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한 앱 관리 방법을 걷어내야 할 크롬OS

요즘 크롬박스를 쓰면서 윈도와 다른 크롬OS에 적응하려 노력하고 있다. 크롬 OS의 버전이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좀더 개선된 인터페이스를 반영했는데, 얼핏 보면 그것이 윈도를 닮았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다. 하지만 실제 크롬박스를 통해 크롬 OS를 경험해보면 마우스로 조작하기 편하게 설계된 인터페이스와 배경 화면 구성 같은 몇몇 요소 때문에 윈도와 비슷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마우스 클릭을 빼면 윈도와 비슷한 사용성이라고 볼 수 없다.


크롬OS와 창 모드
크롬OS에서 실행가능한 앱을 구할 수 있는 웹스토어
크롬OS는 처음보다 쓰면 쓸수록 적응하기 어려운 데 이는 마우스 질의 아니라 응용 프로그램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응용 프로그램이라고 하는 것 자체의 문제와 작업 전환에 관한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고 점점 복잡해지고 있는 게 문제다.


크롬 OS에 설치되는 대부분의 앱은 운영체제와 처리장치에 최적화한 응용 프로그램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 드물다. 크롬 웹스토어에 등록된 상당수의 앱은 웹사이트의 주소를 브라우저에서 열 수 있도록 링크 정보를 넣어 둔 것에 불과하다. 물론 이 가운데 W3C 표준의 HTML5로 만든 게임이나 클라우드 서비스 같은 웹앱도 있지만, 꼭 표준을 따르지 않더라도 브라우저 기반의 크롬 OS에서 불러오는 데 문제는 없다.


크롬OS와 창 모드
대부분은 이렇게 브라우저 모드로 작동된다.
웹 링크가 있는 앱이든 크롬 전용 앱을 크롬OS에서 열 때 기본적으로 브라우저 모드로 띄운다. 이것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여러 탭을 열고 각 탭에서 각기 다른 웹사이트를 여는 것과 같은 것이다. 브라우저 모드로 띄우더라도  게임도 되고 다양한 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것은 크롬 OS의 초기부터 일관되게 유지해 온 사용성이다.


그런데 크롬에서 앱의 실행은 큰 문제가 없는 듯 보이지만 브라우저 하나만 띄우고 그 안에 여러 앱이나 사이트를 열어서 작업해보면 왠지 모를 답답함을 느낀다. 창마다 단일 앱 실행했던 이전의 경험이 너무 짙게 배인 상태에서 느껴지는 이질감이 너무 강하게 느껴질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여러 탭이 한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다루어 보면 역시 응용 프로그램 개념은 거의 들지 않는다. 탭을 하나 분리하면 그 앱만 따로 관리할 수는 있지만, 어차피 떨어져 나온 것 역시 브라우저이므로 이전과 차별화된 느낌을 주는 것도 아니다. 또한 브라우저를 닫기만 해도 전체 앱이 모두 종료되는 이 웃지못할 상황을 겪어 보면 창 모드가 절실하게 느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브라우저가 아닌 창모드로 실행한 트윗덱과 스카이 드라이드. 둘다 독립된 앱처럼 보인다.
흥미롭게도 크롬OS는 이러한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창 모드가 있다. 탭을 분리하는 창모드가 아니라 처음부터 단일 창 모드로 실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단지 이용자가 이것을 창 모드로 띄울 것인지 일일이 지정해야 한다는 게 문제지만, 필요하면 창 모드로 수행할 수 있도록 앱의 옵션을 변경할 수 있다. 창 모드는 브라우저 모드와 달리 내비게이션 버튼과 주소창, 각종 옵션과 크롬 위젯 같은 것이 없다. 웹사이트 또는 프로그램에 맞춰 창 크기를 조절하기 쉽고, 창의 위치 정보도 저장된다. 이 창만 닫으면 해당 프로그램만 닫히도록 되어 있고, 브라우저의 자질구레한 요소를 모두 빼고 보니 이제야 프로그램 답게 보인다는 점이 무척 고무적이다.


