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게 홈 서버를 고민하다

지금은 회사 자체가 없어졌지만, 맥스터라는 회사에서 기가 막힌 네트워크 백업 장치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맥스터 쉐어 스토리지 플러스라는 제품이었지요. 지금은 집에 있는 공유기에 물려서 쓰는 넷하드를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서버를 제외하고 외장형 하드디스크를 네트워크 하드디스크로 쓸 수 있는 제품이 거의 없던 때라 꽤 돋보이는 제품 중 하나였습니다.(홈네트워크에서 자료 공유하는 맥스터 쉐어 스토리지 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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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터 쉐어 스토리지 플러스
이 제품은 단순히 네트워크 하드디스크로만 작동한 게 아닙니다. PC의 데이터를 버튼 한번으로 원격 백업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디지털 장치에서 데이터를 끌어다 쓸 수 있는 공유 기능까지도 갖추고 있었습니다. 지금의 넷하드가 갖고 있는 기능을 몇 년 전에 모두 구현을 했던 것이지요. 덕분에 당시부터 집안에 있는 모든 디지털 장치에서 이 네트워크 하드디스크에 있는 자료를 쉽게 꺼내서 쓸 수 있어 편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발생했습니다. 간단하면서 중대한 문제였죠. 바로 하드디스크가 날아가버린 것입니다. 이 장치가 백업을 겸해 공유 장치로 쓰다보니 언제나 켜진 상태로 뒀는데, 몇 년 가지 않아 모든 데이터가 사라지고 만 것이죠. 하드디스크가 망가지는 것은 그렇다쳐도 500GB의 데이터가 순식간에 증발하고 난 뒤에는 한동안 할말을 잃었습니다.(개같은 디지털 시대의 백업)


그 뒤로 한동안 비슷한 류의 저장 장치를 서버로 쓰지 않고 거의 모든 데이터를 그냥 PC에 두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데이터를 여러 장치에서 소비하는 데 주춤거리더군요. 한마디로 외장형 하드디스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 것입니다. 결국 쉐어스토리지플러스 같은 방식의 외장형 백업 장치를 다시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음에도 말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특히 요즘처럼 집 뿐만 아니라 바깥에서도 데이터를 가져올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이 잘 구축된 상황에서 그 고민은 더 깊습니다. 집에도 PC 뿐만 아니라 디지털 TV와 콘솔 게임기 등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끌어다 쓰는 디지털 장치가 더 늘었고, 노트북과 더불어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같은 모바일 장치를 통해서 접근을 할 수 있게 되니 절대로 작동을 멈추지 않고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하나쯤 둬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더군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전보다는 좀더 안전한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저런 제품을 찾아보다가 집에 서버를 두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서버라는 게 대부분 웹 서비스를 하는 곳이나 기업 전산실에나 두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요즘은 소규모 사무실이나 개인 공간에 둘 수 있는 작은 크기의 마이크로서버를 HP 같은 서버 업체에서 내놓고 있습니다. 아주 강력한 처리 성능은 아니어도 서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에 따라 데이터를 보관하고 공급하는 모든 기능은 다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려할만한 대상이지요. 더구나 값에 대한 부담마저 덜어낸 제품도 슬슬 나타나고 있어 더욱 갈등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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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ProLiant MicroServer
서버의 좋은 점은 안정성입니다. 시스템이 거의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점이 좋고, 서버에 연결된 여러 장치도 공유해 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하드디스크의 문제 발생에 따른 대처를 할 수도 있는 점도 돋보입니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다루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줄만하지요. 또한 하드디스크만 바꾸면 저장 공간을 늘릴 수 있으므로 확장도 쉽습니다.


서버의 좋은 점을 알고 있어도 사실 개인이 서버를 두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거의 모든 설정을 이용자가 직접 해야하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니까요. PC를 다루는 것보다는 더 많은 지식이 필요하지만 쓰는 이들이 별로 없다보니 주변에서 쉽게 정보를 얻기도 어렵습니다.


