓸때없는 어플들(특히 그 가상키보드는 정말…) 때문에 욕만 먹었던데

    과연 MS가 비스타에 이은 악재(?)를 또 겪을지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는 MS가 악재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그래야 가격이 떨어지니까요!)

    • 2008년 1월 9일
      Reply

      사실 우분투냐 아니냐는 그리 중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시마시마님의 댓글을 요약하자면 쓰기 편한 모바일 운영체제이냐가 포인트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운영체제를 만드는 건 MS나 리눅스 진영이나 마찬가지 고민이겠지요.
      참고로 비스타는 악재를 겪는 것보다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성장통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

  5.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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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 WIndows도 core는 정말 작다고 들었습니다. 화려한 UI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언제쯤 알게 될지요.
    그런데도 화려한 UI의 MID가 땡기는 것은 왜일까요?? ㅎㅎ

    • 2008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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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해서 나쁠 건 없지요. 쓰기에 편하고 눈이 즐겁고 빠르기만 하다면야… ^^

  6. 이번 CES 2008에서 내가 관심이 많이 가는 것은 인텔이 발표한 MID(2007/09/21 – 인텔의 2009년 MID 플랫폼 무어스타운에서 배워야 할 점은) 플랫폼이 적용된 제품들이었다. MID(Mobile Internet Devices)는 인..

  7. 2008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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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저도 당초 오리가미 2.0을 그런 목적으로 내세울 때는 이전과는 달리 일종의 전용판 OS 정도로 예상했습니다만, 결과물은 단지 강화된 오리가미 더군요. 윈도 비스타 UMPC 에디션 같은 거라도 나와야 될 거 같은데, MS는 일단 하드웨어 성능 향상에만 모든 걸 기대하는 모양입니다. 뭐 아톰이 나오면 비스타도 그럭저럭 탈 없이 쓸 정도는 될 거 같긴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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