크롬OS와 창 모드
왼쪽이 응용 프로그램 아이콘이고 사각형 안의 아이콘이 실행아이콘이다. 이렇게 구분하는 걸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창 모드로 바꾼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앱을 창 모드로 띄우고 작업할 때 창 전환이 답답하고, 내비게이션 버튼(이전 기능으로 돌아 가거나 이후 실행했던 기능으로 넘어가는 버튼)이 없기 때문에 이전 작업으로 돌아가는 게 조금 버겁다. 대부분은 메뉴 링크를 누르는 것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검색을 거쳐 컨텐츠를 본 뒤 다시 이전 검색 페이지의 결과를 보려면 창 모드에서는 키보드의 백스페이스 이외에 돌아갈 버튼이 없다. 웹 링크를 가진 앱들은 기본적으로 브라우저의 내비게이션 버튼을 이용하도록 되어 있지만, 창모드에서 이 버튼을 없애면 유투브 같은 사이트는 키보드없이 조작하기 어렵다.


창 모드로 열면 하단부에 새로운 아이콘이 등장한다. 이 아이콘을 눌러야만 열었던 창을 잠시 숨길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기본 아이콘을 두고 창을 열었을 때 아이콘이 또 뜬다는 점이다. 이는 창 모드에서 실행된 앱, 또는 서비스로 바로 옮겨가도록 만든 것으로 키보드의 shift+숫자 키를 누르면 실행된 순서대로 창을 열 수 있다. 처음에는 그 의도를 이해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무엇보다 새로 실행되는 모든 프로그램의 아이콘이 작업 표시줄에 나열되는 게 정신 없고 흰색 배경에 앱 아이콘을 작게 넣은 실행 아이콘도 매우 생뚱맞아서 보기 싫은 요소다.(브라우저 모드는 탭이 있어 이렇게 여러개를 띄우지 않고 웹사이트의 파비콘만 표시한다)


크롬OS와 창 모드
왼쪽은 브라우즈, 오른쪽은 창 모드로 유투브를 띄운 것이다. 같은 화면이지만 주소 창과 내비 버튼에 따라 느낌이 확 다르다.
브라우저 모드는 응용 프로그램을 다루는 느낌이 들지 않고, 창모드는 쓰기 불편한 것이 지금의 크롬OS가 가진 문제다. 한마디로 앱의 개념과 다루는 방법을 명쾌하게 정의하지 않은 채 브라우저와 창 모드를 섞어 놓다보니 두 모드 중 어느 것을 써도 모두 불편한 것이다. 이런 불편이 언제쯤 해소될지는 모르지만, 사실 이 불편이 해소될 때쯤이면 크롬OS가 정말 윈도를 닮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하다. 앱의 실행과 관리에 대한 방법과 UI를 독자적인 것으로 새롭게 만들 수는 없을까? 내비게이션이 있는 창 모드를 뼈대로 삼아 좀더 창의적인 작업 관리자 도구 필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크롬 OS가 그런 대중적인 바람을 반영할 것인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덧붙임 #


1. 앞서 크롬박스가 즐거워졌다는 것과 반대의 이야기다. 이번에는 쓰면 쓸수록 불편한 크롬 OS에 대한 비판이지만, 그래도 나아지리라 믿는다. 언제가 될지는 몰라도.


2. 안드로이드나 구글TV는 SMB를 통해 윈도 네트워크에 접속 가능하지만 크롬OS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서로 다른 팀이 만들고 있더라도 네트워크 연결에 관한 기본적인 원칙 정도는 공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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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2 Comments

  1. 2012년 9월 4일
    Reply

    크롬OS의 경우는 제대로 된 사용성을 확보하기 전에 프로젝트 자체가 죽느냐 아니냐… 가 문제일 것 같습니다. 시작은 에이서-삼성이었고 2세대에선 삼성만 남았는데 3세대에선 과연…

    무엇보다 시작 때는 넥서스7과 같은 전략으로 나갔어야 한다고 보는데 말이죠. 당시에 199달러 넷북으로 때렸으면 지금보단 상황이 훨씬 낫지 않았을까… 이제와선 그리 해도 어려울 거라고 보지만.

    • 칫솔
      2012년 9월 5일
      Reply

      크롬OS가 미국이나 영국의 교육쪽 B2B 시장에서 나름 제품들이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구글은 윈도를 대체할 운영체제의 욕심이 전혀 없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적당한 선에서 개선해 나갈 것 같고요. 다만 넥서스7처럼 199달러에 내놓고 싶었다 해도 큰 화면이나 키보드 등 늘어나는 부품과 비용의 증가는 물론 에이수스 같은 제조사를 통해서 199달러에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겠지요. 실패를 무릎쓰고라도 구글이 디자인하고 부품을 대량 구매해 폭스콘 같은 값싼 제조 시설을 통한다면 그래도 유통비용 합쳐서 200달러 후반대에서 판매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는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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