이처럼 걸림돌도 만만치 않지만, 데이터를 생각하면 가정용 서버의 매력은 쉽게 떨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한번 데이터를 날릴 때마다 후회했던 지난 날을 생각하면, 또한 앞으로 더 많은 디지털 장치를 쓰게 될 것을 감안하면 어렵더라도 가정용 서버를 구축하는 것도 괜찮아 보이더군요. 물론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가정용 서버를 만들어도 즐거움을 얻을 수는 없을 겁니다. 원래 즐거움을 주는 장치는 아니니까요. 다만 데이터로 빚어지는 여러 마음 고생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서 위안을 얻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순간에 데이터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고 내 데이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그래서 진지하게 홈서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덧붙임 #

* 북 해안포 공격으로 전사한 연평도 포격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더 이상 나라를 지키는 젊은이들이,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이 다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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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34 Comments

  1. 2010년 11월 23일
    Reply

    아…. 저도 포트폴리오 날렸던 적이 있어서 공감이 가네요. 하드디스크 따위가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 날리면 피눈물 쏟죠 정말. 명작 야구동영상들도 아깝고…. 따로 하드에 백업 해 두는데 서버도 좋은 방법이군요. 라면서도 가격 찾아 보고 찔끔…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저도 가격보고 뜨끔… 했지만 그래도 시도해보는 중입니다. ^^

  2. 2010년 11월 24일
    Reply

    NAS를 알아보시는게 더 좋지 않을까 합니다. 2-Bay 정도면 개인이 쓰기에 적당해보입니다

    • 2010년 11월 24일
      Reply

      저기 NAS쓰다가 날렸었다고 써있는데….

    • 2010년 11월 24일
      Reply

      아..NAS란 말을 좀 다른 의미로 쓴거같군요. 더 부연을 하자면

      2-BAY 이상되는 NAS(예를 들어, 시놀로지사의 DS_210j) 정도 모델이면, 레이드방식으로 연결 가능하므로, 데이터 보전의 안정성이 훨씬 더 높으리라 생각되서 추천드린겁니다.

      제 개인적인 기준으론 2-Bay는 되어야 NAS라고 생각하지, 1-bay는 그냥 외장하드라고 생각하여서, NAS라는 용어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1bay든 2bay든 일단 네트워크에 붙는 이상 NAS라고 하는 게 맞겠지요. 다만 요즘 2-4bay nas도 나오고 raid 구성도 가능한 놈들도 있는데, 문제는 이 녀석들 가격을 한번 보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좀 귀찮더라도 좀더 싼 방법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

  3. 2010년 11월 24일
    Reply

    회사 부장님도 홈서버를 사셨던데
    왠지 부럽더군요. 잘보고갑니다^^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헉… 부장님이 홈서버를.. 대단하신데요? ^^

  4. 2010년 11월 24일
    Reply

    맥스터 오랜만에 들어보네요^^
    업체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서버가 있지만 개인당 할당되는 용량이 적어서;;;
    그런일을 겪으시고 서버를 사버릴까하시는 심정 이해가 갑니다;;;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네, 업체에서 제공하는 건 너무 적고 느린 감도 없잖아 있어서요. 지금 시도 중인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흠..

  5. 2010년 11월 24일
    Reply

    홈서버 하나 구입하고 싶게 만드는 포스팅이군요!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하나 구입하세요~ ㅋㅋㅋ

  6. 2010년 11월 24일
    Reply

    아 이게 앞으로 충분히 가정집서 활용성이 있겠어요… 일단 티뷔랑 게임기부터 구하고요 ㅋㅋ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그란5 하려면 PS3부터 사야겠군요. ㅋㅋㅋ

  7. 2010년 11월 24일
    Reply

    오 칫솔님 핸드폰으로 들어오니 홈피가 완전 뽀대나게 보여요. 오. 멋짐. 오. 반했음. 근데 추천버튼이 안보여요. 음. 아쉬움서버 보고 쓸데 없는 말만 적고 가는 용군. ㅋㅋㅋㅋ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아.. 아이폰으로 들어오면 추천 버튼 안보여요. ㅜ.ㅜ

  8. 2010년 11월 25일
    Reply

    제 생각에도 2 bay NAS 사시는게 나을 듯 싶어요~RAID1이 1:1 복사였나… 기억은 가물가물 하지만.. RAID지원되는 NAS 사용하시면 가격, 설치, 전기세 등 여러 이점이 있어 보이네여~

    • 칫솔
      2010년 11월 26일
      Reply

      네. 래이드 1이 미러링이지요. 서버도 전기세는 그리 많이 먹는 편은 아닙니다~ ^^

  9. 2010년 11월 26일
    Reply

    저도 한때는 홈서버를 고민하다 NAS를 선택했네요^^;;
    근데 버팔로걸 사서 그런지..-_- 한국어 지원이 안되거나 깨질때는 정말 불편하더라구요;;
    그리고 밖에서 접속하려면 100만년이 걸린다는-_-;;;

    • 칫솔
      2010년 11월 28일
      Reply

      버팔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제품이긴 하죠. ^^

  10. 믹스펀치
    2010년 11월 28일
    Reply

    흠. 구지 홈 서버 완 제품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서버는 서버, 데스크탑은 데스크탑, 이런 생각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 포스팅 읽고 개인용/가족용 이라면 High end급 워크스테이션 PC에 서버 OS 구축하여 홈 서버 꾸미는것과, 완제품 홈 서버를 이용하여 서버를 꾸미는것과 안정성의 차이가 얼마나 날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네요.

    • 칫솔
      2010년 11월 28일
      Reply

      서버만의 기능이 있지요. 저전력에 저소음, 장시간 켜도 다운되지 않는 안정성 같은… ^^

  11. 2010년 11월 28일
    Reply

    raid 구성 가능한 가정용 NAS 요즘 한 30만원 미만이던데.. 그런건 별로이신가요 ? 저도 자금사정만 괜찮으면 미러링 가능한 raid NAS를 구매할 예정입니다. hdd 2개가 동시에 나갈일은 아무래도 적지요.

    • 칫솔
      2010년 11월 28일
      Reply

      30만 원 미만대의 래이드 구성이 되는 건 흔하지 않을텐데요. 저도 찾아봐야겠네요.

    • 칫솔
      2010년 11월 30일
      Reply

      그렇군요. 미러링만 충실하게 해준다면 꽤 괜찮은 제품일 것 같습니다. 나중에 이야기 들려주세요. ^^

  12. 2010년 11월 28일
    Reply

    음.. 삼성에 인수된게 코너였나요?

    아무튼, 개인적인 욕심으로야 슈퍼컴퓨터라도 가지고 싶지만
    돈 그리고 전기세가 문제죠 ㅋㅋㅋ (그냥 줄여서 효용성의 문제)

    요즘에 RAID 카드와 SATA 하드를 사고 싶은데 어우.. 돈이 와장창 깨지는 소리가 나니 겁나서 못사겠어요 ㅠ.ㅠ


    덧. 요즘에 SLI 구성하고나니 RAID 와 쿼드모니터가 끌리는 중인데 총알이 부족해서 괴로워요 ㅠ.ㅠ
    사고나서는 전기세의 압박에 켜보지도 못할것 같아 더 괴로워요 ㅠ.ㅠ

    • 칫솔
      2010년 11월 28일
      Reply

      헉.. 저는 SLI 포기하고 서버를 고민하고 있구만요. ㅜ.ㅜ

  13. Songdar
    2010년 11월 29일
    Reply

    개인적으로 물리적인 서버를 구성하기에는 비용적 문제가 걸리지요. 곧 일반인들도 사용 가능한 public cloud 서비스의 시대가 올것입니다. 상당히 유용할 듯 합니다.

    • 칫솔
      2010년 11월 30일
      Reply

      맞습니다. 비용도 문제도 그 설치 과정도 문제지요. 개인 클라우드 시대의 도래에 대해선 저도 동감입니다. ^^

  14. 믹스펀치
    2010년 11월 29일
    Reply

    데스크탑에 비해 서버의 장점은 칫솔님 말씀대로 안정성이 있겠네요, 안정적인 전원부로 power noise와 같이 각종 device에 오동작 할 수 있는 요소를 줄였다는점. 서버용 메모리를 사용하여 어느정도의memory fail은 correcting하여 시스템이 뻗게 하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저전력과 저소음은 모르겠네요.. power solution과 cooling solution에 달려있다고 보면.. 서버용 제품들은 일단 큰 전력을 지원하고 저소음보다 cooling성능을 내세우는것들이 많지 않은가 싶네요 ‘ ㅡ’

    이상은 일반 서버에 대한 경우고 HP ProLiant MicroServer는 메리트가 있어 보이네요, 일반 서버에 없는 저전력, 저소음까지 가져왔으니… 성능면에서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지 궁금해지네요(단순히 ECC 메모리를 지원하는 미니PC수준이라면?)

    • 칫솔
      2010년 11월 30일
      Reply

      사실 성능이야 큰 기대를 하기 어렵지요. 원래 성능을 기대하긴 어려운 시스템이니까요. HP ProLiant MicroServer도 사실상 성능은 넷북보다 조금 좋은 정도라고 보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나마 서버에 들어간 방열팬이 거의 없어서 소음이 적고, TDP가 15W로 매우 낮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지금 세팅 중인데, 문제는 OS라서 참 쉽지 않네요.

  15. 이자르
    2010년 11월 29일
    Reply

    아톰cpu를 사용해서 미니pc를 구성하고 os를 윈도서버2008이나 free NAS를 설치하시는것도

    괜찬다고 생각합니다

    • 칫솔
      2010년 11월 30일
      Reply

      그러는 것도 방법일텐데, 이미 다른 시스템을 선택했습니다. free NAS는 찾아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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